
지웅배
천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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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웅배의 우주먼지 다이어리 중첩의 시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라는 단어 자체에는 단 하나뿐인 세계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유일한 세계, 독보적인 공간이라는 뜻에서 비롯된 명칭이다. 그러나 천문학의 역사 속에서 우리는 그 어떤 것도 유일하지 않다는 교훈을 얻었다. 지구는 무수히 많은 행성들 중 하나일 뿐이며, 태양 또한 수없이 많은 별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우리은하 역시 끝없이 펼쳐진 우주 속 은하들 중 하나일 뿐이다.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믿었던 인류의 자만심은 이처럼 반복적으로 무너져 내렸다. 이러한 경험은 결국 “우주조차도 유일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상상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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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웅배의 우주먼지 다이어리 슬픔을 강요한다는 이들에게 1986년 1월28일, 챌린저 우주왕복선이 발사대를 떠난 지 73초 만에 공중에서 폭발했다. 이 사고로 승무원 7명이 목숨을 잃었다. 생명의 무거움은 차이가 없지만, 특히 함께 타고 있던 민간인 교사 크리스타 매콜리프의 죽음은 전 세계적으로 더 큰 충격을 주었다. 그녀는 우주 탐사에 최초로 참여한 민간인으로 상징적인 인물이었다. 우주정거장에서 학생들에게 원격으로 수업도 진행할 예정이었다. 모두를 위한 우주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했던 그녀의 꿈은 비극적인 참사로 끝나고 말았다. 앞서 아폴로 달착륙 미션 성공 이후, 미국 정부와 대중은 항공우주국(NASA)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NASA는 이전에 비해 크게 부족해진 예산으로 고민했다. 다시 정치권과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퍼포먼스가 필요했다. NASA는 더 빠르게, 더 싸게, 더 효율적으로 우주 프로그램을 밀어붙였다. 협력업체를 선정하고, 설계를 하는 과정에서도 안전성보다 비용이 더 우선시되었다. 거쳐야 할 안전 프로토콜은 간소화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결국 참사의 씨앗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