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혜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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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안철수의 길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8·27 전당대회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당내는 안 전 대표의 출마·불출마 논쟁으로 들끓고 있다. 대선에서 패한, 그것도 3등 후보가 최소한의 성찰도 없이 조기 등판하는 건 옳지 않다는 게 불출마론 요체다. 반면 벼랑 끝으로 내몰린 상황에 창업주가 결자해지하는 게 책임 있는 태도라는 주장은 출마론의 핵심이다. 어느 쪽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벌거벗은 권력정치’를 보는 느낌이다. 명분의 옷을 입지 않은 채 오직 권력의 논리로만 움직이는…. ‘안철수 등판’ 논란은 호남 (결별), 더불어민주당 (연대), 제3지대 (위상), 중도보수 (통합) 등이 얽히고설킨 문제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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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강기훈, 영초언니 새 세상을 꿈꿨던 사람들의 잊혀졌던 서사가 쏟아지고 있다. 1970~1980년대 강렬했던 혁명의 기억이다. 하나같이 아픈 기억으로 돌아왔다. 1991년 그해 봄은 잔인했다. 4월26일 강경대, 29일 박승희, 5월1일 김영균, 3일 천세용…. 막바지에 다다른 노태우 정권은 수많은 청춘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씨는 5월8일 공안통치에 항거하며 서강대 본관 5층 옥상에서 분신했다. 정권은 김씨의 유서 2장을 위기돌파용 카드로 삼았다. 검찰이 김씨의 전민련 동료 강기훈씨를 유서대필자로 지목해 기소한 것이다. 지난 7일 법원은 유서대필 조작사건 희생자 강기훈씨에게 국가의 민사 보상 책임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재심 무죄 판결 2년, 사건 발생 26년 만이다. 하지만 국가와 문서감정인의 손해배상 책임만 인정했을 뿐 위법수사를 지휘했던 검사들 책임은 묻지 않았다. 시효 종결이 이유였다. 강씨는 짐작이나 했을까. 고작 6억원 보상에 26년이란 긴 시간이 필요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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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강경화가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인준 논란을 보며 프랑스 대혁명 당시 처형됐던 올랭프 드 구주가 떠올랐다. 페미니스트이자 인권운동가였던 구주는 자유와 평등이라는 혁명 정신이 여성을 소외시켰다며 인권선언문을 다시 썼다. ‘여성의 인권과 시민권 선언문’이다. 하지만 절대왕정은 구주를 ‘성별에 적합한 덕성을 잃은 사람’으로 단죄하고 1793년 단두대에 세웠다. 구주는 선언문 10조에서 “여성은 교수대에 설 권리를 가졌다. 마찬가지로 여성은 법이 규정한 공공질서를 어지럽히지 않는 한 연단에 오를 권리도 가져야 한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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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접경지대 곧 19대 대선이다. 접경지대에 선 기분이다. 권력과 역사의 긴장이 교차하는 곳, 과거와 미래가 교차하는 곳쯤이겠다. 우리는 5월9일 이후 어두운 경계선을 지날 수 있을까. 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73)는 최근 <불타는 얼음>을 출간했다. 형벌과도 같은 그리움으로 보낸 지난 세월의 자서전이자, 반세기 동안 남북의 경계인으로 살았던 회고록이다. “식민지, 한국전쟁, 독재를 겪은 뒤 서독 유학을 택했다. 첫 경계선이었다. 그걸 넘으니 제국주의와 반제 민족해방투쟁 사이의 첨예한 경계선을 만났다. 또 넘어섰다. 그리고 2017년 대선….” 송 교수는 2003년 가을 37년 만에 조국 땅을 처음 밟았던 때보다 긴장한 목소리였다. 이번 대선 의미를 말하면서 1987년의 아픔을 반복했다. 그는 “유력 후보들이 표심에만 몰두하고 있다. 87년 대선의 양김처럼 갈등만 커지면 정권을 교체해도 소용없다. 어려운 시대를 함께 헤쳐가는 상생의 철학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2003년 귀국 당시 노무현 정부가 보수의 포위망에 갇혀 있던 걸 경험했던 그다. “보수가 약화됐다지만 대선 이후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반격할 게 분명하다. 정치적 실력이나 도덕적 수준에서 진보를 추동하는 힘이 절대적으로 월등해야 한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박정희 패러다임 붕괴로 보면 안된다고 한 까닭이다. 아직도 텅 빈 대합실에 홀로 있을 때가 많다고 한 그는 “정상적인 사회를 위해 많은 고통을 치렀다. 이번 대선을 계기로 뒷걸음질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접경지대 밖에서 50년을 서성여야 했던 그가 경계인으로 맞는 마지막 대선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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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마스터 “트럼프, 북핵 대응 모든 선택지 준비 지시” 미·중 정상회담 이후 미국 정부의 대북 압박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허버트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휴일인 9일(현지시간) 잇따라 언론 인터뷰를 갖고 대북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맥마스터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은 도발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핵능력을 가진 불량정권(rogue regime)”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용납할 수 없고 한반도를 반드시 비핵화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모든 선택지를 준비해달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틸러슨은 CBS 인터뷰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북한의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가에 관한 인식을 공유했다”면서 “시 주석도 상황이 격렬해졌고 조치가 필요한 정도의 위협에 이르렀음을 이해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
기자칼럼 호남선의 봄 광주는 대한민국 도시 중 지역 단위에 가치가 부여된 유일한 곳이다. 1980년 군부독재의 봄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에 이른 2017년 봄까지 광주가 지불한 비용은 적지 않았다. 5·18 광주항쟁 자체가 박정희 패러다임에 가장 오래, 가장 질기게, 가장 직접적으로 맞선 투쟁이었다. 한 50대 광주시민은 박 전 대통령 파면 이후 “호남은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평화(촛불)로 계엄령(태극기)을 덮었고, 국가전복세력으로 매도됐던 ‘국민’에서 박정희·박근혜 시대라는 반동을 물리친 ‘시민’으로 태어났다는 의미일 테다. 지금 광주는 ‘시민의 기억이 지역을 만든다’는 운동을 벌이며 국가주의에 짓눌려 평생을 ‘을’로 살아온 회한을 벗어나는 중이다. 계엄군 총탄에 스러진 시민군에 피를 나눠줬던 적십자병원 앞 행렬을 잊지 말자며, ‘5·18 헌혈의 날’을 제정하자고 외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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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안희정 현상 지난 칼럼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2등 경쟁’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한 달이 흘렀다. 하지만 지금 시간과 순위를 따지는 게 무의미할 정도다. 2017년 대선 정국이 안희정으로 요동치고 있다. ‘공적 됨됨이.’ 십수년간 지켜본 정치인 안희정에 대한 주관적 평가다. 1990년 3당 합당 후 이념도 정치도 헌 옷처럼 느껴져 여의도(이철 의원 비서관)를 나설 때, 1993년 친구 이광재와 서울 연신내 허름한 술집에서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를 도원결의 할 때, 2002년 노무현 정부 출범 후 홀로 멍에를 짊어졌을 때도 안희정은 조직과 대의명분이 우선이었다. 2007년 대선 패배, 2008년 총선 공천 배제 땐 ‘폐족’이란 말로 친노를 일으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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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대선 잠룡 중 뜨고 진 이들은 누구? 경향신문은 2년 전 2015년 경향신문·한국리서치 신년 여론조사 결과를 참조해 대선 주자별 ‘강점·약점·기회·위협(S·W·O·T)’ 요인을 짚어습니다. 당시 대선 주자들은 누구였을까요? 누군가는 사라지고, 누군가는 등장했습니다. 지지율 등락 폭도 큽니다. 2015년 1월10일자 을 소개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2015년은 집권 3년차를 시작하는 ‘반환점’이다. 차기 대권을 꿈꾸는 잠룡(潛龍)들에게는 ‘출발점’이다. 201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내년 4월 총선은 잠룡들에게는 ‘전초전’ 무대다. 올해는 ‘링’에 오르기 전 마지막 기회다. 기초 체력을 얼마나 다지고 시합 준비를 했느냐에 따라 승부가 결정될 수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 정치 컨설턴트들의 도움을 얻어 대선주자별 ‘강점·약점·기회·위협(S·W·O·T)’ 요인을 짚어봤다. 지지율은 경향신문·한국리서치 신년 여론조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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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이재명 안희정 매주 토요일 광화문 촛불집회는 거대한 민주주의 야시장이다. 지난 석 달 동안 야시장 풍경은 분명 달라졌다. 탄핵이라는 절대 목표가 있던 때는 절박하게 뭉쳤다. 지금은 저마다 마음속 광장에서 다양한 담론의 분화가 일어나는 중이다. 마치 묵은 낙엽 위에 또 낙엽이 쌓여 숲은 잊혀져가지만 어느새 수많은 나무가 자라고 있는 것처럼. 광화문 한 사케집은 붐볐다. 우리 일행은 작은 테이블을 앞에 두고 파전과 어묵탕을 주문했다. 750㎖ 사케 반병은 차게, 또 반병은 따뜻하게 데웠다. 어묵탕 국물이 말갛게 끓어오를 때쯤 우린 광장 숲더미에서 골라온 나무를 꺼내보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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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박정희 신화, 노무현 신화 “우야노, 다 탔다. 내 말이가, 내 있제, 수면제 없인 못 잔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20년 동안 옷 도매상을 했던 친구는 한 달 전 화재 사고로 모든 것을 잃었다. 연말 대목 물건도, 큰놈 대학 보낸 뿌듯함도 모조리 다 타버렸다. 울먹이는 목소리 틈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잿빛 바람이 지나간다. 기억이 역사를 만든다고 하지만 세상을 전쟁처럼 사는 사람들에겐 꼭 그렇지도 않다. 망각이 없다면 새 출발은 엄두도 못낼 일이다. 서문시장은 재로 남았지만 서문시장을 지켜왔던 의지가 친구의 다음 인생을 끌고 가야 하듯이. 잊고 살다보면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선 반드시 다른 삶이 자라게 된다. 역사도 그렇지 않나. 해방 전후 ‘한국의 모스크바’였던 대구와 영남은 현대사에서 지워졌다. 그러나 망각 뒤편에서 항쟁의 유전자는 조용히 이어졌다. 지난 총선, 야권이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에서 일군 성과를 지역주의 붕괴라고만 평가할 수 없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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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박근혜와의 결별 2004년 봄 촛불은 약자였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탄핵을 저지하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에게 “놔둬라. 탄핵도 헌법적 과정”이라고 했다. 결국 촛불은 ‘노무현’을 지켜냈지만 여전히 한나라당 위세는 강했고 겨우 살려낸 대통령은 기득권 세력의 지속적인 모욕을 받았다. 그때 촛불은 ‘노무현’을 탄핵에서 살려놓기만 하고 꺼졌다. 2016년 촛불은 제왕적 대통령을 벼랑 끝으로 내몰 만큼 강해졌다. 색깔론도, 계층도, 세대도 가뿐하게 넘어섰다. 뿐만 아니다. 권위, 성장, 냉전으로 압축된 박정희 패러다임도 쓸어버릴 기세다.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국회를 제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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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사법부 길들이기’…법원·변호사회 관여 정황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77)이 2014년 사법부 길들이기를 지시한 내용이 포함된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망록 내용을 TV조선이 10일 보도했다. 비망록에는 ‘정윤회씨 국정개입 파문’ 당시 비선조직 ‘만만회’ 의혹을 제기했던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현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고발과 문화예술계 강경 대응을 지시한 내용 등도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