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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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미국의 패권이 불러온 도덕적 파산 역사는 결코 똑같은 모습으로 반복되지 않지만, 인간의 오만과 권력의 과시욕이 빚어내는 파멸의 궤적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2003년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침공과 2026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전쟁은 23년이라는 시차를 두고 ‘제국의 황혼’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서사를 완성해가고 있다. 2003년이 ‘네오콘’이라 불리는 미 보수 정파의 지적 파산을 알린 서막이었다면, 2026년은 미국이 지탱해온 국제적 정당성과 도덕적 권위가 완전히 소멸한 종말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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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이란 전쟁에 투입된 대량살상 수학무기 팔란티어의 CEO 앨릭스 카프가 쓴 책 <기술공화국 선언>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원자력 시대는 끝났다. 지금은 소프트웨어의 시대다.” 선언적 울림이 강한 이 문장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핵무기보다 더 강한 억지력은 이제 인공지능(AI) 역량이라는 것, 그리고 미국이 그 역량을 가장 먼저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것이 카프의 비전이다. 마치 1945년 맨해튼 프로젝트가 핵 시대의 문을 열었듯이, 카프는 미국의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새로운 억지력을 ‘신맨해튼 프로젝트’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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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언제까지 방기의 공포에 떨 것인가 케임브리지대학의 헬렌 톰슨 교수가 갈파했듯, 오늘날의 세계는 단순한 정치적 갈등을 넘어 에너지와 화폐(금융), 민주정치가 꼬여 만들어낸 구조적 균열 속에 놓여 있다. 과거의 ‘규칙 기반 질서’가 침몰한 자리에는, 강대국이 자신의 의도를 감춘 채 동맹의 양보를 쥐어짜는 ‘모호성 기반 질서’가 들어섰다. 특히 2026년 현재 미국은 한국과 같은 핵심 동맹국을 향해 기분 내키는 대로 금융, 전략, 통상, 기술, 안보 등 전방위적인 압박을 구사하고 있다. 이는 동맹에 극도의 혼란과 불안을 강요하며 흔들어 굴복하게 만드는 일종의 가스라이팅 전략이다. 미국이 구사하는 모호성 전략의 가장 무서운 지점은 그것이 한국 사회 엘리트들의 심리적 저항성을 뿌리부터 무너뜨린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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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압도적 계몽형 판결을 기다리며 12·3 비상계엄 사태가 일어나고 13개월이 지나서야 이 재판의 결심공판이 끝났다. 특검은 윤석열에게 사형을 구형했고, 중요 가담자들에 대해서도 일제히 중형을 구형했다. 한국 현대사에서 전직 대통령이 내란의 우두머리로 법정 최고형을 요구받는 장면은, 헌정질서 파괴에 대한 단죄 수위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가늠하게 하는 상징적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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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사령관 진술번복, 이래서 전담재판 필요 12·3 내란 1년, 법정 풍경은 점점 기묘해지고 있다. 처음엔 입을 굳게 다물거나 한두 마디씩 쥐어짜던 이들이 이제는 노골적으로 말을 바꿔가며, 내란의 우두머리 피의자인 윤석열을 감싸는 방향으로 줄을 맞추고 있다. 계엄이 실패하자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먼저 부하들의 입부터 틀어막으려 했다. 정치인 체포 대상 명단은 애초 없었다는 쪽으로 말을 맞추기 위해, “팀별로 똑똑한 요원 1~2명씩 뽑아 연습을 시키라”고 지시하며 사실상 조직적인 ‘증언 통제’에 나섰다. 그러나 방첩사 영관급 팀장들은 “팩트에 기반해야 한다”며 사령관의 서류 파기 지시에도 끝내 응하지 않았고, 그 덕에 정치인 14명 체포 명단, 체포조 편성, 구금시설 준비의 실체가 차례차례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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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김정은 위원장을 웃게 만든 지도 지난 두 달간 한반도를 둘러싼 전략 환경에서 심상치 않은 변화가 나타났다. 10월에 방한한 드리스컬 미 육군 장관은 평택의 기자간담회에서 “북한과 중국 모두 주한미군에 기본적 위협”이라 말했다. 이에 대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국회에서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 직후 방한한 커들 해군총장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하며 “한국 핵추진 잠수함으로 중국 억제는 자연스러운 예측”이라 못 박았다. 숨 돌릴 사이도 없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홈페이지에 ‘거꾸로 된 동아시아 지도(East-Up Map)’를 제시하며 “한반도 전력이 중·러 해군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지도는 중·러를 견제하는 한·미 동맹의 역할을 재정의하는 이론적 토대다. 그가 제시한 한국·일본·필리핀 ‘전략 삼각형’ 구상은 한국이 원하든 원치 않든 미·중 대립의 최전선에 놓이게 되는 상황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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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갱년기의 거인과 사무라이, 그 사이 한국 미국은 지금 ‘갱년기 증상’에 시달리는 거인이다. 한때는 지구를 주름잡던 초강대국이었지만, 지금은 허리가 뻣뻣하고 숨이 차오르는 중년의 몸처럼 여기저기서 삐걱거린다. 그 거인은 본토 방위와 이민자 단속이라는 ‘집안일’에 천문학적 예산과 군대를 쏟아붓느라 정작 바깥세상에 눈을 돌릴 여력이 없다. 그 사이 핵심 전력인 주방위군은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을 견제할 능력을 상당 부분 상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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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드론·AI 시대, ‘병력부족론’은 시대착오 최근 일부에서 우리 군의 병력 부족 문제를 거론하며 안보 위기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다. 2040년이면 현 병역제도로는 군 병력이 27만명을 넘을 수 없으며, 우리 안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과연 타당한 주장인가? 만일 우리 전쟁계획대로 재래식 전면전을 고집한다면 이 주장은 맞다. 그러나 이러한 ‘병력 수’ 중심의 안보 인식은 현대전의 본질을 놓치고 있다. 진짜 안보 위기는 병사의 숫자가 아닌, 무인 전력과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새로운 전쟁 패러다임에 우리 군이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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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지금 정상회담 성공을 자축할 때인가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끝난 지금, 우리는 한 가지 냉혹한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라는 지도자가 앞으로 국제질서에 끼칠 악영향은 상상하기조차 힘들 만큼 막대하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통해 그 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트럼프라는 정치적 현상이 국제질서에 던지는 그림자는 단순한 정책 변화 차원이 아니다. 20세기 후반부터 쌓아 올린 글로벌 협력 체제의 근간을 뒤흔드는 근원적 도전이다. 이 과정에서 세계는 ‘트럼프 비용’이라는 새로운 세금을 지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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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관세 협상에서 ‘안보’가 빠진 진짜 이유 2025년 미국이 한국과 일본을 상대로 관세 협상에 나서면서 국내외 시선은 하나의 ‘이상 징후’에 주목했다. 바로 협상 테이블에서 군사·안보 문제가 철저히 제외되었다는 점이다. 과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주둔비·군사 현안을 묶어 처리하는 ‘패키지 딜’을 예고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주제별 분리 협상 방식이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미국이 동맹 압박 기조를 완화하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낙관론이 나왔다. 그러나 현실은 훨씬 복합적이며, 더 위협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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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전쟁은 두 사람만 미치면 시작된다 대한민국에서 전쟁이 일어나려면 딱 두 사람만 결심하면 된다.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 이게 나라냐 싶은 말이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군사작전 현실은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 원래 중요한 군사정책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심의되고, 합참과 국방부의 작전 통제에 따라 작전 부대가 실행한다. 한미연합사와의 긴밀한 공조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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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너무 아픈 동맹은 동맹이 아니다 이재명 정부의 출범을 맞은 백악관의 첫 논평은 외교적 관례를 벗어난, 거칠고도 낯선 언사로 시작됐다. “한국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렀지만, 미국은 여전히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해 우려한다.” 축하 메시지라기엔 어색하고, 시의적절하다기엔 지나치게 노골적이었다. 동맹국의 새 정부 출범을 기념하는 메시지에서 굳이 중국을 언급하며 한국 대선 결과와 연결 짓는 듯한 발언은,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에 대한 축하보다는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는 미숙하고 비외교적인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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