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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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전쟁은 두 사람만 미치면 시작된다 대한민국에서 전쟁이 일어나려면 딱 두 사람만 결심하면 된다.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 이게 나라냐 싶은 말이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군사작전 현실은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 원래 중요한 군사정책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심의되고, 합참과 국방부의 작전 통제에 따라 작전 부대가 실행한다. 한미연합사와의 긴밀한 공조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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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너무 아픈 동맹은 동맹이 아니다 이재명 정부의 출범을 맞은 백악관의 첫 논평은 외교적 관례를 벗어난, 거칠고도 낯선 언사로 시작됐다. “한국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렀지만, 미국은 여전히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해 우려한다.” 축하 메시지라기엔 어색하고, 시의적절하다기엔 지나치게 노골적이었다. 동맹국의 새 정부 출범을 기념하는 메시지에서 굳이 중국을 언급하며 한국 대선 결과와 연결 짓는 듯한 발언은,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에 대한 축하보다는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는 미숙하고 비외교적인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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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보안사도 못 꺾은 김문수, 친윤은 되겠나 국민의힘이 단일화 전쟁에 빠졌다. 선거 때면 으레 반복되는 일처럼 보이지만 이번 사태는 다르다. 겉으론 후보 간 전략의 차이처럼 보이나, 실상은 정당 내 권력 구조가 철저히 무너진 결과다. 권력의 설계도를 두고 벌어지는 이 싸움에는 세 명의 상징적 인물이 있다. 김문수, 권성동, 그리고 한덕수. 이 셋의 대립은 오늘날 보수 정치의 모순과 위기를 응축해 보여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당과 선을 긋고 있지만, 실제론 그보다 더 무거운 그림자가 당 전체를 덮고 있다. ‘윤심’이라는 정체불명의 권력이 친윤계 인사들을 매개로 실질적 당 운영을 주도하고 있으며, 당대표 선출부터 공천, 단일화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마치 사라진 황제의 환관들이 권력을 행사하던 시절을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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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한덕수로는 소득·일자리 못 지킨다 관세전쟁으로 표출되는 지금의 세계 정세는 대혼란이다. 이는 미국이라는 큰 개 한 마리가 세계 여러 나라를 양떼처럼 몰고 다니는 형국이다. 4월 초에 트럼프 정부가 60여개 나라에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했다가 일주일 뒤엔 돌연 중국을 제외하고 이를 90일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짖는 소리에 놀라움과 두려움이 뒤범벅이 된 나라들이 우왕좌왕하다가 미국이 만들어놓은 우리 속으로 우르르 몰려간다. 미국은 계속 ‘관세를 얻어맞지 않으려면 미국에 투자하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자기 입맛대로 세계를 길들이려는 의도다. 기존의 세계 질서와 규칙을 허물고 미국이 쥐락펴락하는 신제국의 질서를 만들겠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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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한국 사회에 내전은 없다 최근 주변에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듣는다. 자신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정치 집회나 유명 정치인과 찍은 사진이 게시돼 있다면 아예 지워버리기도 한다. 누군가가 나의 정치적 성향을 검열하고 공격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떤 분은 평소처럼 단골 맛집에 들렀는데 사장님이 최근 극우 집회에서 연설한 유명 역사 강사의 유튜브를 큰 볼륨으로 듣고 있더란다. 그동안의 의리 때문에 그냥 나오지는 않았지만 앉아 있는 동안 심한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무심코 탑승한 택시에서 운전자가 극우 성향의 주장을 늘어놓자 무서워서 목적지에 닿기도 전에 내려버렸다는 체험담도 있다. 한 식당 사장님은 어느 날 윤석열을 규탄하는 몇몇 손님의 바로 옆 테이블에서 몇몇 청년이 윤석열의 석방을 축하하는 건배주를 하더란다. 저러다 싸움이라도 벌어지지나 않을까 조마조마했다고 털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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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사면초가 윤석열, 다가올 비극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피청구인이 서서히 무너지는 중이다. 2월13일 8차 변론에 이르는 동안 윤석열은 믿었던 부하들로부터 무수히 많은 상처를 받았다. 먼저 1월23일 4차 변론에 출석한 전 국방부 장관 김용현.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위원들에게 나눠준 문건을 자신이 작성했다고 시인했으며, 계엄 포고령을 위반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치인의 동향을 감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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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전시작전통제권에 대한 반성적 회고 지난 12·3 계엄 사태 이전의 1년은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발생할 수도 있는 아주 위험한 상황이었다. 2023년 11월에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백령도, 연평도 등지의 서북 도서에 도발을 해 올 경우 해주에 있는 북한군 4군단 사령부와 예하 부대 지휘소와 지원시설을 폭격하는 ‘합동타격 계획’을 수립하였다. 합참은 대통령실 지시 때문에 이 계획을 수립하였지만 합참의 실무자조차 이 계획은 “너무 위험하다”며 실행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합참은 이 계획에 이어 북한의 전방 4개 군단(1, 5, 2, 1)까지도 타격할 추가계획도 수립했다. 그해 10월 부임한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북한 도발에 즉·강·끝(즉시 강하게 끝까지) 응징을 외치는 상황이었고 남북한이 체결한 9·19 군사합의서의 일부 조항이 무력화된 마당에 군사 행동에는 어떤 족쇄가 풀린 것 같은 분위기였다. 언제든 북한 전방 전력을 초토화할 수 있는 이런 위험한 계획을 접한 장교들은 “사실상 전면전 아니냐”며 몹시 경계하는 반응이었다. 이 계획이 수립되기 한 달 전인 10월15일에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방송에 나와 “북한이 자살을 결심하지 않을 거 같으면 전쟁은 일으키지 못한다”고 발언하였고 대통령실 역시 국군의날에 신형 현무 미사일의 실물을 공개하며 북한 폭격을 노골적으로 시사했다. 어차피 북한은 대응을 못할 것이라며 금방 잡아먹을 기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