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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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30대 엔지니어’ 국방장관 “페도로우가 우리의 희망이다.” 수천명의 시민들이 키이우 광장으로 쏟아져 나와 해임된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 미하일로 페도로우에 대해 외친 구호다.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은 페도로우에 관해 “그의 재임 기간 우리는 큰 변화를 느끼고 목격했다”고 말했다. 전쟁터의 총성과 맞물려 터져나온 이 함성은 단순한 정치적 구호가 아니다. 21세기 현대전의 패러다임을 둘러싼 국가 존망의 사상전(思想戰)이자 철학의 격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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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대량살상 소모전 시대의 귀환 우리는 오랫동안 전쟁이 기술의 진보와 함께 더욱 정밀해지고 신속해질 것이라 믿어왔다. 고도 정밀 유도 무기와 첨단 하이테크 전력으로 무장한 현대전은 짧은 기간 내에 압도적인 화력으로 승패를 결정짓는, 이른바 ‘외과 수술식 타격’이 될 것이라는 환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유럽과 중동의 전장은 현대전의 이미지를 처참하게 짓밟았다. 값싼 비대칭 무기가 최첨단 무기를 제압하며, 전쟁의 양상을 1차 세계대전과 같은 소모전으로 퇴화시키는 거대한 역설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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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상선(商船)이 항모(航母)를 포위한 날 5월13일, 베이징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기 하루 전날. 페르시아만의 수평선 위로 기묘하고 압도적인 장관이 펼쳐졌다.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 집결한 700여척의 중국 대형 상선들이 미국 함대를 동·남·북 세 방향에서 서서히, 그리고 조직적으로 에워싸기 시작했다. 그 선두에는 배수량 30만t급 초대형 유조선 10척이 위용을 드러냈다. 수에즈 운하조차 통과하지 못할 만큼 거대한 이 쇠붙이의 거인들 앞에서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은 문자 그대로 난쟁이처럼 보인다. 초대형 원유 운반선을 선봉으로 내세운 수백척의 중국 상선단이 세계 최강을 자부하던 미 해군을 완포위한 이 장면은 단순한 항해가 아니었다. 베이징을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중국의 무언의 압박이자, 정밀하게 계산된 전략적 시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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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실패로 끝난 ‘프로젝트 프리덤’ 호르무즈 해협의 민간 상선을 구출한다는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 항공기 100대, 다영역(multi domain) 플랫폼과 병력 1만5000명을 동원하겠다던 그 요란한 발표는 실효성도 진정성도 없는 이틀짜리 쇼였다. 이 작전은 애초에 상선을 실질적으로 호송할 의지가 없는 이상한 ‘원격 작전’ 구상이었다. 미군은 압도적인 군사력을 보유하고도 해협 내부로 진입해 선박들을 밀착 방어하는 대신, 멀리서 경로만 안내하는 가이드 역할에 치중했다. 대대적인 홍보와 달리 실제로 안전하게 해협을 빠져나온 상선은 고작 3척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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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미국의 패권이 불러온 도덕적 파산 역사는 결코 똑같은 모습으로 반복되지 않지만, 인간의 오만과 권력의 과시욕이 빚어내는 파멸의 궤적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2003년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침공과 2026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전쟁은 23년이라는 시차를 두고 ‘제국의 황혼’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서사를 완성해가고 있다. 2003년이 ‘네오콘’이라 불리는 미 보수 정파의 지적 파산을 알린 서막이었다면, 2026년은 미국이 지탱해온 국제적 정당성과 도덕적 권위가 완전히 소멸한 종말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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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이란 전쟁에 투입된 대량살상 수학무기 팔란티어의 CEO 앨릭스 카프가 쓴 책 <기술공화국 선언>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원자력 시대는 끝났다. 지금은 소프트웨어의 시대다.” 선언적 울림이 강한 이 문장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핵무기보다 더 강한 억지력은 이제 인공지능(AI) 역량이라는 것, 그리고 미국이 그 역량을 가장 먼저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것이 카프의 비전이다. 마치 1945년 맨해튼 프로젝트가 핵 시대의 문을 열었듯이, 카프는 미국의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새로운 억지력을 ‘신맨해튼 프로젝트’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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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언제까지 방기의 공포에 떨 것인가 케임브리지대학의 헬렌 톰슨 교수가 갈파했듯, 오늘날의 세계는 단순한 정치적 갈등을 넘어 에너지와 화폐(금융), 민주정치가 꼬여 만들어낸 구조적 균열 속에 놓여 있다. 과거의 ‘규칙 기반 질서’가 침몰한 자리에는, 강대국이 자신의 의도를 감춘 채 동맹의 양보를 쥐어짜는 ‘모호성 기반 질서’가 들어섰다. 특히 2026년 현재 미국은 한국과 같은 핵심 동맹국을 향해 기분 내키는 대로 금융, 전략, 통상, 기술, 안보 등 전방위적인 압박을 구사하고 있다. 이는 동맹에 극도의 혼란과 불안을 강요하며 흔들어 굴복하게 만드는 일종의 가스라이팅 전략이다. 미국이 구사하는 모호성 전략의 가장 무서운 지점은 그것이 한국 사회 엘리트들의 심리적 저항성을 뿌리부터 무너뜨린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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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압도적 계몽형 판결을 기다리며 12·3 비상계엄 사태가 일어나고 13개월이 지나서야 이 재판의 결심공판이 끝났다. 특검은 윤석열에게 사형을 구형했고, 중요 가담자들에 대해서도 일제히 중형을 구형했다. 한국 현대사에서 전직 대통령이 내란의 우두머리로 법정 최고형을 요구받는 장면은, 헌정질서 파괴에 대한 단죄 수위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가늠하게 하는 상징적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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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사령관 진술번복, 이래서 전담재판 필요 12·3 내란 1년, 법정 풍경은 점점 기묘해지고 있다. 처음엔 입을 굳게 다물거나 한두 마디씩 쥐어짜던 이들이 이제는 노골적으로 말을 바꿔가며, 내란의 우두머리 피의자인 윤석열을 감싸는 방향으로 줄을 맞추고 있다. 계엄이 실패하자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먼저 부하들의 입부터 틀어막으려 했다. 정치인 체포 대상 명단은 애초 없었다는 쪽으로 말을 맞추기 위해, “팀별로 똑똑한 요원 1~2명씩 뽑아 연습을 시키라”고 지시하며 사실상 조직적인 ‘증언 통제’에 나섰다. 그러나 방첩사 영관급 팀장들은 “팩트에 기반해야 한다”며 사령관의 서류 파기 지시에도 끝내 응하지 않았고, 그 덕에 정치인 14명 체포 명단, 체포조 편성, 구금시설 준비의 실체가 차례차례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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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김정은 위원장을 웃게 만든 지도 지난 두 달간 한반도를 둘러싼 전략 환경에서 심상치 않은 변화가 나타났다. 10월에 방한한 드리스컬 미 육군 장관은 평택의 기자간담회에서 “북한과 중국 모두 주한미군에 기본적 위협”이라 말했다. 이에 대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국회에서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 직후 방한한 커들 해군총장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하며 “한국 핵추진 잠수함으로 중국 억제는 자연스러운 예측”이라 못 박았다. 숨 돌릴 사이도 없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홈페이지에 ‘거꾸로 된 동아시아 지도(East-Up Map)’를 제시하며 “한반도 전력이 중·러 해군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지도는 중·러를 견제하는 한·미 동맹의 역할을 재정의하는 이론적 토대다. 그가 제시한 한국·일본·필리핀 ‘전략 삼각형’ 구상은 한국이 원하든 원치 않든 미·중 대립의 최전선에 놓이게 되는 상황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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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갱년기의 거인과 사무라이, 그 사이 한국 미국은 지금 ‘갱년기 증상’에 시달리는 거인이다. 한때는 지구를 주름잡던 초강대국이었지만, 지금은 허리가 뻣뻣하고 숨이 차오르는 중년의 몸처럼 여기저기서 삐걱거린다. 그 거인은 본토 방위와 이민자 단속이라는 ‘집안일’에 천문학적 예산과 군대를 쏟아붓느라 정작 바깥세상에 눈을 돌릴 여력이 없다. 그 사이 핵심 전력인 주방위군은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을 견제할 능력을 상당 부분 상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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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드론·AI 시대, ‘병력부족론’은 시대착오 최근 일부에서 우리 군의 병력 부족 문제를 거론하며 안보 위기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다. 2040년이면 현 병역제도로는 군 병력이 27만명을 넘을 수 없으며, 우리 안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과연 타당한 주장인가? 만일 우리 전쟁계획대로 재래식 전면전을 고집한다면 이 주장은 맞다. 그러나 이러한 ‘병력 수’ 중심의 안보 인식은 현대전의 본질을 놓치고 있다. 진짜 안보 위기는 병사의 숫자가 아닌, 무인 전력과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새로운 전쟁 패러다임에 우리 군이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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