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연우
경향신문 독자위원장·세명대 광고홍보학과 명예교수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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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 선거 , 공정보도를 넘어 우리 사회는 공정성에 대한 집착이 유난하다. 공정성은 경쟁을 전제로 한 가치이다. 선거 시기에 언론의 공정성은 더욱 중요하다. 공직선거법에서도 공정보도 의무를 규정하고 있을 정도다. 선거는 누가, 어느 정치세력이 국민의 위임을 받을지 그리고 어떠한 정책과 대안들을 선택할 것인지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과정이다. 경쟁적 속성에 편승한 선거보도가 경마식 보도다. 토머스 패터슨 하버드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CBS는 바이든의 74%, 트럼프의 35%, 폭스뉴스는 바이든의 51%, 트럼프의 28%가 경마식 관련 보도였다고 한다. 쏟아지는 여론조사 결과는 이런 보도를 더 수월하게 해준다. 누가 이기느냐는 인간이 가진 원초적 호기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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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 사실보다는 ‘언론 신뢰 회복’이 먼저다 지난 5일 창간 105주년 기념식에서 조선일보 방정오 사장은 “‘우리는 사실과 팩트의 편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양상훈 주필은 13일자 칼럼에서 “언론이 ‘사실로 위장한 거짓’과 싸우는 일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며 그래도 “역사와 나라를 움직이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썼다. 조선일보만이 아니라, 거짓과 음모론이 판을 치고 진영으로 편 나눔이 더욱 격렬해지면서 언론들이 날로 부대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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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 신뢰라는 언론 공유지를 어떻게 회복할까 한국신문윤리위원회가 ‘스카이데일리’의 <선거 연수원 체포 중국인 99명 주일미군 기지 압송됐다> 등 기사 6건에 대해 자사게재 경고를 결정했다. 진실을 추구한다는 신문 윤리강령을 위반하여 신문의 신뢰성을 훼손했다는 것이다. 스카이데일리는 지난해 12월17일 만평이 폭력적이며 선정적이란 이유로 경고 조치를 받는 등 제재를 받았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윤리강령을 위반한 신문에 대해 올 1월에만 일간신문 기사 23건을 비롯해 온라인 기사, 광고 등에 116건의 제재를 내렸다. 언론중재위원회도 언론 기사가 개인적·사회적·국가적 법익을 침해했는지를 심의하여 올 1월에 차별금지, 기사형 광고 등 기준 위반으로 101건에 시정 권고를 했다. 하지만 이러한 제재나 시정 권고를 통해 언론의 문제가 줄어들기는커녕 날로 심해지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