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우
경향신문 독자위원장·세명대 광고홍보학과 명예교수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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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것 현대자동차 회장의 장남 정창철씨의 음주운전 사고 관련 기사를 언론사가 삭제하거나 수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SBS, YTN, 세계일보, 뉴시스 등은 기사를 아예 삭제했고 연합뉴스, 뉴스1, CBS, 서울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등은 현대차를 ‘H그룹’ 또는 ‘대기업’으로 바꾸거나 정의선 회장의 이름을 빼기도 했다. 기사 삭제·수정은 음주운전 사고 기사가 보도된 2021년 이후 약 4년이나 지난 2025년 9월 정씨가 현대차 일본법인에 입사한 즈음이라고 한다. 유독 이들 언론만 언론자유를 지켜주어야 할 책임자들이 오히려 조직적으로 내통했으니 편집권 독립의 훼손에 대한 내부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당연하지만 언론자유를 침범한 현대차 측에 대해서도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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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 금산분리와 언산분리의 원칙 지난달 28일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는 방송통신위원회가 공기업인 한전KDN·한국마사회에서 유진그룹으로 YTN 최대주주를 변경하도록 승인한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5인 정원인 방송통신위원회가 ‘대통령 추천 2인 체제’에서 의결한 것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단지 절차 위반이나 편법으로 무리하게 진행된 과정이 이 사안의 핵심은 아니다. 보도전문방송이 민영화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산업자본의 손아귀로 넘어가는 것이 본질이다. 산업자본이 탐내는 것은 보도의 힘이다. 사유화해 보도 아이템과 방향을 멋대로 주무려는 속셈이다. 보도나 논평은 진실을 전달하는 공론의 마당이 아니라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공간이 된다. 깊이 있는 보도로 높은 영향력을 가진 언론일수록 더 쓸모가 있다. 영국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유진그룹으로 넘어가기 전 YTN은 뉴스 신뢰도에서 2021년과 2022년 연속 1위, 2023년과 2024년 2위를 차지했다. 2020년 미디어미래연구소가 언론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공정성 부문 1위를 기록하는 등 늘 최상위권이었다. 그만큼 군침이 도는 대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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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 방송 협찬, 무법 상태로 둬도 되나 지난달 30일 국정감사에서 반상권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리는 내년 상반기까지 방송법과 시행령을 개정해 방송광고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답변했다. 중간광고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시간별로 광고량을 제한하던 방식에서 일일 광고량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하루 동안의 총광고량은 같더라도 광고단가가 비싼 시간대에 더 많은 광고를 편성할 수 있게 됐다. 간접광고·가상광고에 대한 규제도 완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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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 시민의 미디어 리터러시가 민주주의의 기반 허위 조작 정보로부터 어떻게 공론장을 지킬 것인가. 이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한 것은 분명하다.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사회적 토론과 숙의가 점점 위축되고, 의견과 입장이 다르면 타협과 대화는커녕 상대를 악마화하는 현상이 날로 뚜렷해진다. 그러한 분열과 대립을 가져오는 주요 통로가 허위 조작 정보라는 진단도 적절하다. 하지만 규제의 허점을 파고드는 유튜브나 소셜미디어 등을 법으로 다 막기에는 버겁다. 아무리 청결하게 유지한다 해도 완전히 근절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우리는 무균 상태로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때로는 어떤 정보가 공론장을 다양하고 풍성하게 발효시키는 효모인지 아니면 부패시키는 독성 세균인지 구분조차 애매한 경우가 많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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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 언론중재법 개정 논의, 언론 신뢰 높이는 계기 되길 민주당 언론개혁특위에서 논의된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주요 내용이 공개됐다. 대다수 언론은 비판하는 보도를 냈고, 언론 현업단체들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만약 손해액의 몇배에 해당하는 배액배상제가 있었다면 윤석열 정권에 대한 비판이나 김건희씨 관련 의혹 보도가 심각하게 위축됐을 것이라고 한다. 몇몇 언론은 악의가 없어도 거액의 손해배상을 하게 해 ‘언론을 옥죄려는 법안’인 것처럼 보도했다. 단순 실수나 오인으로 인한 허위보도도 엄청난 배상을 하도록 하는 것처럼 오도하려는 속셈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혹시 모를 막대한 손해배상금의 위협은 언론이 스스로 검열하게 하고, 탐사보도를 위축시키며, 비판적 보도를 기피하게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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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 언론개혁과 언론 주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검찰·언론·사법 개혁은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끝내겠다”며 언론개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천명했다. 그 언론개혁의 가닥은 국민의 언론 주권 확대의 세 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방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공영방송에 대한 국민의 주권을 제도화했다. 국민이 사장 선임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이사회도 정치권을 포함해 학계·직능단체·법조계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하며, 편성위원회 설치와 보도 책임자 임명동의제까지 의무화해 내부 구성원들의 자율성을 법제화했다. 구체적인 시행 방안이 마련돼야겠지만 이 개혁의 줄기는 이제 고비는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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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 정부 광고가 보도 거래의 수단일 수는 없다 해마다 1조원이 훌쩍 넘는 정부 광고비가 언론 관리에 이용되고 있다는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부광고법이 시행된 지 몇년이 지나고 집행내역이 공개된 이후에도 여전하다. ‘미디어스’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4년 정부 광고 집행내역을 분석해 지난 7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일간 신문의 경우 내란을 옹호했다는 지적을 받는 대구 지역의 매일신문이 동아·중앙·조선일보에 이어 네 번째로 정부 광고를 많이 받았다. 반면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이 받은 정부 광고비 순위는 16위, 17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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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 언론개혁의 줄탁동시 대통령실이 브리핑 때 기자들의 질문하는 모습도 카메라로 직접 국민에게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기자와 언론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한다. 출입기자 제도를 개편하고 개방형 브리핑 방식으로 바꾸려는 정책이 노무현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이다. 하지만 언론계는 언론자유 탄압이라며 거세게 반발했고 여론도 비판적이었다. 이른바 ‘프레스 프렌들리’를 내건 이명박 정부에서 기자실은 부활하고 취재 시스템은 과거로 돌아갔다. 그러나 국경없는기자회가 발표한 나라별 언론자유지수 순위에서 한국은 노무현 정부 시기 역대 최고인 31위(2006년)를 기록했으나 이명박 정부 시기에는 ‘입틀막’ 논란이 일었던 윤석열 정부 때보다 낮은 69위(2009년)로 추락했다. 그 ‘프렌들리’는 공영방송 낙하산 인사와 친정권 언론 유착을 포장한 것에 불과했다. 개혁은 사실상 좌초되고 출입처 중심의 취재 시스템이라는 한국적 관행의 폐해는 그대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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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 ‘노영방송’은 없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인사청문회에서 “민노총 조합원들이 압도적으로 MBC를 좌지우지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이념적 좌편향 보도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민의힘과 보수언론들은 구성원들의 자율성이 높은 방송을 ‘노영방송’으로 낙인찍어 노조가 방송을 장악해 불공정 방송을 한다는 프레임을 씌워왔다. 그러면서도 정작 민주노총이나 언론노조가 어떻게 보도와 편성에 개입하는가에 대한 구체적 사례나 심지어 정황조차 제시하지 못한다. MBC 구성원 대다수가 가입하고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이 민주노총 소속이라는 사실만 되뇔 뿐이다. ‘노영방송’이라는 실체가 없는 허깨비를 만들어놓고 허깨비라며 비난하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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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 선거 , 공정보도를 넘어 우리 사회는 공정성에 대한 집착이 유난하다. 공정성은 경쟁을 전제로 한 가치이다. 선거 시기에 언론의 공정성은 더욱 중요하다. 공직선거법에서도 공정보도 의무를 규정하고 있을 정도다. 선거는 누가, 어느 정치세력이 국민의 위임을 받을지 그리고 어떠한 정책과 대안들을 선택할 것인지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과정이다. 경쟁적 속성에 편승한 선거보도가 경마식 보도다. 토머스 패터슨 하버드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CBS는 바이든의 74%, 트럼프의 35%, 폭스뉴스는 바이든의 51%, 트럼프의 28%가 경마식 관련 보도였다고 한다. 쏟아지는 여론조사 결과는 이런 보도를 더 수월하게 해준다. 누가 이기느냐는 인간이 가진 원초적 호기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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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 사실보다는 ‘언론 신뢰 회복’이 먼저다 지난 5일 창간 105주년 기념식에서 조선일보 방정오 사장은 “‘우리는 사실과 팩트의 편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양상훈 주필은 13일자 칼럼에서 “언론이 ‘사실로 위장한 거짓’과 싸우는 일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며 그래도 “역사와 나라를 움직이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썼다. 조선일보만이 아니라, 거짓과 음모론이 판을 치고 진영으로 편 나눔이 더욱 격렬해지면서 언론들이 날로 부대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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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 신뢰라는 언론 공유지를 어떻게 회복할까 한국신문윤리위원회가 ‘스카이데일리’의 <선거 연수원 체포 중국인 99명 주일미군 기지 압송됐다> 등 기사 6건에 대해 자사게재 경고를 결정했다. 진실을 추구한다는 신문 윤리강령을 위반하여 신문의 신뢰성을 훼손했다는 것이다. 스카이데일리는 지난해 12월17일 만평이 폭력적이며 선정적이란 이유로 경고 조치를 받는 등 제재를 받았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윤리강령을 위반한 신문에 대해 올 1월에만 일간신문 기사 23건을 비롯해 온라인 기사, 광고 등에 116건의 제재를 내렸다. 언론중재위원회도 언론 기사가 개인적·사회적·국가적 법익을 침해했는지를 심의하여 올 1월에 차별금지, 기사형 광고 등 기준 위반으로 101건에 시정 권고를 했다. 하지만 이러한 제재나 시정 권고를 통해 언론의 문제가 줄어들기는커녕 날로 심해지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