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민정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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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위로 축구공만 한 불비 쏟아져…살림 챙길 새 없이 피신” “그냥 산불이 아니라 재앙이에요.” 경북 영양군 석보면 화매2리에 사는 이대우씨(65)가 말했다. 이씨 앞에는 ‘집’이었던 건물이 흔적만 남아 있었다. 그는 전날 오후 5시50분쯤 시작된 화재로 휴대전화와 지갑만 가지고 탈출했다. 연기 때문에 가시거리가 2m도 채 안 되는 탓에 차로 마을회관에 가는 데 10분이나 걸렸다. 평소에는 2분이면 충분했다. 차 앞유리에 연신 ‘불비’가 쏟아졌다고 기억했다. 26일 찾은 경북 영양군 석보면 화매리와 영덕군 영덕읍 매정리는 마을 절반 이상이 전소돼 있었다. 주민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냐”며 막막함을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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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수재단’ 또 결론 못 낸 인권위…김용원 몽니에 10개월째 밀렸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트랜스젠더를 지원하는 ‘변희수재단’을 인권위 산하 비영리법인으로 설립하는 안건을 재상정해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인권위는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 건물에서 7차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변희수재단 설립 관련인 ‘비영리법인 설립허가 의결의 건’을 재상정했다. 김용원 상임위원은 “(언론에서) 성소수자 지원단체 설립을 방해하는 인권위라고 글을 쓰고 선동하며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검토 전에 강요하는 형국이다. 나는 그런 형국에 굴복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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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탄핵’ 마지막 주말 집회 기대감 “이 고생도 이번주면 끝”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15~16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반대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 선고가 임박하면서 시민들이 광장으로 몰려들었다. “즉각 파면”과 “즉각 복귀” 등 집회 참석자들이 외치는 목소리는 달랐지만, “탄핵 선고 전 마지막 주말 집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같았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15·16일 모두 오후 4시부터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했다. 학생, 농민, 노동자 등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지금 당장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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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앞둔 마지막 주말 집회 될까…광장으로 몰린 시민들 지난 15~16일 이틀에 걸쳐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반대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조만간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을 선고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시민들이 광장으로 몰려들었다. “즉각 파면”과 “즉각 복귀” 등 탄핵 찬반 집회 참석자들이 외치는 목소리는 달랐지만, “탄핵을 앞둔 마지막 주말 집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같았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비상행동)은 15일과 16일 모두 오후 4시부터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했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과 학생, 농민, 노동자 등은 한 목소리로 “지금 당장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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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대신 거리로…광화문 앞 메운 ‘윤석열 탄핵 촉구’ 시민들 “헌정 바로 세우자” “농촌은 농사철이 시작인데 다 미루고 나왔어요.”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앞 동십자각 인근에서 농민 한왕기씨(66)가 이렇게 말했다. 한씨는 이날로 예정된 지인의 결혼식 두 개도 포기했다고 했다. 그는 “내 나이 스물한 살 때 공수부대에 있던 친구들이 광주에 간 뒤로 평생 트라우마를 안고 살고 있다. 더는 그러면 안 된다”며 “헌법재판소가 시민의 뜻을 오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씨를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바라는 시민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가 가까워지고 있지만, 윤 대통령 석방 등을 보며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이유였다. 이들은 “비상계엄이라는 비정상에도 탄핵 인용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가슴을 졸여야 했다”며 “헌재가 하루빨리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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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제기동 재개발 사업지에서 건물 붕괴···1명 사망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의 한 재개발 사업지 철거 현장에서 건물이 무너져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당했다. 14일 서울 동대문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4분쯤 동대문구 제기동 재개발 사업지 철거 현장에 있는 건물이 붕괴해 건물 상태를 점검하던 50대 남성 A씨가 숨졌다. 건물 콘크리트에 깔린 A씨는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에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이 사고로 굴삭기 기사 B씨도 경상을 당했다. 동대문경찰서와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고용노동부도 사고 현장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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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결정, 좀 빨리 나왔으면”···철조망 쳐진 헌재에 기대·우려 최고조 경찰이 14일 헌법재판소 담장에 철조망을 설치하는 등 인근 경비를 강화하고 나서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결론을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의 눈과 귀가 헌재로 집중되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선 “선고가 임박할 수록 서울서부지법 폭력사태와 같은 일이 또 벌어질까 두렵다” “빨리 선고가 나와서 일상을 회복하고 싶다”며 기대와 우려가 섞인 반응이 나왔다. 이날 서울 종로구 헌재 앞 인도에는 경찰의 방호벽이 이중, 삼중으로 놓여있었다. 방호벽마다 기동대 경찰관 두 세명씩 배치돼 인도를 지나는 시민들을 가로막았다. 취재진도 기자증을 소지한 사람만 헌재 앞을 지나갈 수 있게 했다. 헌재 뒤편 골목에도 경찰이 촘촘히 배치돼 헌재 방향으로 향하는 시민들에게 “어디로 가시냐”고 일일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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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7살 아이 아빠’ 목숨 앗아간 2톤 철근···“왜 일하다 죽는 일 반복되나” “오빠 떠난 날 아침에 서진(가명)이가 주말에 아빠랑 캠핑 갈거라고 자랑했었는데…”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에 차려진 트럭 운전사 홍모씨(38)의 빈소에서 만난 홍씨 여동생은 말을 잇지 못했다. 유족들은 황망한 표정으로 홍씨의 7살 난 아들 서진이를 바라봤다. 홍씨의 아내 이모씨도 “이제 서진이가 좀 커서 같이 자전거도 타고, 캠핑도 다니고 하려 했는데…”라며 눈물을 삼켰다. 아직 아빠의 죽음을 알지 못하는 어린 서진이만 홍씨의 영정 앞에서 해맑게 웃으며 놀고 있었다. 홍씨는 지난 11일 오후 2시25분쯤 서울 동대문구 이문아이파크자이 아파트의 재건축 공사 현장에서 철근 파이프에 깔리는 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홍씨를 덮친 철근 파이프의 무게는 총 2t에 달했다. 지름 25㎜, 길이 6m, 무게 30㎏짜리 철근 70개가 지게차에서 한꺼번에 떨어져 홍씨를 덮쳤다. 시공사 협력업체의 트럭 운전사였던 홍씨는 잠시 트럭에서 내린 사이 떨어진 파이프를 미쳐 피하지 못해 그대로 변을 당했다. 현장 직원들이 파이프를 하나하나 들어올렸지만 이미 홍씨는 심정지 상태였다.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홍씨는 사고 발생 1시간여 만에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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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 아파트 재건축 현장서 30대 노동자 철근 파이프 깔려 사망 서울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30대 노동자가 철근 파이프에 깔려 숨졌다. 11일 소방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25분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아이파크자이 재건축 현장에서 30대 중반 한국인 남성 A씨가 철근 파이프를 내리다가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호장비 착용 여부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포함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수사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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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여성의날 광장에선 ‘주역’ 표 앞에선 ‘단역’···“더 이상 지워질 수 없다” 지난 8일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 맞이한 여성의날이었다. 여성들이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싸워서 쟁취한 것들을 기념하고, 평등을 요구하는 여성의날의 의미는 예년과 다를 바 없었지만 올해는 여성, 특히 10~30대 여성이 ‘광장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는 점에서 각별했다. ‘응원봉’을 들고 거리와 광장으로 쏟아져 나온 여성들은 스스럼없이 무대에 올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목놓아 외쳤다. 이들의 목소리는 탄핵 촉구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국회 앞에서 농민들의 시위가 있었던 남태령 고개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집회가 열린 안국역으로, 해고 노동자들이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는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투쟁 현장으로 옮겨가며 연대했다. “탄핵 이후 더 나은 사회를 만들겠다”는 여성들의 외침은 이들이 세상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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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주먹 불끈’ 보고 집회 처음 찾은 시민들···“사법부 신뢰 금 가” 경기 안양시에 사는 여모씨(48)는 9일 서울 종로구 지하철 경복궁역 인근에서 열린 집회에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으로 나왔다고 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 취소돼 석방되는 모습을 보고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일었다”고 했다. 여씨는 “주말에 일이 보통 오후 8~9시에 끝나서 집회를 한 번도 못 나왔는데 이날은 생업을 포기하고 나왔다”며 “윤석열을 구속해둬서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어떻게 구치소에서 두 발로 나올 수가 있냐”고 말했다. 이날 경복궁역 앞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이 연 집회에 나온 참가자 중에는 여씨처럼 윤 대통령 석방 소식에 분노해 계엄 사태 이후 처음 집회에 참석했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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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취재 3·1절 앞두고 폭주족·불법튜닝 단속···불법 개조 9건 적발 “삑삑. 이쪽으로 오세요” 3·1절을 하루 앞둔 지난달 28일 오후 10시. 서울 용산구 잠수교 북단 차도에선 호루라기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형광 조끼를 입고 빨간 경광봉을 든 경찰은 요란한 배기음을 내며 운행하던 이륜차 운전자들을 갓길로 세웠다. 이륜차 운전자 A씨가 차에서 내리자 조사가 시작됐다. 바퀴, 배기 장치 등을 차례로 점검하며 ‘불법 튜닝’이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3분 뒤, 단속 결과가 나왔다. “문제없습니다. 우회해서 귀가하면 됩니다.” 서울경찰청이 지난달 28일부터 1일까지 이틀 간 이륜차 등 폭주·난폭운전에 대한 특별 단속을 했다. 경찰은 이날 차량 불법 개조도 단속했다. 경향신문은 경찰과 동행해 단속 현장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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