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연
경향신문 기자
최신기사
-
윤석열 정부서 고통받은 이들의 외침 “더는 국민이 희생되지 않는 국가” 윤석열 정부 집권 이후 3년간 곪아터진 사람들이 있다. 국가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동안 소중한 가족을 잃은 사람들, 존재가 무시당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12·3 비상계엄 이후 광장에 뛰쳐나와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윤석열 파면”을 외쳤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해온 해병대 예비역, 시민사회 활동가들은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파면’을 결정한 지난 4일에도 거리에 있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결정 요지를 한 문장씩 읽어내려갈 때마다 그들은 고개를 끄덕였고, 눈물을 흘렸고, 서로 부둥켜안았다.
-
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건 등···윤 정부서 고통받은 이들이 해낸 “윤석열 파면” 윤석열 정부 집권 이후 3년간 곪아간 사람들이 있다. 국가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동안 소중한 이들에게 사람이 스러졌고 이들은 안전을 위협받았다. 그래서 광장에 뛰쳐나와 “윤석열 파면”을 외쳤다. 헌재에서 ‘윤석열 파면’ 결정이 나온 지난 4일 이들을 만났다. 윤석열 정부 동안 국가에 의해 사람을 잃고 탄압받던 이태원 참사 유가족, 해병대 예비역, 시민사회 활동가 등이 그 주인공이다. 헌재가 파면 결정문을 한 문장씩 읽어내려갈 때마다 이들은 고개를 끄덕였고, 눈물을 흘렸고, 결국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
탄핵 뒤 첫 광화문 집회 시민들 “윤 파면 기쁘지만, 끝이 아닌 시작” 한목소리 “피켓값이라도 하라고.” 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부스 앞에서 만난 청소노동자 박종임씨(77)가 주머니에서 천 원짜리 한 장을 꺼내며 이렇게 말했다. 박씨는 “아파트 청소를 하느라 집에서 늦게 파면 소식을 들었는데 박수가 절로 나왔다”며 “이제 서로 양보하고 없는 사람도 좀 더 편히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헌재 ‘파면’ 결정에도…“대통령 탄핵은 사기” 목소리 높이는 윤 지지자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 하루 뒤인 5일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 집결했다. 이들은 “대통령 탄핵은 사기”라고 주장했다.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주최로 열린 이날 집회의 분위기는 침울했다. 참석자들은 모두 굳은 표정이었다. 집회장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있는 일반 참가자들도, 커피를 나누는 자원봉사자들도 기운이 없어 보였다.
-
광장 지킨 시민 10명 목소리 “계엄 공포 다시는 없어야…평등하고 정의로운 세상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파면되기까지 122일간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지킨 것은 시민들이었다. 윤 전 대통령이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고 정치권은 수습하지 못했지만, 그사이 시민들은 어깨를 겯고 앞으로 나아갔다. “정치, 우리의 광장 닮아갔으면” 대학생 김철규씨(26)는 “한국 사회를 가로막는 것은 많지만 시민들은 진보하고 있다”며 “4개월 동안 보여준 시민들의 헌신은 다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특히 지난 한 달은 정국이 암담하고 불확실해 공포스러웠다”며 “그 과정에서 서로가 서로를 보면서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김씨는 “(윤 전 대통령 탄핵) 집회에 참여하며 느낀 것은 시민들은 굉장히 높은 민주주의 의식과 비판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정치가 광장을 닮아갔으면 좋겠다. 광장에서는 모두가 평등하고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의 발언에 귀 기울여준다”고 말했다.
-
광화문 앞 샴페인 터트리며 환호, 한남동선 성조기 떨구며 좌절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4일 오전 11시22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인용하자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인근과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탄핵 찬성 측 시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서로 얼싸안았다. 한남동 관저 앞 해병대예비역연대 소속 참가자들은 샴페인을 터트렸다. 옆에서 함께한 시민들과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면서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는 이도 있었다.
-
윤석열 파면 거리에서 ‘122일’ 시민이 이겼다···광장에서 민주주의 지킨 10명의 시민 인터뷰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고 파면되기까지 122일간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지킨 것은 시민들이었다. 4일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에 시민들은 “이겼다”, “승리했다”며 환호했다. 윤 전 대통령이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고 정치권은 수습하지 못했지만, 그 사이 시민들은 앞으로 나아갔다. 대학생 김철규씨(26)는 “한국 사회를 가로막는 것은 많지만 시민들은 진보하고 있다”며 “4개월 동안 보여준 시민들의 헌신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특히 지난 한 달은 정국이 암담하고 불확실해 공포스러웠다”며 “그 과정에서 서로가 서로를 보면서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윤 전 대통령 파면) 집회에 참여하며 느낀 것은 시민들은 굉장히 높은 민주주의 의식과 비판 의식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정치가 광장을 닮아갔으면 좋겠다. 광장에서는 모두가 평등하고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의 발언에 귀 기울여 준다”고 말했다.
-
윤석열 파면 대통령 파면에 샴페인 터트린 시민들…윤 지지자들은 울며 귀가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4일 오전 11시22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인용하자 탄핵 촉구 참가자들은 “우리가 이겼다”며 환호했다. 기쁜 마음으로 미리 준비한 샴페인을 터트린 이들도 있었다. 탄핵을 반대하던 시민들은 애지중지하던 성조기를 바닥에 떨구며 실망하거나, 격분하기도 했다. 헌재의 탄핵 선고 직후 우려됐던 폭력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
4일, 헌법이 다시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운다 계엄 이후 불안의 밤 보낸 시민들 “연차 등 쓰고 선고 기념”일선 학교에선 수업 중 생중계 “민주시민교육에 도움 될 것”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멈춰 있었던 고통스러운 시간. 그 시간이 다시 흐를지 ‘4월4일 오전 11시’ 결정된다. 무장한 계엄군을 맨몸으로 막은 시민, 추운 겨울밤 남태령을 함께 넘은 농민과 여성, 소수자, 평범한 직장인, 그리고 어린 학생들까지 전국의 모든 눈이 헌법재판소로 향해 있을 것이다.
-
탄핵 선고 ‘디데이’에 뭐 하세요?···“출퇴근 얼마나 밀리려나” “역사적인 날 친구와 함께” “탄핵 선고 ‘디데이(D-day)’에 뭐 하세요?” 서울 종로구에 있는 회사에 다니는 김유안씨(27)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 선고 당일인 4일 재택근무를 한다. 김씨는 “고양이의 입양절이 공교롭게도 12월3일인데 지난해 그날부턴 시간이 멈춰있는 기분이었다”며 “집에서 늦게나마 파티할 예정”이라고 했다. ‘고양이 입양절 파티’를 하고 ‘탄핵 푸드’로 마라샹궈를 먹는 것이 그의 ‘디데이’ 계획이다. 평소 담백한 음식을 좋아하던 그는 ‘내란성 스트레스’ 때문에 지난 석 달간 식습관도 바뀌었다.
-
“재난 속 동물들도 고통 느끼는 존재”···산불 현장에서 동물 구조한 사람들 지난달 28일 화마가 마을 전체를 휩쓸고 간 경북 안동의 한 산골짜기 마을에 여전히 매캐한 연기가 차 있었다. 동물자유연대 활동가 정진아씨는 짧은 목줄에 묶인 채 밭은 숨을 내쉬며 꼬리를 흔드는 개 한 마리를 발견했다. 당시 상황을 떠올리던 정씨의 눈가엔 눈물이 고였다. 지난달 22일부터 정씨를 비롯한 동물자유연대 활동가 20명이 동물 구조를 위해 산청·의성·영덕·안동 등 영남지역 산불 피해 지역으로 향했다. 이들은 일단 대피소 주변을 돌며 불길에 도망치지 못한 동물의 수를 파악했다. 이후 화재 현장에서 화상 등을 입거나 외상이 없더라도 적절한 돌봄을 받지 못하겠다고 판단한 동물 20마리 이상을 구조했다. 구조엔 동물 종을 가리지 않았다. 지난달 31일 서울 성동구 동물자유연대 사무실에서 정씨를 만나 당시 얘기를 들었다.
-
앞글자만 읽으면 ‘동맹휴강 ○○○?’···윤 파면 촉구 위해 광장 가는 대학생들 서울의 한 대학 강의실엔 27일 오전 평소 수업 수강생의 절반만 앉아 있었다. 원래는 프랑스 철학 강의 시간이었지만 이날 수업의 주제는 ‘민주주의’였다. A교수는 기존 강의 내용이 아닌 ‘파리코뮌(1871년 파리 시민들이 세운 자치 정부)’ 얘기를 꺼냈다. 헌법재판소와 ‘남태령 대첩’도 언급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기 위한 정치적인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학생들에게 말했다. 2시간짜리 수업이었지만 A교수는 “오늘은 역동적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날”이라며 수업을 30분 일찍 끝냈다. 학생들은 박수로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