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라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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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의 세상 속으로 차별금지법과 극우 22대 국회에서 두 번째로 차별금지법안이 발의되었다. 차별금지법이 한시라도 빨리 제정되기를 기원한다. 최근에 차별금지법과 극우에 대한 발표를 하게 되어 극우와 파시즘에 대해 억지로 공부를 했다. 그리고 무지개행동과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 공동발간한 ‘극우리포트’를 열심히 공부했다. 요약하자면 극우와 파시즘은 민족주의를 표방하며 권위주의, 즉 ‘질서 잡힌 사회’를 이상화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여기서 질서란 수직적인 질서이다. 극우도 파시스트도 어떤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우월하며 그러므로 불평등한 사회가 자연스럽다고 믿는다. 벌써 여기서부터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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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의 세상 속으로 성에 대해 이야기하자 긴급전화 1366 상담원들이 과중한 노동과 화장실도 가기 힘든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1366은 성범죄 신고와 상담을 돕는 핫라인이다. 예전에 나의 지인이 스토킹을 당하고 있었는데, 신체적으로 위험한 상황에 처해서 나한테 다급하게 연락한 적이 있다. 나는 경찰에 신고하라고 했는데 지인은 몹시 망설였다. 그래서 1366은 신고가 아니라 상담이니까, 여기에 상담해 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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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의 세상 속으로 자화자찬 금지 12월3일과 그즈음 기간에 내란퇴치 1주년 기념 행사들이 여기저기서 열렸다. 이름을 말하고 싶지 않은 재수 없는 내란수괴의 불법적인 계엄령 선포부터 파면까지 길고도 추웠던 4개월은 ‘젊은 사람들이 예쁜 응원봉을 들고 나와 K팝 음악에 맞춰 거리를 빛으로 물들이며 독재를 타도했다’는 납작한 서사로 빨리도 요약된 듯하다. 세종호텔지부 해고자 동지들이 아직 거리에 있고, 고진수 지부장이 고공농성 300일을 맞이했고,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해고자들은 아직도 고용승계를 위해 싸우고 있고, 그 와중에 KBS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투쟁 다큐멘터리 <불탄 옥상> 2부 방영을 취소했고, A학교 성폭력사건 공익제보자 지혜복 교사는 700일째 거리에서 복직투쟁을 하는 중이고, 10월28일에는 베트남에서 온 25세의 뚜안님이 강제단속에 쫓겨 추락사했고, 49재가 지났건만 정확히 어떻게 왜 추락사에 이르렀는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고, 태안화력에서는 7년 전 김용균님의 죽음에 이어 김충현님이 똑같이 비정규직으로 똑같이 위험한 업무를 혼자 해내다가 산업재해로 사망했고, 광주 도서관 공사현장 붕괴참사와 울산 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붕괴참사 피해자는 한 명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아리셀 화재참사에서 원청의 책임을 묻는 항소심 재판이 아직도 진행 중이고,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은 그날의 진실을 알려줄 목격자 증언을 여전히 기다리고 있으며, 지난해 12월29일에 일어난 제주항공 2216편 참사 유가족들은 진실규명을 요구하며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삭발식을 거행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최근 투쟁만 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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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의 세상 속으로 정규직은 없다 기아 화성공장에 현대차·기아 회장과 국무총리가 온다고 해서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동지들이 아침 일찍 긴급 선전전을 했다. 마침 내가 서울에 있어서 연대하러 갔다. 출근 시간이라 차가 밀리고 누군가 접촉사고를 내서 차 두 대가 길을 막았고, 우여곡절 끝에 늦었다. 도착해보니 공장 북문은 벌써 경찰과 경비노동자들이 다 막고 청소노동자 김경숙 동지와 연대하러 온 이수기업 동지들이 경비인력과 한바탕 충돌을 겪은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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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의 세상 속으로 4세 고시? 아동학대에 관대한 나라 ‘서울의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에 올해 9월 초에 불이 났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인명피해는 없었고 불은 두 시간 정도 지나서 완전히 꺼졌다고 한다. 구룡마을에 처음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1925년이라고 하니 역사가 100년이나 된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올림픽 당시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살던 곳에서 쫓겨난 철거민들이 구룡산 자락에 무허가 건물을 짓고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구룡마을은 서울 최대의 판자촌 중 한 곳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2025년 SH공사에 소유권 이전이 완료되어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재개발을 거쳐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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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의 세상 속으로 함께 기후정의를 외치자 강릉 가뭄이 걱정되어 계속 소식을 살피다가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RAWRIS)을 발견했다. 여기서 전국 저수지와 담수호의 현재 저수량과 변화 추이까지 살필 수 있다. 이 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전국 평균 저수지 저수량은 평년 대비 97.2%다. 그러니까 올해는 저수량만 본다면 다른 해보다 물이 약간 적은 편이다. ‘가물었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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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의 세상 속으로 큰물 진 뒤 ‘큰물 진 뒤’는 최서해 작가(1901~1932)의 1925년 단편이다. 제목대로 마을에 큰 홍수가 나서, 주인공 윤호는 갓 태어난 어린 아들을 잃는다. 그리고 슬퍼할 틈도 없이 출산 직후 찬물에 휩쓸려 병이 난 아내를 돌보다가 막노동이라도 해서 돈을 벌려고 나간다. 그러나 노동 현장에서도 윤호는 “꺼드럭꺼드럭하는 서울말”을 쓰는 감독에게 폭행과 폭언을 당한다. 그리고 일당도 못 받은 채 쫓겨난다. 이렇게 윤호는 극한 상황에 몰려 어떤 결단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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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의 세상 속으로 우리에겐 사람만이 희망이다 지난 6월27일에 독일 보훔대학교 한국학과에서 번역 워크숍과 낭독회가 있었다. 한국학과 학생들이 한국 작가의 단편을 독일어로 번역해서 발표하는 행사다. 내 단편이 한국 문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번역하거나 연구할 만한 문학적 가치가 있는지는 여전히 모르겠지만 학생들의 실력은 엄청났다. 오전에학생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번역 워크숍 수업을 했고, 저녁에는 지역 주민들도 참가하는 공개 행사로 낭독회가 있었다. 굉장히 즐겁고 인상 깊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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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의 세상 속으로 차별, 사회 붕괴의 시작 지난 5월14일부터 18일까지 바르샤바 국제도서전에 참여했다. 주빈국이 한국이라 한국 작가님들이 대거 초청받았다. 나는 SF 분야에서 오랫동안 같이 활동해온 김보영 작가, 전혜진 작가와 함께 내가 사랑하는 폴란드에 갈 수 있어서 굉장히 기뻤다. 도서전은 성황이었고, 유달리 날씨가 나빴는데도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그리고 나는 전부터 가고 싶었던 바르샤바 퀴어박물관에 갈 수 있었다. 김보영 작가와 전혜진 작가도 내가 퀴어박물관에 간다니까 흔쾌히 같이 따라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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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기억할게요, 변희수 하사님 4월18일에 인천공항을 떠나 현지시간으로 같은 날인 4월18일에 미국 시애틀에 도착해 ‘필립 K 딕’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4월19일에 출국해 4월20일에 한국에 돌아왔다. 상은 못 탔다. 역시나 “불발” 기사가 언론에 보도되었지만 ‘불발 전문 작가’가 된 것에 별로 불만은 없다. 나는 최종 후보자 낭독회에서 단편 <그녀를 만나다>의 마지막 부분, “변희수 하사님을 기억합니다”라는 문장을 큰 소리로 읽기 위해 거기까지 갔다. 한국어판에는 따로 설명하지 않았는데 영어판에는 안톤 허 번역가가 ‘한국 최초의 공개적인 트랜스젠더 군인’이라는 설명을 넣어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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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부끄럽다, 이주노동자 ‘인신매매’ 4월이 왔다. 매년 4월16일에는 반드시 안산에 간다. 포항에 살게 되면서 물리적인 거리 때문에 세월호 관련 활동에 내가 원하는 만큼 자주 참여하지 못하게 된 점이 아쉽고 죄송하다. 대신 나는 다른 여러 가지 사안들을 접하게 된다. 최근에는 중앙아시아에서 온 이주노동자의 임금체불 문제와 관련하여 통역을 했다. 활동가님이 전화로 나에게 의뢰하면 나도 전화로 피해자분의 이야기를 듣고 상황을 활동가님에게 전달하는 간단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