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문
내부제보실천운동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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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최민희 논란과 청탁금지법의 경계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최민희 의원이 국정감사 기간 중 국회 예식장에서 열린 딸의 결혼식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최 의원은 “결혼식은 딸이 정한 일정이며, 본인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청첩장도 돌리지 않았다고 했지만, 피감기관에서 보낸 화환이 즐비했고 일부 기관에서는 축의금까지 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특히 직무 관련자로부터 적게는 20만원, 많게는 100만원의 축의금이 전달된 것으로 확인돼 청탁금지법 위반 논란이 불가피하다. 최 의원실은 “상임위 관련 기관·기업 등으로부터 들어온 축의금과 평소 친분에 비춰 관례를 넘은 금액의 축의금은 모두 반환하기로 했다”며 “명단 확인 뒤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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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모두가 반장이 되어보는 교실 민주주의 “반장 선거를 나갔던 기억이 없네요. 당시엔 교사가 마음대로 지목했어요.” 지난 9월4일, 대통령실에 초청된 한 어린이가 “대통령님은 반장 선거에서 떨어져보신 적 있으시냐”고 묻자 이재명 대통령이 이렇게 답했다. 1964년생인 대통령보다 네 살 아래인 나 역시 초등학교 4학년까지는 담임이 지명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드물게 투표가 이뤄지더라도,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속 장면처럼 담임의 뜻에 따라 1등이 아닌 아이가 반장이 되기도 했던 시절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투표로 반장을 뽑았고, 당시에는 성적 상위권 학생만 후보가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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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공익제보, 손가락이 아니라 달을 보는 일 “일을 잘 못해서 잘린 것이다.”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였던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갑질’ 의혹을 제기한 전 보좌진에 대해 유시민 작가가 한 말이다. 단순한 개인 의견이라 해도, 진보 진영에서 영향력을 가진 인사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무겁다. 무엇보다 이는 공익제보자를 공격할 때 흔히 쓰이는 전형적 프레임과 겹친다. 내부제보자는 ‘조직 부적응자’ ‘업무 태만자’ ‘인사 불만자’로 몰리고, “신고 내용 자체가 허위”라는 반격에 직면한다. 결국 신고자는 사회적으로 고립된다. 공익제보가 나오면 언제나 ‘그 사람이 문제였다’는 식의 말이 따라붙지만, 그것은 본질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개인의 흠결이나 능력이 아니라, 제보가 드러내는 내용이 사회적으로 필요한 진실인가에 있다.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손가락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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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당신은 정말, 부끄럽지 않습니까?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 지난 20일 종영한 드라마 <굿보이>는 극중 이름이 ‘윤동주’인 경찰 역을 맡은 주인공 박보검이 유흥업소로부터 뇌물을 받는 팀원들을 향해 단호하게 일갈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차명재산 의혹으로 사퇴한 민정수석, 표절 시비로 지명이 철회된 교육부 장관 후보자, 갑질 논란으로 형식상 자진사퇴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보며 이 대사가 더욱 또렷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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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이재명 정부, 겸허한 권력이 성공 열쇠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여, 인수위 없이 바로 임기를 시작한 상황에서도 내란 사태를 신속히 수습하고 국정을 정상화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지난 4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나타난 65%의 높은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이러한 초기 대응의 성과를 방증한다. 국회 절대다수 의석과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이라는 안정적인 기반을 확보한 이재명 대통령에게 그래서 더욱 ‘겸허’라는 단어를 전하고 싶다. <동백꽃> 소설가 김유정이 머리맡에 두고 곱씹었다는 이 단어는 권력을 대하는 가장 단단한 품격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