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옥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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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한·중관계를 다시 점검해볼 때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두 차례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를 성숙화하고 양국관계의 전면적 복원을 선언했다. 특히 한국은 남·북·중 협력의 창의적 방안을 제안하면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요청했고, 중국도 ‘세 척 얼음은 한 번에 얼지 않는다’고 에둘러 말했지만, 호의적으로 반응했다. 특히 한·중 정상회담 직후 중국은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 무단으로 설치한 고정 구조물 하나를 PMZ 밖으로 이동시켰고 한국 게임의 판호(게임서비스 허가권)를 추가로 발급하기도 했다. 또한 양국 국민의 민생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상호 출입국 절차의 간소화를 통해 인적 교류의 물꼬를 트면서 부정적 상호인식도 개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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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한반도 평화공존의 좁은 공간 미·중 정상회담, 중·러 정상회담 직후 시진핑 주석이 7년 만에 북한을 방문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건설적 전략안정관계’를 제시하면서, 상대를 굴복시킬 수 없다면 협력하고 휴전하자고 했다. 중·러 정상회담에서도 미국의 패권주의, 일방주의를 겨냥하면서 유엔의 권위를 보호하자고 합의한 데 이어 북한을 방문해 양국관계를 정상화해 지역 질서를 다시 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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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미·중 정상회담이 남긴 외교 과제 지난해 10월 말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중국 정상이 마주 앉았다. 당시 미국은 관세로, 중국은 희토류 수출통제로 맞서며 일종의 휴전을 선택했다. 이는 오랫동안 미국이 독점하던 ‘무기화된 상호 의존’의 체제가 해체된 것을 의미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9년 만에 중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열었으나, 핵심 쟁점에 대한 대타협 없이 상호 관세 인하 프레임워크와 무역투자위원회 신설 등 소통을 이어가기로 한 합의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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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미·이란 종전 이후 두 개의 협상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국면에서 중국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이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규탄하고, 우방국인 이란의 항행의 자유를 막는 행동도 비판했으며, 걸프 연안 국가에 중동특사를 파견하는 등 적극적 중재 외교를 하고 있다. 여기에는 미·이란 전쟁 이후 다극 질서 구축을 위한 전략 구상이 깔려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힘겨루기와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의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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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이란전쟁발 한반도 복합위기 대처법 미국은 ‘임박한 위협’을 빌미로 이란에 대해 선제공격(preemptive war)을 감행했다. 그러나 이 전쟁은 명분, 국내외 지지, 출구전략도 없는 국제법을 위반한 예방전쟁(preventive war)으로 비판받고 있다. 실제로 유럽을 비롯한 미국의 주요 우방도 이 전쟁이 누구를 위해 무엇을 목표로 삼고 있는가를 묻고 있다. 미국의 공습은 이란 군사력 파괴라는 애초 의도와 달리 핵심 에너지 및 핵 시설을 파괴했고 동맹국에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 파견을 요청하는 등 확전도 불사하고 있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이란도 걸프 연안 국가의 에너지 산업기반을 파괴하고 수송로를 봉쇄하면서 ‘시간의 정치화’로 대응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 전쟁은 이란의 체제 변화도, 핵물질 제거도 없이 장기 저강도 전쟁으로 빠질 수 있다. 이미 세계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고 일상과 미래산업에 필수적인 부품, 소재, 광물의 공급망 생태계도 크게 교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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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한반도 평화와 미·중 정상회담 활용법 4월 초 미·중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진입하면서 양국이 회담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만에 대한 대규모 무기 판매를 재고하는 한편, 중국 첨단기업에 대한 제재도 일부 보류하기 시작했다. 중국도 광물자원 공급망 안정화, 대규모 미국 상품 구매 리스트를 작성 중이다. 2월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 부과는 위법이라고 판결했으나, 이에 대해 중국은 ‘잘못된 관행’이었다고 비난 수위를 조절했다. 이처럼 미·중 양국은 정상회담을 국내 정치 기반을 강화하는 데 선택적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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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세력권 부활과 한국의 ‘신생존방식’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미국발 뉴스를 보면 우리가 알던 미국이 맞나 싶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공약인 불법 이민자 대량 추방을 위해 특정 지역을 군사작전 하듯 휩쓸며, 열성적 지지층만을 향한 극단의 정치를 밀어붙이고 있다. <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지는가>를 쓴 스티븐 레비츠키와 루칸 웨이는 현재 미국이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단계를 넘어 이미 붕괴하는 과정에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칼 슈미트의 비상 상태를 빙자해 법치의 예외를 주장하는 ‘권력행사이론’에 대입해도 어색하지 않다. 백악관 홈페이지에 걸렸던 ‘까불면 죽는다(FAFO)’ 포스터는 최소한의 위선마저 던져버린 오늘날 미국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보면 미국 우선주의도 국가를 사유재산처럼 다루는 트럼프 우선주의의 다른 이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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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한·중 정상회담과 남북 ‘평화공존’의 길 새해 초 한·중 정상회담이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열릴 분위기다. 지난 11월 초 7년 만에 한·중 정상회담을 개최한 지 두 달 만이다. 왜 이 시점인가? 양국 간 새로운 현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중국이 서둘러야 할 이유도 없었다. 이것은 우리가 4월 미·중 정상회담과 그 계기에 북·미 접촉을 염두에 두고 중국이라는 기회의 창을 열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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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한반도판이 흔들릴 때를 대비하는 법 지난 11월17일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팩트시트(설명자료)와 한·미 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이 발표된 후, 북한은 며칠 뜸을 들인 후 ‘변함없이 적대적이려는 미·한 동맹의 대결 선언’ 제목의 날 선 논평을 냈다. 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아니라, 조선중앙통신 논평 형식이라는 점에서 수위를 조절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북한이 대화의 문을 잠근 상태에서 당분간 남북관계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게 되었다. 이러한 북한의 행동은 유리한 국제전략적 환경을 조성했고 전략적 지위도 변했다는 자신감의 발로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4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밝히며, ‘전략적 관망’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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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한·중관계의 변곡점, APEC 활용법 단극체제가 무너지고 동맹 질서가 변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현실에 발을 딛고 기민하게 움직이면서 최대한 전략적 자율성의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경주에서 개최될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는 ‘우리가 만들어 가는 지속 가능한 내일’을 주제로 여는 다자협력체지만, 시선은 온통 미·중, 한·미, 한·중, 한·일 정상회담을 비롯한 양자외교에 쏠려 있다. 더욱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서 개최되는 대형 외교무대라는 점에서 국익중심 실용외교의 실력을 가늠하는 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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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한반도 평화 위한 미·중관계 활용법 중국은 9월 초 중국 톈진과 베이징에서 각각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와 전승절(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행사를 개최했다. 이를 계기로 ‘시진핑 변곡점’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여기서 중국·인도·러시아 사이의 대국 연합과 북·중·러 협력강화로 반서방 전략을 본격화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의 전방위적 봉쇄에 ‘끝까지 가보자’라고 결의를 다지면서도, 종합국력의 한계가 뚜렷한 상황에서 ‘서방 대 반서방’ 구도 대신 ‘서방 대 비서방’ 구도를 만들어 미국의 리더십 공백을 파고들고자 했다. 여기서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를 제기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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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중국 ‘주변’ 전략 속 중심성 찾으려면 중국은 육상 14개국, 해상 6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다른 강대국과 달리 역사적으로 국경과 영토 문제에 민감했고, ‘주변’ 관리는 국가 대전략의 중요 목표 중 하나였다. 더구나 미·중 전략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주변 외교를 강대국 외교와 대등한 수준으로 격상해 세계 전략의 교두보를 구축하고자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논의 국면에서 시진핑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 통화해 양국의 결속을 재확인하면서 미·러 협력이 중국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려 했다. 또한 2020년 히말라야 분쟁 지역에서 무력 충돌 양상을 보인 지 5년 만에 중국은 인도와의 관계 개선에 합의했다. 특히 러시아산 원유 구입을 지속한다는 이유로 미국이 인도에 50% 초고율의 보복관세를 부과하자, 8월19일 중국은 기다렸다는 듯 인도와 안정적 국경 관리와 국경무역 시장 개설 등 10개항 합의문을 발표했다. 8월31일 중국 톈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에서 러시아 대통령과 인도 총리가 만나고, 이어 9월3일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 톈안먼 열병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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