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관철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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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사장님, 재난지원금 받으셔도 됩니다” 기업체 고위 임원 ㄱ씨는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100만원을 받을지 목하 고민 중이다. 그의 심내는 편치 않아 보였다. 본인 의사를 밝히는 대신 이렇게 말했다. “아내는 그러더라고요. 세금을 많이 내고 있는데…라고요.” 대통령부터 정부·여당 고위 인사들까지 재난지원금 기부 사실을 ‘공개적으로’ 전파하는 상황에서 그가 흔쾌히 100만원(4인 가구 기준)을 받기는 쉽지 않을 듯싶다. 1년에 내는 세금이 족히 1억원을 넘는 그에게 100만원은 큰돈이 아닐 게다. 말은 안 했지만 그가 정부나 사회로부터 자신의 기여가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 혹은 상대적 박탈감에 서운함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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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큰 정부’ 성공의 조건 “정부가 땅을 파서 지폐를 묻을지언정 손을 놓고 있어선 안된다. 사업가가 돈을 파내려고 노동자를 고용하면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소비가 늘 것이니 말이다.” 1930년대 대공황 당시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정을 풀어야 한다고 주창하면서 위기 탈출에 기여했던 경제학자 케인스의 말이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위기를 맞아 각국 정부들은 케인스의 말을 따르듯 개입을 강화하고 있다. 미적대지 말고 최대한 빨리 많은 돈을 풀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충고이기도 하다. 마치 국가가 코로나19 재앙에서 시민을 건져줄 구세주가 된 것 같다. 시민들은 위기 앞에서 정부에 기댈 수밖에 없고 한국처럼 중앙집권적 전통이 강한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작고 효율적인 정부 대신 큰 정부 시대가 도래한 느낌이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이에 적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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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길에서 코로나19가 보내는 신호와 잡음 구분해야 경제에서는 ‘신호’(Signal)와 ‘잡음’(Noise)을 구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신호는 의미 있는 유용한 정보이고, 잡음은 걸러내야 할 의미 없는 정보로 이해하면 큰 무리가 없을 듯하다. 이를 정부의 정책당국자들에 적용하면 ‘시장이나 시민들이 발신하는 신호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고, 오독하면 정책은 뒤죽박죽되며 신뢰 저하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코로나19를 둘러싼 최근의 마스크 대란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번처럼 특정 정책을 두고 대통령의 사과가 반복된 사례는 매우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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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길에서 ‘위드 차이나’, 힘들지만 가야 할 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신종 코로나) 사태는 우리에게 ‘중국은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중국인 혐오 논란, 보수세력의 뿌리 깊은 반중 정서 등 우리 사회가 중국을 바라보는 인식의 균열이 두드러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에서 중국의 위상이 새삼 확인되면서 각국은 신종 코로나를 차단하기 위한 대응 수위 마련에 고심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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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길에서 새로운 10년,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경제 누구나 희망을 품고 새해를 시작하지만 먹고살기 고달픈 민초들은 올 한 해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 앞선다. 차가운 경제민심을 위정자들도 모를 리 없을 게다. 한 회사원은 “2020년에는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기업들을 흔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리스크 관리가 올해 산업계의 화두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나라 안팎으로 11월 미국 대선, 4월 21대 총선이란 굵직한 정치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총선 결과에 따라서는 문재인 정부의 레임덕(lame duck·권력누수)이 확연해질 수도 있어 올 한 해 우리 경제는 그야말로 예측불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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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길에서 “KT, 누구 겁니까” ‘낙하산으로 갈 수 있는 최고의 자리’ ‘정권이 바뀌면 바람 앞 등불 신세’ ‘논공행상의 대상’…. 통신업계 맏형으로 불리는 KT 회장 자리에는 이런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2002년 완전 민영화 후 정부 지분이 0%인 회사지만 기이하게도 정권 차원의 후원 없이는 오르기 힘든 자리였다는 뜻이다. KT가 이런 오명을 벗어던질 수 있을까. 현재 진행 중인 황창규 회장 후임 선출 과정에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KT처럼 ‘공민기업(공기업에서 민영화된 기업)’인 포스코 역시 선출 과정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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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길에서 문재인 정부, 과연 재벌의 늪에 빠진 걸까 지난 14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시안(西安)에 있는 삼성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다. 중국 총리가 자국 내 한국 공장을 방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미·중 간 경쟁은 결국 기술패권 경쟁이고, 중국이 과학기술 발전을 통한 혁신주도성장에 올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행보를 해석할 수 있다. 기술력에서 중국이 한국에 뒤처진 분야는 사실상 메모리 반도체 분야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중국의 기술력이 올라왔다는 게 산업전문가들의 분석이고 보면, 한국 반도체산업을 따라잡으려는 중국의 의지를 읽기에 충분하다. 중국의 반도체 기업에 던지는 분발의 메시지가 담겨 있음도 분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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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길에서 민본을 망각한 3류 정치 경제에서 지나친 비관론은 자기실현적 예언이 될 수 있다. 경제주체들이 실제보다 경제를 안 좋게 볼 경우 경제가 예상보다 안 좋게 굴러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사회 전체적으로 ‘조심성 있는 낙관론’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있다. 물론 과도한 비관론이 경계 대상이긴 하나 한국 경제를 둘러싼 위기론에는 정치권과 정부가 귀 기울여 들어야 할 고언이 꽤 있다. 예컨대 성장잠재력 확충과 경제주체들의 역동성 회복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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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관철의 경제 단상 불매운동과 타인의 선택권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국내에서 일제 불매운동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을 때 불길한 전조가 아닐까 했다. 반일 감정의 광풍에 휩쓸려 민족주의 바람이 비이성적 양상으로 흐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였다. 일부 경제전문가들도 냉정한 대처를 주문했다. “일본의 상식 있는 사람들까지 적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감정적 대응이 오히려 일본의 우파에 힘을 보태줄 것이다” 등의 이유가 거론됐다. 일본의 수출산업이 부품·소재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소비재에 치중한 불매운동은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주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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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관철의 경제 단상 ‘쿨’한 재벌, 들불처럼 번지길 “사회가 지속 가능해야 회사도 지속 가능할 수 있고, 개인의 행복도 담보될 수 있다.”(최태원 SK 회장) “좋은 일 하는 기업이라는 공감을 고객, 임직원, 협력업체, 사회공동체로부터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신동빈 롯데 회장)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데 기여하는 것이 기업의 올바른 길이다.”(최정우 포스코 회장) 최태원 회장을 필두로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재벌, 대기업 회장들이 최근 연달아 던진 이 같은 발언들은 기업의 존재이유를 생각하게 한다. 물론 발언의 현실화 여부는 두고봐야 한다. 제도를 통한 행위의 규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그럴듯한 수사에 그칠 것이라고 평가절하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시기에 이들의 발언을 주목할 수밖에 없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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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관철의 경제 단상 ‘안미경미’ 논리를 경계한다 “하는 데까지 해보고요. 화웨이 이슈 대응에 책임지라고 하면 쿨하게 인정하고 집으로 가려고 합니다. 모든 걸 내려놓고 일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 중국 화웨이와 거래하는 국내 IT기업 임원이 전해온 카톡 메시지다. 화웨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은 이렇게 국내 기업을 옥죄고 있다. 화웨이 제품을 쓰는 기업이란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행여 미국 정부에 밉보이는 건 아닌지, 눈치만 보다 미·중이 휘두를 칼날에 훅 가는 건 아닌지, 중국에 반감을 가진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지는 않을지 노심초사하는 기업이 이곳만은 아닐 것이다. 중국 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중국 내 한국 기업 관계자들을 불러 미국의 대중 보이콧에 협조하지 말라는 경고를 내렸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지만 해당 기업들은 속사정을 털어놓지 못한 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경제논리가 우선해야 할 기업들로서는 미·중 분쟁이 야속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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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관철의 경제 단상 재벌 3세여, 클러치 능력을 키워라 스포츠 경기에서 승패가 갈릴 수 있는 결정적 순간을 ‘클러치(Clutch) 상황’이라 부른다. 미 프로농구(NBA) 스타였던 레지 밀러는 클러치 상황에서 3점슛을 성공시켜 경기 흐름을 뒤집는 것으로 유명했다. 1995년 5월8일 뉴욕 닉스와의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8.9초 동안 8점을 몰아넣으며 대역전극을 만들었고, 이후 밀러가 4쿼터에 펄펄 나는 모습을 두고 사람들은 ‘밀러 타임’이라 불렀다. 축구 등 다른 경기에서도 고비에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선수들이 스타 대접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