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새벽
민음사 편집자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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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를 2월은 총회의 달 세 가지 시민단체에 가입해 있다. 상근직이나 임원은 아니지만 보통 소식지로 동향을 파악하고 관심 있는 행사가 있으면 참여한다. 월말에 회비가 차례로 빠져나갈 때 소속감을 느낀다. 2월은 총회가 많은 달이다. 지난해 활동을 점검하고 예산안을 심사한다. 2월에 주로 하는 이유는 전년도 회계를 마치고 새해 계획을 발표하기 알맞은 시점이라 그런 것 같다. 시민단체에 총회는 설 명절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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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를 콘텐츠 시대의 자기 수양 사람이 콘텐츠가 되는 시절이다. 일반인 PD가 방송인이 되어 ‘연반인’으로 불리고 소셜미디어에서 인플루언서가 활약한다. 유튜브에서 보통 사람이 갑자기 알려지며 수익을 올린다. 콘텐츠에 대해 소비자 입장은 단순하다. 재미있는가 재미없는가. 1초 만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다음으로 넘어간다. 쏟아지는 콘텐츠 속에서 까다로운 소비자가 된다. 이런 시절에 나도 콘텐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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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삶 모임을 끊은 사람에게 소설가 이미상은 모임에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2022년 첫 책 <이중 작가 초롱>이 크게 주목받은 다음 해에 이렇게 썼다. “스스로 든 모임에 깊이 몰두하는 편이기에, 바로 그렇기 때문에, 아무 데도 안 나간다.” 모임에 집착하면서도 안 나간다니. 그와 모임에서 만날 기회가 박탈된 느낌이었다. 모임이 많은 연말이다. 12월에 나는 송년회에 네 번 갔다. 편집부 송년회, 시민단체 송년회, 독서모임 송년회에 친구가 속한 단체 송년회도 다녀왔다. 이달에 잡지 못한 모임은 신년회로 기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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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삶 주말여행의 아름다움 나에 대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꽉 찼다. 내 명예에 흠집이 났다는 생각에 몰두하고 있다. 불안하고 화가 나서 주변은 안중에도 없다. 문득 창밖에서 기척을 느낀다. 황조롱이 한 마리가 활강하는 것을 발견한다. 자아는 자취를 감추고 이제 황조롱이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다시 돌아와서 본 내 문제는 덜 중요해 보인다. 이것은 철학자 아이리스 머독이 든 일화다. 내면에 갇힌 현대인이 자연을 통해 변화하는 순간을 묘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책 저책에서 인용되는 이 일화를 읽을 때 나는 심드렁했다. 아니, 새 한두 번 보나. 새를 보며 깨달음을 얻는다는 게 인간 중심적이라고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