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홍구
작가
최신기사
-
중얼거리는 사진 한 장 따뜻한 밥 한 끼 날이 춥다. 너무 춥다. 처음 서울에 왔던 1984년, 영하 18도의 겨울밤이 떠오른다. 초등학교 교사를 그만두고 다시 학생이 되어 교사 시절 모은 돈 몇푼을 들여 운영하던 화실의 모든 물이 얼어붙어 마실 물조차 없던 겨울. 건물주가 화실에 더 이상 세를 주지 않겠다는 바람에 화실을 접은 뒤, 서교동 어느 차고 두어 군데 세를 살다 다시 근처 어느 집으로 세를 들어갔다. -
중얼거리는 사진 한 장 청와대와 도망자 대통령실을 다시 청와대로 옮겼다. 잘한 일이다. 청와대라는 이름을 처음 안 것은 어린이 잡지 ‘어깨동무’에서였다. 그 잡지는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에 매달 한 권씩 배달돼 왔는데 가끔 당시 대통령 아들의 모습이 실렸다. 청와대 잔디밭에서 대통령인 아버지와 축구를 하는 모습, 진돗개와 놀고 있는 모습, 수업 시간에 손을 번쩍 든 사진들이 실려 있다. 사진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대통령 아들은 저 먼 어느 딴 세상 사람 같았다. -
중얼거리는 사진 한 장 병오년, 1966~2026 붉은 말의 해라는 병오년이 되었다. 60년 전인 1966년도 같은 병오년이었다. 그때 나는 전라남도 신안군에 있는 작은 섬의 초등학교 분교 5학년이었다. 이상하게도 그해가 병오년이었다는 사실만은 또렷이 기억난다. 이유는 알 수 없다. 또 하나 떠오르는 것은 그해를 ‘더 일하는 해’로 저 높은 곳에 있던 누군가가 명명했다는 사실이다. 그 전해인 1965년은 ‘일하는 해’였다. 박목월 시인이 작사했다는 “올해는 일하는 해 모두 나서라”로 시작하는 노래도 있었다. 우리는 그 노래를 학교에서 배웠고, 동네 스피커에서도 간간이 들려왔다. 지금도 그 노래의 멜로디가 기억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