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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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헌법적 순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현행 헌법이 시행된 지도 어느덧 40년이 흘렀다. 제헌 이후부터 1987년 헌법 이전까지 비슷한 기간 동안 여덟 차례 개헌을 경험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지금의 헌법 체제 안정화는 고무적이다. 잦았던 개헌이 대부분 권력에 대한 반민주적 야욕을 배경으로 했기에, 시민혁명의 결실인 1987년 헌법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은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전보다 공고해졌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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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미국의 위기, 헌법의 위기 이란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갑작스러운 공습이 벌써 두 달 전의 일이다. 수뇌부 암살과 주요 시설의 파괴를 목표로 한 선제타격으로 시작한 전쟁은 이제 종전 협상의 단계에 이르렀다. 그간 수많은 희생자를 낸 참혹한 전쟁의 중심에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있다. 한낱 리얼리티 쇼처럼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쟁을 지휘하며 그는 전장과 언론보도를 지배해왔다. 관세 부과를 통한 무역전쟁을 넘어 실제 전쟁까지 벌이며 월경(越境)과 주권 침해를 일삼는 그로 인해 국제사회에는 패권국인 미국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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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사법통치를 넘어 사법개혁으로 ‘정치의 사법화’의 대표적 연구자인 허슐은 정치적 난제들이 사법부에 의해 결정되는 현상의 전 세계적 유행을 지적한다. 분점정부 출현으로 인한 정치적 교착상태의 반복, 정치기관의 무능과 책임 회피, 사법권한의 확대 등이 그가 꼽은 현상의 원인이다. 특히 현상의 부정적 결과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는 조어인 ‘사법통치(Juristocracy)’는 그의 논의의 핵심이다. 현상의 잘못된 종착역에는 민중(Demo)이 아닌 법조인(Jurist)과 법원에 의한 통치, 그리고 사법의 정치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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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관세 판결과 내란죄 판결에 대한 단상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에 대한 연방대법원 판결이 마침내 내려졌다. 그동안 보수 우위의 연방대법원이 행정명령을 통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어젠다 실현에 대체로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관세 유지 판결이 예상되기도 했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관세 부과의 근거로 제시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하고 있지 않다며 상호관세를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판결의 후폭풍도 거세다. 한편에서는 천문학적 규모의 환급 소송이 제기되고, 다른 한편에서는 무역법 조항에 근거한 새로운 관세 부과 계획이 발표되는 등 글로벌 경제는 극도의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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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망가진 인권위, 무너진 독립성 올해 국가인권위원회는 노동인권 문제를 중점적으로 살필 모양이다. 연초에 열린 전원위원회에서 돌봄 노동자와 새벽배송 노동자의 인권 문제, 그리고 인공지능(AI)이 노동인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를 업무계획에 포함하기로 논의했다고 한다. 노동에 대한 논의에서조차 사각지대에 위치한 소외노동자들을 보호하고 인공지능으로 인한 노동환경 변화의 맥락에서 노동인권을 심도 있게 고찰하겠다는 계획은 시의적절해 보인다. 다만 걱정은 지금의 인권위가 노동인권을 포함해 우리 사회 소수자들의 다양하고 절실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들을 보듬을 수 있을 정도로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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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이제는 법원의 차례다 새로운 한 해가 밝았다. 선출된 권력이 감히 주권을 침해하고 헌정을 유린하려 한 역행적 계엄으로 시작부터 혼란스러웠던 2025년과 비교하면, 감개무량한 세초의 나날이다. 빛의 혁명을 완수하고자 애써온 국민 모두의 헌신과 용기에 힘입어, 밝지만은 않은 국내외 여건 속에서도 대한민국은 훨씬 더 나은 환경에서 내일을 이야기하며 2026년을 맞이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조선 산업의 성장, K콘텐츠의 확장, 그리고 지방선거를 통한 정치 지형의 변화까지 새로운 미래를 그리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중요한 과업이 있음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가 불과 1년여 전, 망국적 위기 상황을 경험했고, 그에 대한 법적 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