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기
국립부경대 HK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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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삶 잉여일 때는 몰랐던 것들 2000년대 후반, 네이트온 메신저로 친구들에게 “너 지금 뭐해?” 물으면 이런 답이 곧잘 돌아오고는 했다. “나? 지금 잉여야!” 청년 실업자 문제가 화두였고, 온라인상의 이른바 잉여 문화가 시대의 청춘을 향한 걱정을 일으키기 시작하던 때였다. 하지만 그런 진지한 비평과는 무관하게, 당시의 대학생들은 잉여라는 단어를 그저 지금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시간이 비어 있다는 뜻으로 흔히 사용했다. 직접 돈을 버는 노동이나 학교 과제, 시험 공부 등을 하지 않으면 그 모든 것이 영화 보기나 덕질, 인터넷 같은 대부분의 취미 활동까지 잉여의 범주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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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삶 단순한 딸깍 바야흐로 ‘딸깍’의 시대다. 생성형 AI가 거의 생활필수품이 된 시기에 대학 강사 일을 시작했고, 나에게는 AI가 쓴 글을 판별해내는 능력과 직업적인 의심병이 남았다. 그것 또한 AI인 AI 표절률 검사기보다 내 직감이 더 정확하다는 믿음이 생길 정도다. AI가 쓴 문장을 너무 즉각적으로 눈치채다보니, AI와 함께 글을 쓴 인간 공저자 대신 내가 부끄러움에 휩싸이는 일이 잦다. 정치인이나 정치평론가가 올린 장문의 글, 중요한 정책 토론회의 토론문, 심사위원으로서 읽기 시작한 대상 논문 초록과 본문 등 곳곳에 비인간의 흔적이 입혀져 있다. 몇몇 교강사가 학생의 수업 과제가 뛰어나다며 SNS에 긁어다 게시하기도 하는데, “선생님, 이거 AI잖아요”라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해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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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삶 청년의 노동과 수치의 한계 최근 지역의 청년 일자리 문제와 관련한 한 작은 간담회에 참석했다. 발표를 듣던 한 주요한 청중은 ‘그런데 청년 고용률은 몇년 전부터 상승 추이에 있지 않으냐’고 물었다. 단순히 통계 추이를 사실 확인하고자 한 질문일 수 있지만, 참석한 전문가들은 고용률 상승이 꼭 일자리 문제가 해소되어가고 있다는 근거는 아닐 수 있음을 설명하기 위해 꽤나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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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삶 곧 지방선거, 청년의 표를 얻으려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시계가 바삐 돌아가고 있다. 언젠가부터 선거철에 늘 회자되는 이름이 다름 아닌 청년이다. 선거 기간이면 ‘청년’ ‘세대’와 같은 단어들이 평소보다 유의미하게 더 많이 신문지면에 등장한다. 청년에 관한 관심은 이들이 스윙보터라는 사실로부터 출발한다. 사회통합실태조사에서 지지정당이 있다고 답한 20대 연령층의 비중은 2014년 기준 20.9%로 이미 낮았으나, 2024년 13.8%까지 떨어져 정치적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청년층의 투표율은 지난 15년 정도 사이에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투표장에는 나올 것이지만 마음을 완전히 굳히지 않은 유권자들이 집중되어 있으니, 청년은 분명 노려볼 만한 전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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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삶 모두의 청년정책 정부는 지난달 26일, 제2차 청년정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2026년부터 2030년까지의 청년정책 추진 방향을 설정하는 문서다. 이 계획에는 ‘모두의 청년정책’이라는 키워드가 강조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모든 사람에게 원활한 성인 이행이 보장되기를 바라는 입장에서 반가운 단어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모두의 청년정책’이 대체로 정책 공급의 양적 확대라는 맥락에서만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모든 부처가 청년정책 공급에 참여하겠다는 것, 저소득층이나 취약 청년, 대학생 중심으로 추진되었던 정책을 일반 청년으로 지원 확대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