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 쏴서 드론 잡는 ‘드론 인터셉터’…“프로펠러 꼼짝 마”

이정호 기자
그물 쏴서 드론 잡는 ‘드론 인터셉터’…“프로펠러 꼼짝 마”

리투아니아 연구진
소형 요격용 무인기 개발

저비용 고효율 강점
하늘 보안관 역할 기대

방탄복을 만드는 질긴 재질의 섬유로 짠 그물을 적의 드론(무인기)에 뿌리듯이 투척해 요격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그물을 뒤집어쓴 드론은 프로펠러 회전이 완전히 멈추면서 땅으로 추락한다. 레이저 같은 복잡한 무기를 쓰지 않아도 정찰이나 공격을 위해 다가오는 적 드론을 막을 방법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과학 매체 뉴아틀라스 등 외신은 리투아니아의 엔지니어인 알렉세이 자이체프스키가 이끄는 연구진이 적 드론을 효과적으로 잡을 수 있는 요격용 드론인 ‘드론 인터셉터(사진)’를 개발했다고 최근 전했다.

드론 인터셉터는 중량에 비해 모터의 출력이 매우 크다. 벌새처럼 민첩하고 빠르게 움직인다. 인터넷에 공개된 비행 영상을 보면 목표물을 발견하면 빠르게 이륙해서 순식간에 하늘을 가르며 이동한다. 프로펠러가 4개 달렸고, 가정용 커피머신 정도로 크기가 작다.

드론 인터셉터가 가진 진짜 특징은 탑재한 무기에 있다. 케블라 섬유로 짠 그물이다. 케블라는 미국 듀폰사가 1971년 개발했는데, 튼튼하고 질긴 데다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난 인공 섬유다. 같은 굵기라면 강도가 강철보다 5배나 높다. 이 때문에 방탄복이나 방탄모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드론 인터셉터는 케블라로 만들어진 이 그물을 요격 대상이 되는 적 드론에 던지듯이 발사한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드론 인터셉터는 적 드론 아래로 들어가 로켓을 발사하듯 그물을 하늘 방향으로 쏘아 올린다. 사정거리는 4~5m 내외다. 발사된 그물은 한 변이 2m 내외인 사각형 모습으로 전개된다.

적 드론은 그물에 프로펠러가 뒤엉키며 즉시 추락한다. 질긴 케블라 섬유로 만든 그물을 프로펠러의 회전력이 당해낼 재간은 없다.

드론을 잡기 위해 최근 세계 각국에서 가장 주목하는 무기는 레이저다. 함정이나 차량에 배치해 적 드론이 접근할 때 쏜다. 동체나 엔진을 손상시키면서 추락을 유발한다. 하지만 레이저 무기에는 첨단 기술이 필요하다. 레이저 자체는 한 번에 1000원 정도의 비용으로 재발사할 수 있지만, 개발과 생산 비용이 만만치 않다. 파괴력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레이저 무기 개발에 1조원 이상 쓰는 나라도 있다.

하지만 자이체프스키가 이끄는 연구진이 만든 드론 인터셉터는 구조가 매우 간단하다. 정확한 드론 값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레이저를 비롯해 다른 요격용 무기보다 가격이 낮을 가능성이 크다. 연구진은 지상을 순찰하는 차량에 이 드론을 여러 대 싣고 다니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통제구역에 들어온 적 드론이 눈에 띄면 차를 세운 뒤 발사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뉴아틀라스를 통해 “드론 인터셉터는 1~2년 뒤 상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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