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화성에 무시무시한 ‘성탄절 선물’…“운석 충돌로 규모4 지진”

이정호 기자

NASA “충돌구 아래 땅 속에서 얼음도 발견…유인탐사 때 활용 가능성”

화성 적도 부근의 아마조니스 평원에 생긴 운석 충돌구. 화성 정찰 궤도선(MRO)이 촬영했으며, 충돌구 지름이 150m에 이른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화성 적도 부근의 아마조니스 평원에 생긴 운석 충돌구. 화성 정찰 궤도선(MRO)이 촬영했으며, 충돌구 지름이 150m에 이른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지난해 크리스마스 전날, 화성에 운석이 떨어져 규모4의 지진을 유발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운석의 낙하 충격으로 생긴 충돌구 아래에선 다량의 얼음이 발견돼 향후 화성 정착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해 12월24일 화성의 적도 부근에 있는 ‘아마조니스 평원’에 운석이 떨어져 지름 150m, 깊이 21m짜리 충돌구가 생겼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파편 일부는 충돌 지점에서 37㎞ 떨어진 곳까지 날아갔다.

운석이 충돌한 곳의 사진은 화성 상공을 돌고 있는 관측용 인공위성인 ‘화성 정찰 궤도선(MRO)’이 찍었다. 운석이 지면과 부딪치며 만든 지진파는지상 탐사장비인 ‘인사이트’가 감지했다. 처음에 과학자들은 화성에서 생긴 지진파의 정확한 원인을 몰랐지만, MRO가 찍은 사진을 지속적으로 분석해 최근 이유를 알아냈다.

NASA는 운석 크기가 5~12m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정도 크기의 운석이 지구로 들어온다면 대기와의 마찰 때문에 타버려서 지상에 충돌구를 만들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화성 대기의 밀도는 지구의 1% 불과해 이런 운석을 막아내지 못했다.

NASA는 이번에 화성에 생긴 운석 충돌구와 관련해 “인간이 우주 관측을 한 이래 발생한 운석 충돌구 중 규모가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운석 충돌구는 태양계 행성이나 위성에서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지만, 모두 만들어진지 오래됐다.

운석 충돌구를 시각적으로 확인하기 이전에 지진을 감지한 탐사장비인 인사이트는 지진계와 토양 열 측정기 등을 갖춘 고정식 장비다. 주임무는 지질 탐사다. 바퀴를 장착하고 돌아다니는 자동차형 장비인 ‘퍼서비어런스’가 주로 화성의 표면을 관측하며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것과는 다르다.

인사이트는 2018년 화성에서 임무를 시작한 이래 1318번의 지진을 감지했다. 운석 충돌로 인한 지진까지 포함한 숫자다.

인사이트는 앞으로 6주 이내에 정지할 것으로 NASA는 보고 있다. 전기 동력을 만드는 태양 전지판에 먼지가 수북이 쌓이면서 에너지를 만드는 능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에 생긴 운석 충돌구로 인해 화성 적도의 지하에 잠들어 있던 얼음을 확인했다고 NASA는 설명했다. 운석이 부딪치며 땅을 헤집는 바람에 얼음이 노출된 것이다. 화성 적도에서 얼음이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화성 적도에 얼음이 있다는 사실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적도는 화성에서 가장 따뜻한 곳이다. 일교차가 심하긴 하지만, 여름철 최고 기온은 약 20도까지 올라간다. 향후 화성 탐사를 하는 사람이 머물기 좋은 곳이라는 뜻이다.

NASA는 “지하의 얼음은 사람이 마시거나 농산물 재배에 쓸 수 있다”며 “(화학적으로 분해해)로켓 추진제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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