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 ‘곰돌이 푸’ 얼굴이?…눈·코·입이 선명

이정호 기자

얼굴 크기 2000m…지형 붕괴 등으로 만들어져

최근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진이 공개한 화성 표면 사진에 곰의 얼굴을 연상하게 하는 모습이 찍혔다. 눈은 충돌구가 만들어지면서, 코는 표면 지형이 무너지며 생긴 것으로 보인다. 애리조나대·NASA 제공 사진 크게보기

최근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진이 공개한 화성 표면 사진에 곰의 얼굴을 연상하게 하는 모습이 찍혔다. 눈은 충돌구가 만들어지면서, 코는 표면 지형이 무너지며 생긴 것으로 보인다. 애리조나대·NASA 제공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006년부터 화성 궤도에 투입해 운영 중인 화성 정찰궤도선(MRO)의 상상도. NASA 제공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006년부터 화성 궤도에 투입해 운영 중인 화성 정찰궤도선(MRO)의 상상도. NASA 제공

지구의 이웃 천체이자 태양계의 4번째 행성인 화성에서 귀여운 곰 얼굴 모양의 지형이 발견돼 과학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미국 과학전문지 스페이스닷컴은 30일(현지시간) 인공위성인 ‘화성 정찰궤도선(MRO)’으로 화성 표면을 탐색하는 임무를 맡은 애리조나대 연구진이 곰 얼굴을 정면에서 그린 듯한 지형을 발견해 최근 일반에 공개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진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발사한 MRO의 고해상도 카메라가 지난달 12일 화성 상공 251㎞에서 촬영한 것이다. 촬영된 곰 얼굴에선 작은 눈과 귀여운 코, 살짝 벌린 입이 선명히 보인다. 얼굴은 전체적으로 동그란 형상을 하고 있다.

애리조나대 연구진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브이(V)자 모양의 코는 지형이 붕괴돼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눈은 2개의 충돌구로 인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곰 얼굴의 윤곽선을 만든 동그란 선은 충돌구 속에 퇴적물이 쌓이고 남은 부분으로 추정했다. 곰 얼굴의 지름은 2000m에 이른다.

이번 곰 얼굴 지형을 잡아낸 MRO의 고해상도 카메라는 다른 행성으로 보낸 카메라 중에서 가장 촬영 성능이 뛰어나다. MRO는 2006년 화성 궤도에 진입해 관측 임무에 들어갔다.

2007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정찰궤도선(MRO)이 찍은 ‘인면암’의 모습. 작은 사진은 1976년 바이킹 1호가 촬영한 인면암이다. NASA 제공 사진 크게보기

2007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정찰궤도선(MRO)이 찍은 ‘인면암’의 모습. 작은 사진은 1976년 바이킹 1호가 촬영한 인면암이다. NASA 제공

사실 화성에서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지형이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스페이스닷컴은 이것이 ‘파레이돌리아’라는 심리 현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파레이돌리아는 특별한 의미가 없는 형태나 패턴에 인간의 뇌가 의미를 부여해 익숙한 모양을 뽑아내는 일이다. 화재 현장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에서 무서운 표정의 사람이나 악마 얼굴을 봤다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1976년 화성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바로 ‘인면암’이다. 인면암은 당시 NASA가 화성에 보낸 탐사선인 ‘바이킹 1호’가 지상 촬영 도중 발견한 큰 암석인데, 사람 얼굴을 빼닮아서 붙은 이름이다.

이마와 눈, 코, 입이 선명하고, 다소 기다란 얼굴의 윤곽선도 보인다. 인류도 고대 문명을 발달시키던 시절에는 거대한 구조물을 만들었다. 이 때문에 화성에 한때 번성한 고대 문명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기대 섞인 억측이 나왔다.

그런데 그 이후 촬영 성능이 좋아진 카메라를 달고 화성에 간 탐사선들로 인해 그런 주장은 정리가 됐다. 이번에 곰 얼굴 모양의 지형을 촬영한 MRO도 2007년에 인면암을 찍었는데, 사람 얼굴이 아닌 평범한 바윗덩어리였다는 점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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