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초 간격 분리 위성들 ‘여명·황혼 궤도’ 돌며 우주 관측

고흥 나로우주센터 | 이정호 기자

누리호 ‘배달’ 인공위성 8기

주탑재위성 전천후 지상 촬영…초소형 4기 우주날씨 관측
국내 기업서 생산 큐브위성은 우주 방사능 측정 임무 맡아

25일 누리호 3단부에 실린 ‘차세대 소형위성 2호’가 우주 공간에서 분리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5일 누리호 3단부에 실린 ‘차세대 소형위성 2호’가 우주 공간에서 분리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5일 3차 발사된 누리호에는 인공위성만 8기가 실렸다. 2021년 1차 발사, 지난해 2차 발사 때에도 실렸던 ‘위성 모사체(금속덩어리 가짜위성)’가 이번 발사에선 탑재되지 않았다. 3차 발사에선 오로지 실제 위성으로만 누리호 화물칸이 채워졌다.

가장 눈에 띄는 위성은 주탑재 위성인 중량 180㎏짜리 ‘차세대 소형위성 2호’이다. 예산 240억원이 이 위성의 개발에 들어갔다. 오후 4시가 목표였던 지난 1·2차 발사 때와는 달리 3차 발사 예정 시각이 오후 6시24분으로 잡힌 것도 이 위성 때문이었다.

발사 시각이 이렇게 정해진 건 차세대 소형위성 2호에 실린 ‘합성 개구 레이더(SAR)’ 때문이다. SAR은 전파를 쏴 지표면의 형태를 알아내는 첨단 기기다. 특히 구름이 끼거나 밤에도 지상을 훤히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시광선을 이용하는 카메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번에 실린 SAR은 국산화된 장비이기도 하다.

SAR은 전력을 많이 먹는다. 항공우주연구원이 SAR을 실은 차세대 소형위성 2호를 24시간 동안 계속 햇빛을 볼 수 있는 지구 궤도에 투입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고도 550㎞에 있는 ‘여명·황혼 궤도’란 곳인데, 여기선 막 뜨거나 곧 질 것 같은 위치에 있는 해를 언제나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여명·황혼 궤도에선 해가 사라지는 밤이 없다. 이런 조건은 태양광으로 전력을 상시 생산해 SAR을 항상 작동시킬 수 있게 한다. 한국의 지리적인 위치를 감안하면 오후 6시24분에 발사체를 띄워야 여명·황혼 궤도에 위성을 넣을 수 있었던 것이다.

3차 발사된 누리호에는 차세대 소형위성 2호 외에도 위성 7기가 더 실렸다. 7기 모두 초소형위성(큐브위성)으로, 중량이 각각 10㎏ 이하다. 각 큐브위성의 크기는 모두 ‘007 가방’보다 작다.

초소형위성 가운데 4기는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도요샛’이다. 지구 근처 우주에서 태양 등의 영향에 따른 전기적 변화, 즉 ‘우주 날씨’를 관측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인 루미르가 만든 큐브위성은 우주 방사능 측정을 주임무로 한다. 방사능에 의해 기계 오류가 나타났을 때 이를 극복할 기술을 시연한다. 져스텍 위성은 지구 관측을 위해 ‘우주용 카메라’를 실었다. 자세제어 시스템을 우주에서 검증하는 임무도 맡았다. 카이로스페이스 위성은 우주쓰레기 경감 기술 등을 검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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