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로켓 ‘크루 드래건’ 발사
인류 첫 민간인 4명 탑승한 유인선
아폴로 이후 ‘최고 고도’ 비행 시도
민간인 첫 우주유영 등 36가지 실험
인류 역사상 최고 고도 유인 비행과 최초의 민간인 우주 유영을 시도할 우주선이 미국에서 발사됐다.
미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10일 오전 5시23분(한국시간 10일 오후 6시23분)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발사 장면은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크루 드래건에는 우주비행사 4명이 탔다. 미국 전자결제업체 ‘시프트4페이먼트’의 재러드 아이잭먼 최고경영자(CEO)와 우주선 조종·과학 실험을 맡을 인원들이 탑승했다.
이번 임무의 공식 명칭은 ‘폴라리스 던’이다. 폴라리스 던의 목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역사상 최고 고도 유인 비행을 실현하는 것이다. 크루 드래건은 발사 첫날에 우주비행사들을 선내에 태운 채 고도 1400㎞까지 솟구친다.
지금까지 지구에서 발사돼 가장 높이 뜬 우주선은 1966년 비행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제미니 11호다. 고도 1367㎞까지 올라갔다.
이번에 폴라리스 던 임무에 투입되는 우주비행사들은 제미니 11호는 물론 달에 간 아폴로 계획 우주비행사들을 제외하고는 지구에서 가장 멀어진 인간이 되는 셈이다.
폴라리스 던의 또 다른 임무는 민간인 우주 유영이다. 정부기관 소속이 아닌 민간인으로서는 최초로 우주선 밖을 나와 지구를 직접 바라보며 둥둥 떠다니는 체험을 한다. 우주비행사 4명 가운데 2명이 고도 700㎞에서 우주 유영에 나선다.
사상 최고 고도 유인 비행과 민간인 첫 우주 유영 모두 이전의 기록과 상식을 깬다는 점에서 인류의 우주개발 수준을 한 단계 높인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주비행사들은 총 5일 동안 지구 궤도에 머물 예정이다. 이 기간에 36가지 과학 실험을 한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되는 것은 지구를 감싼 방사능 띠인 ‘밴 앨런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실험이다. 향후 인간이 지구 밖으로 나가는 우주 비행을 일상화하는 시기에 대비해 어떤 의학적·공학적 조치가 필요한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스페이스X는 공식 발표자료를 통해 “폴라리스 던을 수행하는 우주비행사들은 인간의 우주 탐험 수준을 발전시킬 것”이라며 “미래에 인간을 다행성 생명체로 만들기 위한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