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성공 9부 능선 넘었지만···위성 모사체 궤도진입 못해읽음

고흥|이정호 기자
발사되는 누리호. 연합뉴스

발사되는 누리호. 연합뉴스

국내 독자 기술로 만든 우주발사체인 ‘누리호’가 예정된 고도까지 상승하는 데 성공했지만, 탑재한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정상 투입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발사 과정의 마지막 순간에 3단 엔진이 일찍 꺼지면서 위성을 제 궤도에 투입하기 위한 속도를 얻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국내 기술로 만든 75t급 액체엔진이 정상 작동하고, 단 분리 등 중요한 난제들을 해결했다는 점에서 우주선진국으로 가는 중요한 성과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1일 오후 5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이륙한 누리호가 목표로 한 고도 700㎞까지 올라갔지만, 중량 1.5t짜리 위성 모사체를 목표로 삼은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공식 브리핑을 통해 “누리호가 비행 전 과정을 정상적으로 수행했지만, 목표한 700㎞ 고도에 도달한 위성모사체가 초속 7.5㎞ 속도를 얻지 못하며 궤도에 안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비행 속도를 얻지 못한 위성모사체는 지구로 추락하게 된다. 누리호는 첫 발사라는 점을 감안해 통신 기능을 가진 위성이 아닌 금속 덩어리로 만든 위성 모사체를 탑재했다. 발사의 주안점을 ‘위성 운용’이 아닌 ‘위성 운반 능력’에 둔 것이다.

이날 누리호는 애초 예정됐던 시간보다 한 시간 늦게 발사됐다. 발사대 하부 시스템과 발사체 내 밸브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시간이 더 소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사 뒤 폭발이나 1~2단 로켓 분리 실패 같은 결정적인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우주센터 안팎에선 발사가 최종 성공한 게 아니냐는 기대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최종 결과에는 아쉬움이 따랐다.

2010년 시작된 누리호 개발에는 내년까지 총 1조9572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과기정통부는 누리호를 내년 5월에 2차 발사한 뒤 2027년까지 별도 일정에 따라 네 차례 더 발사해 기술적인 성숙도를 높일 예정이다. 임혜숙 장관은 이번 누리호 발사 결과를 두고 “한 걸음 남았다고 말하고 싶다”며 “기술적인 난관으로 생각했던 1단과 2단 로켓 분리 등 어려운 기술이 잘 진행됐다”고 강조했다.


경향티비 배너
Today`s HOT
젖소 복장으로 시위하는 동물보호단체 회원 독일 고속도로에서 전복된 버스 아르헨티나 성모 기리는 종교 행렬 크로아티아에 전시된 초대형 부활절 달걀
훈련 지시하는 황선홍 임시 감독 불덩이 터지는 가자지구 라파
라마단 성월에 죽 나눠주는 봉사자들 코코넛 따는 원숭이 노동 착취 반대 시위
선박 충돌로 무너진 미국 볼티모어 다리 이스라엘 인질 석방 촉구하는 사람들 이강인·손흥민 합작골로 태국 3-0 완승 모스크바 테러 희생자 애도하는 시민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