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죠? 길에 사람이 쓰러져 있어요” CCTV 보고 인공지능이 응급 신고

ETRI, 시각형 AI 기술 ‘딥뷰’ 개발

대전시와 실증…내년 실용화 전망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진이 개발한 시각형 인공지능(AI) 기술이 길거리에 누운 사람을 인식하고 있다. 기존 행동인식 기술과 달리 눕거나 웅크린 자세의 사람을 찾아내 응급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 ETRI 제공

국내 연구진이 폐쇄회로(CC)TV 영상 속에서 쓰러진 사람을 실시간으로 탐지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경찰이나 소방과 연계해 야외에서 생기는 응급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도심에서 일어나는 각종 안전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각형 AI 기술인 ‘딥뷰(DeepView)’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딥뷰는 술에 취한 사람이나 노숙인, 실신한 사람처럼 길거리에 쓰러져 응급상황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는 시민을 찾아내 구하기 위한 기술이다. 몸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똑바로 서거나 걷지 못하고 바닥에 눕거나 웅크리는 일이 많은데, 이런 비정형화된 사람의 자세를 AI로 간파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행동인식 기술은 똑바로 선 사람을 탐지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이 때문에 자세가 무너진 사람을 찾는 일은 어려웠는데, 연구진이 이번에 그런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연구진이 딥뷰를 만들 수 있었던 건 CCTV 영상 속 사람의 18가지 관절 부위와 서기, 걷기, 달리기, 앉기, 웅크리기, 누워있기 등 6가지 자세 정보를 종합한 핵심 기술 덕분이다. 연구진은 자체적으로 구축한 5만5000여건의 이미지 데이터 등을 활용해 자세를 인식하는 기술의 수준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딥뷰로 위험에 빠진 사람을 발견하는 한편 경찰이나 소방과 연계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체계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딥뷰는 지난 6월부터 대전시와 협력해 도심에서 실증 작업을 거치고 있으며, 내년부터 본격 운영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전망했다.

민옥기 ETRI 지능정보연구본부장은 “이 기술을 사용하면 사람의 자세가 반듯하지 않아도 높은 정확도로 빠르게 이상행동을 인지할 수 있다”며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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