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차에서 레이저 발사…날아오는 박격포탄 요격

이정호 기자

미 방산업체·육군 공동 개발…야포까지 막는 게 목표

미국 방위산업체 레이시온이 개발한 레이저 무기로 무장한 미군 장갑차. 레이저를 발사하고 비행 물체를 식별하는 전자장비가 장갑차 상단(빨간색 원)에 모여 있다. 레이시온 제공

미국 방위산업체 레이시온이 개발한 레이저 무기로 무장한 미군 장갑차. 레이저를 발사하고 비행 물체를 식별하는 전자장비가 장갑차 상단(빨간색 원)에 모여 있다. 레이시온 제공

주로 소형 드론(무인기)에서 아군을 보호하기 위해 개발 중인 레이저 무기가 박격포탄을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 하늘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땅으로 빠르게 내리꽂히는 포탄을 막아낼 뾰족한 방법이 없는 현대 전장에서 레이저가 아군을 지킬 ‘방패’가 될지 주목된다.

미국 방위산업체 레이시온은 미 육군과 개발한 레이저 무기 시스템을 최근 뉴멕시코주 훈련장에서 작동시켜 하늘을 나는 박격포탄 여러 발을 격추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레이시온은 구체적인 격추 비율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공식 발표 자료를 통해 “박격포탄을 확인한 뒤 추적, 격파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레이저 무기의 출력은 50㎾(킬로와트)다. 레이저는 3㎾ 출력으로도 소형 드론을 격추할 수 있다. 레이시온이 이번에 개발한 레이저 무기의 위력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뜻이다.

그런데도 길이 7m 수준의 장갑차에 실을 정도로 덩치가 크지 않다. 성능은 뛰어나지만 소형화한 레이저 무기를 만든 것이다. 이번에 레이시온이 개발한 레이저 무기를 실은 장갑차를 지상 진지 여기저기에 배치하면 육군은 적의 박격포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새로운 개념의 공중 방어 시스템이 생기는 것이다.

레이시온은 이번 레이저 무기의 목표를 박격포는 물론 덩치 큰 야포에서 발사되는 포탄도 막는 것으로 삼고 있다. 전 세계 포병이 주력 장비로 쓰는 구경 155㎜나 122㎜ 수준의 야포에서 발사되는 포탄까지 막을 수 있게 된다면 전쟁의 판도가 달라진다.

지금은 비행 속도가 빠르고, 장거리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아군 진지로 쏟아지는 포탄을 막을 확실한 방법이 없다. 이런 기능을 할 수 있다는 레이저 무기들이 개발되고는 있지만, 아직 실전 배치 단계는 아니다. 레이시온의 기술이 실용화로 이어진다면 향후 전장 환경이 완전히 바뀌는 셈이다.

레이저 무기에는 또 다른 장점도 있다. 한 발당 1000원 내외의 낮은 가격에 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력만 잘 공급되면 발사 횟수에 사실상 제한도 없다. 마치 아군 진지 위에 사라지지 않는 촘촘한 그물을 친 것 같은 효과를 만들어 적의 포탄을 막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레이시온은 “병사들이 필요로 하는 기동성 있는 단거리 방공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레이시온은 올해 미 육군에 이번 레이저 무기 4기를 납품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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