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발로 뛰는 로봇…100m 주파 기록은

이정호 기자

상반신 없는 이족보행 로봇 ‘캐시’

100m 24.73초…기네스북에 올라

성인이 열심히 뛰는 정도의 속도

배달 등 실생활 활용 더 앞당길 듯

타조의 다리처럼 생긴 로봇이 육상 트랙을 질주하고 있다. 미국 오리건주립대 연구진이 만든 이 로봇은 100m를 24초에 주파할 수 있다. 오리건주립대 제공

타조의 다리처럼 생긴 로봇이 육상 트랙을 질주하고 있다. 미국 오리건주립대 연구진이 만든 이 로봇은 100m를 24초에 주파할 수 있다. 오리건주립대 제공

100m 거리를 24초에 주파하는 이족보행 로봇이 개발됐다. 성인이 열심히 뛰는 정도의 속도를 낸 것이다. 로봇이 배달 등 인간의 실생활에 활용될 시기가 좀 더 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오리건주립대 연구진은 두 다리를 움직여 육상 트랙을 전력 질주하는 로봇을 개발했다고 지난주 밝혔다. ‘캐시’라는 이름의 이 이족보행 로봇의 동체는 오로지 다리로만 구성돼 있다. 상반신은 없다. 동체 높이는 1m 내외다. 무릎 관절이 접히는 모습은 새를 꼭 닮았다. 덩치와 형상이 타조의 다리를 연상하게 한다.

실제로 연구진이 인터넷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캐시는 튼튼한 두 다리를 이용해 타조처럼 강한 탄력과 질주 능력을 뽐내며 달린다. 비틀거리거나 주춤거리지 않고 트랙 위를 직선 방향으로 곧게 뛰면서 달리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해낸다.

연구진에 따르면 캐시가 세운 100m 기록은 24.73초이다. 이족보행 로봇으로서는 가장 좋은 달리기 기록으로, 최근 기네스북에도 올라갔다.

세계적인 육상 선수들의 100m 기록이 9초대이긴 하지만, 평범한 성인이 캐시만큼 기록을 내려면 꽤 열심히 뛰어야 한다. 공학적으로 로봇을 두 발로 걷게 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인데, 여기에 더해 상당히 빠른 이동 속도까지 구현한 것이다.

캐시는 지난해 시험 때에는 5㎞ 거리를 53분 만에 주파했다. 이때까지는 걷는 속도에 가까웠지만, 기술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명실공히 뛰는 로봇이 된 것이다.

이동 능력이 좋아진 건 인공지능(AI) 기술이 들어간 두 개의 신경망 시스템이 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하나는 빨리 뛰는 능력, 또 다른 하나는 균형을 잡고 정확히 기립하는 능력을 관장한다. 이런 AI 기술에 로봇의 동체를 유기적으로 결합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에 속한 앨런 펀 오리건대 교수는 대학 공식자료를 통해 “서 있는 이족보행 로봇을 달리게 하거나 달리던 로봇을 넘어지지 않게 세우는 것은 로봇을 같은 속도로 똑바로 달리게 하는 것보다 어렵다”며 “비행기를 순항시키는 것보다 이착륙시키는 것이 더 어려운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캐시의 빠른 이동 속도는 로봇을 실생활에서 이용하는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일단 물품 배달을 하는 데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바퀴가 아니라 다리를 사용하는 로봇이기 때문에 울퉁불퉁한 길이나 계단도 거뜬히 이동하며 물건을 옮길 수 있다.

연구진을 이끈 조너선 허스트 오리건대 교수는 대학 공식자료를 통해 “캐시가 기네스북이 인정할 정도의 보행 속도를 낸 것은 이번 연구의 큰 성과”라며 “향후 이족보행 로봇은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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