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세탁하지 않아도 스스로 깨끗해진다고?

이정호 기자

옷 섬유에 특수 화학물질 첨가

바이러스나 세균 스스로 소독해

군인·의료진 의복 활용에 기대

방호복을 입은 한 무리의 병사들이 들판에서 훈련에 대비하고 있다. 최근 캐나다 연구진은 특수 화학물질을 함유한 의복을 만들어 세탁 없이도 위생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미국 육군 제공

방호복을 입은 한 무리의 병사들이 들판에서 훈련에 대비하고 있다. 최근 캐나다 연구진은 특수 화학물질을 함유한 의복을 만들어 세탁 없이도 위생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미국 육군 제공

빨지 않아도 스스로 오염 물질을 제거해 위생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신개념 의복이 개발됐다. 옷을 짠 섬유에 특수 화학물질을 넣어 소독 효과를 내도록 한 것이다. 오염된 환경과 접촉하는 일이 잦은 군인과 의료진, 구급대원 등이 자신과 타인의 건강을 지키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캐나다 앨버타대 연구진은 최근 스스로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새로운 섬유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의 핵심은 옷을 구성하는 섬유에 ‘N-할라민’이라는 화학물질을 첨가한 것이다.

N-할라민은 대표적인 소독 물질인 염소와 결합한다. 염소를 담는 초소형 그릇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염소를 오랜 시간 조금씩 방출하면서 의복에 달라붙은 바이러스나 세균을 박멸한다.

N-할라민이 포함된 섬유로 만든 옷은 우선 군인에게 보급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이 연구는 캐나다 국방부에서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

연구진을 이끈 퍼트리샤 돌레스 앨버타대 교수는 공식 발표자료를 통해 “군인들은 물이나 세탁기와 같은 ‘사치품’에 항상 접근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가혹한 조건과 외딴 환경에서 이번 기술로 군복을 쉽게 재정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옷에 묻은 바이러스나 세균을 죽이는 이 기술은 생물학전 대비에 응용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N-할라민 안에 염소 성분을 재충전하는 법도 상당히 간편하다. 염소계 표백제를 섞은 물에 N-할라민이 함유된 옷을 담그기만 하면 된다. 별도의 전용 장비가 필요 없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군인뿐만 아니라 의료진과 구급대원의 의복에도 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돌레스 교수는 “이 기술은 마스크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향후 기업과 연계해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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