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진짜 같은 ‘의안’을 90분 만에…비밀은 ‘3D 프린팅’

이정호 기자

독·영 연구진 개발…수작업으로는 8시간

의안 모양·색깔 정밀도 높이는 방법 주목

독일과 영국 연구진이 3D 프린터로 제작한 의안을 착용한 사람들의 눈 사진. a와 e 사진은 왼쪽 눈에, 나머지 사진은 오른쪽 눈에 의안을 착용한 모습이다. 독일 다름슈타트공대·영국 무어필드 안과병원 연구진 제공

독일과 영국 연구진이 3D 프린터로 제작한 의안을 착용한 사람들의 눈 사진. a와 e 사진은 왼쪽 눈에, 나머지 사진은 오른쪽 눈에 의안을 착용한 모습이다. 독일 다름슈타트공대·영국 무어필드 안과병원 연구진 제공

사고나 병으로 자신의 원래 눈을 잃었을 때 착용하는 ‘의안(인공 눈)’을 3차원(3D) 프린터로 제작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의안은 전 세계 800만명이 사용하는데, 지금은 모두 숙련된 장인이 수작업으로 제조한다. 새 기술을 사용하면 의안을 더 간편하고 정밀하게 만들 수 있다.

독일 다름슈타트공대와 영국 무어필드 안과병원 연구진은 3D 프린터로 의안을 제작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의안은 사고나 질병으로 눈을 잃거나 시야가 크게 혼탁해졌을 때 착용하는 인공물이다. 착용자들은 심리적인 만족감과 사회적인 자신감을 얻기 위해 사용한다. 대개 두꺼운 콘택트렌즈 같은 형상인데, 시력 보조 기능은 없다. 전 세계 인구의 0.1%, 즉 800만명이 사용 중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지금은 의안을 만들기 시작할 때 대개 착용자의 눈 안에 끈적한 젤 형태의 물질을 주입한다. 그 뒤 이것이 굳으면 밖으로 뽑아내 안구 내부의 모양새와 최대한 닮은 의안의 틀을 만든다. 그리고 여기에 아크릴 등 투명한 플라스틱을 입히고 장애를 입지 않은 착용자의 다른 눈을 참고해 홍채와 흰자위 등을 물감으로 그려넣는다.

연구진은 이 과정을 3D 프린터로 단순화했다. 우선 의안을 착용할 사람의 안구 부피와 구조를 단층촬영한 뒤 이를 3D 프린팅 가동을 위한 컴퓨터 데이터로 만든다. 그러고는 3D 프린터에 이 데이터를 입력해 즉시 제조를 시작한다. 기존 방법처럼 착용자의 눈에 젤을 넣어 본을 뜨는 과정은 생략된다. 홍채 등을 그려넣는 일도 3D 프린터가 한다.

연구진은 영국 런던 무어필드 안과병원에 내원한 10명에게 새로 개발한 방법으로 만든 의안을 제공해 결과를 집중 분석했다. 그랬더니 전반적으로 품질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90분이면 3D 프린터로 의안 1개를 만들 수 있다”며 “기존 수작업으로는 8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조 시간이 약 5분의 1로 줄어드는 셈이다.

3D 프린터를 쓰면 제조 시간을 단축할 뿐만 아니라 수작업에서 생길 수 있는 변수도 최소화할 수 있다. 장인이 만든다고 해도 사람 손을 이용하기 때문에 작업장 환경 등에 따라 모양이나 색깔의 결과가 본래 작업 의도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3D 프린터는 기계이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다만 3D 프린터로 만든 의안을 누구나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은 의안이 필요한 사람의 약 80%에 적용될 수 있다”며 “복잡한 눈 구조를 가졌을 경우 단층촬영으로 정확한 데이터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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