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째 초전도체 주장 물질’ 발표됐지만…“실물·새 정보 없어” 회의론

이정호 기자

미 물리학회서 발표…“실물 공개 안 돼” 실망감

국내 학계 “새로운 연구 데이터 제시도 없어”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지난 4일(현지시간) 열린 미국물리학회(APS) 학회에서 김현탁 윌리엄 앤드 매리대 연구교수가 ‘PCPOSOS’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 X(옛 트위터)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지난 4일(현지시간) 열린 미국물리학회(APS) 학회에서 김현탁 윌리엄 앤드 매리대 연구교수가 ‘PCPOSOS’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 X(옛 트위터)

지난해 ‘LK-99’라는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만들었다고 주장한 국내 연구진이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PCPOSOS’라는 새 물질을 공개했다.

연구진은 PCPOSOS가 LK-99를 개선한 초전도체라는 입장이지만, 과학계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PCPOSOS 실물이 아니라 동영상만 공개된 데다 실험 데이터 등 새로운 정보도 제시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제3자에 의한 검증이 이뤄진 상황도 아니어서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5일 미국물리학회(APS)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 등에 따르면 김현탁 미국 윌리엄 앤드 매리대 연구교수는 4일 오전 8시12분(한국시간 밤 11시12분)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개최된 APS 학술행사에서 ‘PCPOSOS’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김 연구교수는 퀀텀에너지연구소 관계자 등과 함께 LK-99 연구진에 이름을 올렸던 인사다. LK-99는 지난해 7월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상온 초전도체라는 이름을 걸고 등장했다. 전기 저항이 없고 마이스너 효과(자석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기장을 되받아쳐 초전도체가 공중에 뜨는 현상)가 나타난다고 김 연구교수와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은 주장했다. 이 두 가지 현상은 초전도체의 전형적인 성질이다.

하지만 국내 전문가 단체인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지난해 12월 LK-99에 대해 “상온 초전도체라는 근거가 전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PCPOSOS는 납과 인회석 등으로 만들어진 LK-99에 황을 추가한 물질이다. 김 연구교수와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은 이 개선 조치로 PCPOSOS가 초전도체 성질을 지니게 됐다고 주장한다.

김 연구교수는 PCPOSOS가 공중에 살짝 뜨는 동영상을 전날 발표장에 모인 청중에게 공개했다. 동영상에서는 동그란 자석 위에 사람 손톱 크기로 추정되는 PCPOSOS를 올렸더니 입간판처럼 똑바로 서는 듯한 모습이 관찰된다. 초전도체 성질인 공중 부양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발표를 지켜본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다소 실망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체코 카렐대 소속의 물리학자인 페트르 체르마크 연구원은 자신의 X에 발표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면서 “새로운 정보가 많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PCPOSOS 실물을 현장에 가지고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밝혔다. 12분간 진행된 발표에서 김 연구교수는 PCPOSOS를 찍은 동영상 외에 실물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국내 과학계에서도 PCPOSOS를 초전도체라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회의론이 나온다. 지난해 초전도저온학회에서 LK-99 검증위원장을 맡았던 김창영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이번 발표에서 새로운 연구 데이터가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황이 추가됐다면 황이 만든 조성과 구조를 분석하는 실험적인 데이터를 제공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황 추가가 정말 초전도체 구현의 열쇠였다면 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여줘야 하는데 이번 발표를 통해서는 그런 정보를 알 길이 없다는 것이다.

김현탁 연구교수는 전날 발표에서 PCPOSOS에 대한 정보를 LK-99처럼 아카이브에 내놓겠다고 했다. 아카이브에는 누구나 별 다른 장애물 없이 논문을 올릴 수 있다. 반면 학술지에 논문을 실으려면 까다로운 심사와 평가를 거쳐야 한다. 현재까지 LK-99나 PCPOSOS와 관련한 논문을 싣겠다고 결정한 국제학술지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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