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에 쓰러진 우크라 건물 잔해, 임시 거처 건설에 쓸 ‘벽돌’로 부활

이정호 기자

호주 기업, 이동형 공장 개발 성공

하루 최대 생산량 8000개 달해

호주 기업 MCC가 개발한 이동형 공장에서 생산한 벽돌. MCC 제공

호주 기업 MCC가 개발한 이동형 공장에서 생산한 벽돌. MCC 제공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양산된 건물 잔해로 주택이나 학교를 지을 벽돌을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 벽돌은 전문 기술자 없이도 시공할 수 있도록 독특한 모양새를 띠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재민들의 임시 거처와 학교를 신속히 짓는 데에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호주 기업 MCC는 최근 건물 잔해를 파쇄해 벽돌을 제조할 수 있는 이동형 공장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으며, 현재 우크라이나 현장으로 이송 중이라고 밝혔다.

이 이동형 공장은 배나 화물차로 옮기기 쉽도록 6m 길이의 표준 컨테이너에 쏙 들어가게끔 설계됐다. 내부에는 동력을 공급하는 디젤 발전기와 파쇄기가 갖춰져 있다.

파쇄기에는 건물 잔해를 잘게 부숴 미세 분말로 만든 뒤 벽돌을 찍어내는 기능까지 탑재됐다. 벽돌을 찍기 위한 재료는 따로 마련하는 것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도처에 있는 건물 잔해를 사용한다. 이러면 벽돌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벽돌은 가로와 세로 길이를 각각 10~30㎝ 범위에서 자유롭게 설정해 찍어낼 수 있다.

하루에 생산할 수 있는 벽돌 개수는 8000개다. 학교 1동 또는 규모가 큰 피란용 주택 3채를 지을 규모다. 우크라이나인들의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임시 건축물을 세우는 데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벽돌 모양새는 특이하다. 중앙부에 구멍이 3개 뚫려 있다. 벽돌 여러 장을 수직으로 쌓은 뒤 철근을 위에서 아래로 길게 꽂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러면 건축물 강도를 쉽게 올릴 수 있다.

게다가 벽돌은 상단 부위가 볼록하게 튀어나왔다. 블록 장난감과 유사하다. 벽돌을 굳이 이런 모양새로 만든 데에는 이유가 있다. 벽돌과 벽돌을 붙이는 접착제 구실을 하는 모르타르 없이도 열쇠와 자물쇠가 물리듯 벽돌끼리 위아래로 강하게 결속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모르타르를 발라 벽돌을 쌓으려면 전문 기술자가 필요하다. 전장에서 이런 사람들을 찾기는 어렵다. 보통 사람들도 얼마든지 건축할 수 있도록 고안된 구조다.

벽돌 가운데에 철근이 들어갈 구멍이 뚫려 있고, 모양새가 블록 장난감 같아도 지진과 폭풍 등에 잘 견딜 수 있다고 MCC는 밝혔다. MCC는 “우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에 이동형 공장을 세운 뒤 향후 다른 지역으로 운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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