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은 유독 은퇴를 번복한 거장이 많은 해였다. 일본의 미야자키 하야오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내놨고 영국의 켄 로치는 <나의 올드 오크>로 또 한 번 칸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칸의 레드카펫을 밟은 거장은 또 있었다. 핀란드의 거장 아키 카우리스마키는 6년 만의 신작이자 은퇴 번복작 <사랑은 낙엽을 타고>로 심사위원상을 거머쥐었다. 이 영화는 20일부터 한국 관객과 만나고 있다.‘일단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주인공은 헬싱키에서 홀로 사는 마트노동자 ‘안사’(알마 포위스티)와 건설노동자 ‘홀라파’(주시 바타넨)이다. 단조로운 생활을 하며 살아가던 두 사람은 어느 날 노래주점에서 우연히 만난 뒤 서로를 의식하게 된다.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작품을 처음 본 관객이라면 가장 먼저 당황스러움을 느낄 것이다. 배우들의 얼굴은 무표정함을 넘어 퉁명스럽다. 시큰둥한 표정으로 툭툭 내뱉는 대사는 늘 일정한 톤으로 유지된다. 빈티지한...
2023.12.21 1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