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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이상해서 평범한, 그래서 비범한···영화 ‘괴인’
    이상해서 평범한, 그래서 비범한···영화 ‘괴인’

    이상해서 평범하고, 그래서 비범하다. 요상하게 들릴 게 뻔하지만 이렇게밖에 표현할 도리가 없다. 영화 <괴인> 말이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 제48회 서울독립영화제 대상 등 여러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며 기대를 모아온 이 영화가 지난 8일 개봉했다.주인공 ‘기홍’(박기홍)은 젊은 목수다. 인테리어 공사 현장에서 일한다. 진한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그는 언행이 거칠다. 어린 여성 고객에게 은근슬쩍 말을 놓고 난감한 부탁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 나이 지긋한 인부의 임금 재촉은 ‘찍찍’ 반말로 제압한다. 기홍은 ‘진상’인가?퇴근 후 기홍은 조금 다른 모습이다. 마트 계산대 순서를 임신부에게 선뜻 양보한다. 결과물이 마음에 든다는 여성 고객의 문자메시지엔 썼다 지웠다 하다 흰소리를 보내고 만다. 트럭을 몰 땐 클래식 채널에 주파수를 맞추고, 테이블 위엔 읽거나 말거나 책 <니체의 말>이 놓여 있다. 기홍은 선량한 사람인가?정답은...

    2023.11.09 17:10

  • [리뷰]우주는 구했다, 이제 마블을 구할 차례···‘더 마블스’
    우주는 구했다, 이제 마블을 구할 차례···‘더 마블스’

    악당이 계략을 꾸민다. 세상은 위기에 빠진다. 슈퍼히어로가 나서고, 우주를 구한다.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 영화의 변치 않는 서사다. ‘세계관 최강 히어로’인 캡틴 마블의 두 번째 이야기 <더 마블스>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진짜 구원을 기다리는 것은 우주가 아닌 마블이다.8일 한국 개봉한 <더 마블스>는 은하수를 수호하는 캡틴 마블 ‘캐럴 댄버스’(브리 라슨)가 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전혀 다른 시공간에 떨어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런 현상은 캡틴 마블 외에 그의 오랜 친구 딸이자 빛의 파장을 조작하는 히어로 ‘모니카 램보’(티오나 패리스), 하이틴 히어로 미즈 마블 ‘카말라 칸’(이만 벨라니)에게도 나타난다. 세 히어로는 우주 자원을 탐하는 크리족의 리더 다르-벤을 저지하기 위해 뜻하지 않은 팀플레이를 하게 된다.영화는 3명의 히어로가 수시로 위치가 뒤바뀌는 약점을 극복하고 빌런 다르-벤에 맞서는 과정을 그린다. 이야기는 ...

    2023.11.08 13:59

  • [리뷰]따뜻한 음악과 위로가 필요하다면···‘버텨내고 존재하기’
    따뜻한 음악과 위로가 필요하다면···‘버텨내고 존재하기’

    햇살이 너무 환해 이른 아침인지 한낮인지 짐작하기 어려운 시간. 광주 광주극장의 2층 복도에 가수 김일두의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아무런 말 한 나는 기억도 알지도 못하는데 나는 왜 지울 수 없을까.” 무심한 목소리는 “너의 발견은 불이었어. 저 해보다 뜨거운 불”이라는 뜨거운 내용의 가사로 이어진다. 공연장이라기엔 비좁고, 뮤직비디오 배경이라기엔 평범한 공간에 우뚝 서서 노래를 부르는 가수의 목소리를 듣다보면 어느새 영화 <버텨내고 존재하기>가 시작되었음을 깨닫게 된다.1일 개봉한 <버텨내고 존재하기>는 광주극장에서 촬영된 음악 다큐멘터리 영화다. 김사월, 아마도이자람밴드,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김일두, 곽푸른하늘, 고상지&이자원, 정우, 최고은 등 8개 그룹의 인디 뮤지션들이 광주극장의 복도, 매표소, 계단, 상영관, 영사실 등에서 노래를 한다.<버텨내고 존재하기>는 세계 최대 음악 페스티벌인 글래스턴베리...

    2023.11.01 15:05

  • [리뷰]Z세대의 ‘빙의 챌린지’가 낳은 끔찍한 결과···영화 ‘톡 투 미’
    Z세대의 ‘빙의 챌린지’가 낳은 끔찍한 결과···영화 ‘톡 투 미’

    들뜬 10대들이 저마다 아이폰을 손에 쥐고 방 안에 모인다. 자원자 한 사람이 의자에 앉는다. 다른 사람이 벨트로 자원자의 몸을 의자에 꽁꽁 묶는다. 잔뜩 긴장한 자원자 앞에 불이 켜진 초와 낙서투성이인 손 조각상 한 점이 놓인다. 손부터 팔뚝까지 섬세하게 만들어진 조각상은 너무 사실적이어서 불쾌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라이브를 켠 이들이 자원자를 재촉한다. 망설이던 자원자가 악수하듯 조각상의 손을 잡고 말한다. “톡 투 미(Talk to me·내게 말해).”11월 1일 개봉하는 영화 <톡 투 미>는 호주판 ‘분신사바’다. 손 조각상과 악수를 하며 ‘톡 투 미’라는 첫 번째 주문을 외우면 눈앞에 끔찍한 모습의 유령이 보인다. 보통 이때쯤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야 하지만, 무서운 마음보다 호기심이 더 큰 10대들은 이내 다음 주문을 외운다. “아이 렛 유 인(I let you in·널 들여보낸다).” 두 번째 주문이 끝난 순간, 자원자는 유령에 빙의된다....

    2023.10.31 11:13

  • [리뷰]‘도신’ 주윤발, 도박중독에 빠진 아빠가 되다···‘원 모어 찬스’
    ‘도신’ 주윤발, 도박중독에 빠진 아빠가 되다···‘원 모어 찬스’

    ‘도신’(도박의 신)은 홍콩 스타 저우룬파(周潤發)를 대표하는 이미지 중 하나다. 단정하게 넘긴 ‘올백 머리’에 검은 턱시도를 입은 그는 신들린 실력으로 카지노를 주름잡는다.다음달 1일 개봉하는 <원 모어 찬스>는 저우룬파의 도신 캐릭터를 변주해 만든 따뜻한 코미디 영화다. 원제부터 ‘별규아도신’(나를 도신이라 부르지 말라)인 이 영화에서 저우룬파는 멋진 도신이 아닌 도박 빚에 허덕이는 이발사 ‘광휘’로 분한다.광휘는 도박 중독자다. 이발소를 내팽개치고 도박하러 가기 일쑤다. 왕년엔 도신이었다는데 지금 실력은 변변찮다. 빚이 산더미라 사채업자의 협박을 받는다. 어느 날 옛 연인 ‘이역’(위안융이)이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아들 ‘아양’(커웨이린)과 함께 찾아온다. 광휘는 아양을 한 달만 돌봐주면 큰돈을 주겠다는 이역의 제안을 덥석 받아들인다.도박 중독인 광휘가 좋은 아버지일 리 없다. “한식·중식·일식 다 ...

    2023.10.30 15:16

  • [리뷰]좀 불친절하면 어떤가···이토록 아름다운데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좀 불친절하면 어떤가···이토록 아름다운데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1930년대 말 어느 날 밤, 일본 도쿄 거리에 공습 경보가 울린다. 병원에 큰불이 나면서 소년 ‘마히토’(산토키 소마)는 어머니를 잃는다. 이듬해 마히토는 재혼한 아버지를 따라 어머니의 고향인 시골 마을로 이사 간다. 새로 살게 된 저택엔 왠지 모를 이상한 기운이 감돈다. 저택 옆에는 사람들이 꺼리는 오래된 탑이 서 있다. 푸른 깃털의 왜가리는 소년 곁을 맴돈다.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신작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25일 베일을 벗었다. 벌써 4번째 은퇴를 번복한 그가 <바람이 분다> (2013)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작품이다. 개봉 첫날에만 25만명이 봤다. 평가는 엇갈린다. 그러나 팔순의 거장이 창조한 세계가 더없이 아름다우며 그의 예술 세계 집대성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이야기는 마히토가 “엄마를 만나게 해주겠다”는 왜가리를 따라 ‘아래쪽 세상’이라 불리는 이세계(異世&#...

    2023.10.26 17:41

  • [리뷰]총격전도, 추격전도 없는데 긴장감이 넘친다···데이비드 핀처의 ‘더 킬러’
    총격전도, 추격전도 없는데 긴장감이 넘친다···데이비드 핀처의 ‘더 킬러’

    만약 현실 세계에 킬러가 있다면 액션 영화와는 전혀 다를 것이다. 일단 액션 영화에 반드시 등장하는 총격전, 자동차 추격전, 일대일 몸싸움 같은 것은 안 할 가능성이 높다. 그건 너무 눈에 띄는 일이니까.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 ‘네 죄는 무엇인가’라고 읊는 일은 더더욱 안 할 것이다. 꼭 필요한 말이 아니면 하지 않고, 최대한 조용히 일을 처리하고 사라지기 위해 애쓸 것이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신작 <더 킬러>에 나오는 킬러처럼.25일 개봉한 <더 킬러>는 매우 조용한 영화다. 일단 주인공인 킬러(마이클 패스밴더)가 누군가와 말을 섞는 일이 거의 없다. 대신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킬러가 머릿속으로 되뇌는 생각이 내레이션으로 깔린다.영화의 서사는 단순하다. 청부살인업자인 킬러는 프랑스에서 5일 밤낮을 기다린 타깃을 살해하는 데 실패한다. 그는 처음 겪는 일에 잠시 당황하지만, 신속하게 프랑스를 탈출해 자기 집이자 은신처가 있는 도미니카 공화국...

    2023.10.25 16:13

  • [리뷰]착취하고 착취당한 살바도르 달리의 사랑 이야기···‘달리랜드’
    착취하고 착취당한 살바도르 달리의 사랑 이야기···‘달리랜드’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인 살바도르 달리는 그의 독특한 작품세계만큼이나 기이한 행동으로도 유명했다. 구글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개미핥기에 목줄을 채워 거리를 산책시키는 달리의 흑백사진을 볼 수 있다. 달리는 스스로를 ‘천재’라고 생각했고, 일찌감치 축적한 재산을 바탕으로 호화로운 파티를 즐기며 작가, 영화감독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거의 대부분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았을 것 같은 달리에게 마음대로 안 되는 한 가지가 있었다면, 그것은 그의 영원한 뮤즈이자 아내인 갈라 달리였다.18일 개봉한 <달리랜드>는 이미 예술가로서 큰 성취를 거둔 달리의 말년을 그린 영화다. 영화가 초점을 맞추는 부분은 달리 개인보다는 달리와 갈라 간의 관계다. 달리의 작품세계는 두 사람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한 보조적인 수단에 가깝다.달리와 갈라의 관계는 착취적이다. 달리는 모든 것을 갈라에게 의존한다. 예술적 영감을 갈라로부터 얻고, 일상생활도 갈라가 없으면 돌아가지 않는...

    2023.10.19 09:00

  • [리뷰] 수지의, 수지를 위한 ‘이두나!’
    수지의, 수지를 위한 ‘이두나!’

    수지가 <안나>에 이어 또 한 번 자신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인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로 돌아왔다. 화려한 K팝 아이돌 시절을 뒤로하고 은퇴한 ‘이두나’ 역할을 맡았다. 평범한 대학생 ‘원준’ 역의 양세종과 청춘 로맨스를 선보인다. 드라마는 무엇보다 두나 역의 수지에 많은 신경을 쓴 것처럼 보인다. 수지의 등장이 매번 트렌디한 화보의 한 장면이다.9부작으로 4회가 언론 시사로 공개됐다. 아이돌 활동을 하던 두나가 물속에 잠겨 무대 위를 바라보는 듯한 모습으로 드라마는 시작된다. 이어 화면이 전환돼 대학에 입학한 원준이 두나가 살고 있는 셰어하우스에 도착한다. 두나는 원준을 자신의 사생팬으로 착각한다. 그렇게 오해로 빚은 두 사람의 첫 만남이 이뤄진다. 감초 역할을 하는 셰어하우스의 룸메이트 정훈(김도완)과 윤택(김민호)이 등장하고, 원준의 첫사랑이자 두나와 원준의 로맨스에 어려움이 될 것 같은 진주(하영)도 모습을 보인다.전형적인 청춘 ...

    2023.10.18 00:01

  • [리뷰]석유로 부를 쌓은 원주민의 비극···‘플라워 킬링 문’
    석유로 부를 쌓은 원주민의 비극···‘플라워 킬링 문’

    1920년대 북미 원주민 오세이지족은 세계에서 제일 부유했다. 이들을 돈방석에 앉힌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백인들에 의한 강제이주였다. 오랜 터전 캔자스를 떠나 정착한 오클라호마의 척박한 땅에서 ‘검은 황금’ 석유가 솟아난 것이다. 순식간에 부를 얻은 원주민들은 호화로운 생활을 하며 자신들을 ‘야만인’이라 깔보던 백인 하인과 기사의 고용주가 된다.이즈음 오세이지족들의 의문의 죽음이 시작된다. 누군가는 머리에 총을 맞아서, 누군가는 기차에 치여 죽는다. 사망자가 수십명에 이르는데 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오세이지족을 죽이는 것보다 개를 발로 차는 쪽이 유죄를 받기 더 쉬운” 시대였다.미국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플라워 킬링 문>(19일 개봉)은 20세기 초 석유로 갑작스럽게 막대한 부를 쌓은 원주민들에게 닥친 비극을 그린 실화 바탕의 영화다.영화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살아 돌아온 어니스트(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오클라호마의...

    2023.10.1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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