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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머루향에 잠들다, 파주 산머루농원 캠핑장
항암효과가 뛰어난 안토시아닌 성분이 일반 포도의 세 배 이상 함유돼 있다는 머루. 9월 재배를 앞두고 탱글탱글 영글고 있는 머루를 찾아 길을 나섰습니다.‘머루’라는 단어는 왠지 익숙하지 않죠? 재배 품종인 ‘포도’가 더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머루는 우리땅에서 나던 토종 식물입니다. 고려 가요인 청산별곡은 이렇게 시작하죠.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멀위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여기서 ‘멀위’는 머루를 뜻하는데요. 이미 오래 전부터 산과 들에서 향긋하게 익던 산머루를 찾아 캠핑을 떠났습니다.탱글탱글 산머루가 익어가는 감악산 자락서울에서 자유로 끝자락으로 달렸습니다. 파주의 속살인 감악산 자락에 들어섭니다. 감악산은 경기도 파주시, 양주시, 연천군 사이에 있죠. 그중 파주쪽 감악산 자락에 산머루가 자라고 있습니다. 원래 산머루는 재배를 하지 않았습니다. 껍질이 얇고 수분이 많아서 쉽게 뭉개지기 때문인데요. 또 따자마자 발... -
‘칙칙폭폭’ 열차 테마 캠핑, 곡성 청소년야영장
한 가지 테마를 가지고 캠핑 떠나보셨나요? 칙칙폭폭 열차와 캠핑이 만날 수 있는 곳, 곡성으로 떠났습니다.들살이에도 때로는 테마가 필요합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하는 캠핑이라면 더욱 그렇죠. 방학을 맞아 특별한 캠핑을 꿈꾼다면 이곳은 어떨까요. ‘뚜우뚜우’ 증기기관차 소리와 ‘솨아솨아’ 섬진강의 물소리가 향연을 펼치는 곳. 곡성 가정마을에 있는 청소년야영장을 찾았습니다.섬진강과 나란히, 우리 땅에서 가장 아름다운 철길곡성 청소년야영장은 고달면 가정리에 있습니다. 원래는 오곡초등학교 예성분교가 있던 곳이죠. 1946년 개교해 1995년 폐교했습니다. 폐교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2005년 청소년야영장으로 새 단장을 했습니다. 야영장이 위치한 곳은 섬진강 물길이 바로 보이는 곳이다. 이 물길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는 17번 국도와 철길이 나란히 달립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섬진강, 길, 철로가 10㎞ 넘는 구간을 함께 흘러갑니다. S라인 물길을 따... -
넓고 깊은 어머니 산에 눕다, 지리산 달궁자동차야영장
산과 산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지리산 종주는 누구나 한번쯤 해보고 싶은 도전이죠. 그 산에 머무는 것 또한 캠핑객의 꿈입니다.지리산의 자랑은 높이에 있지 않고 깊이에 있습니다. 깊은 만큼 넓기도 하죠. 전남·북, 경남 등 3개 도, 5개 시·군, 15개면에 걸쳐 있습니다. 그래서 삼남 땅을 감싸는 큰 지붕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걷고 또 걸어도 매일 다른 산을 만나는 곳. 언제나 머물고 싶은 지리산에 여장을 풀었습니다. 산이 산을 낳은 어미산지리산은 80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가 쉴 새 없이 이어집니다. 마치 어미가 아이를 낳듯 산은 계곡과 고개를 키웠습니다. 꽃봉오리 같은 산봉우리들과 꽃받침 같은 골짜기들이 백두산으로부터 흘러내려와 솟구쳤기 때문에 ‘두류산’(頭流山)이라고도 부릅니다. 징검다리처럼 봉우리를 옮겨 다니는 등산로는 지리산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지리산 종주 산행은 등산객에게는 성지순례와도 같습니다.지리산 산행코스는 20여개에 달합니다. 경남 진... -
아홉 가지 보물을 숨긴 계곡, 괴산 화양동야영장
각양각색 바위의 향연 위로 맑은 물이 은빛가루를 뿌려대는 화양구곡. 9가지 절경을 숨겼다는 속리산 자락에 텐트를 펼쳤습니다. 속리(俗離). ‘속세를 떠나는 산’이라더군요. 세상의 풍경이 아니라는 듯 신은 산 이곳저곳에 흔적을 남겼습니다. 은빛으로 부서지는 물살 위로 솟았다 꺾였다 감았다 풀렸다를 반복하는 바위. 마치 신이 떡 주무르듯 바위를 매만지기라도 한 걸까요. 산이 힘겨루기를 하다가 깊어진 계곡 위로 그림 같은 바위가 고개를 듭니다. 우암 송시열(1607~1689)은 이 계곡에 9가지 절경이 숨어있다며 일일이 이름을 붙였습니다. 속리산 화양구곡으로 9가지 보물을 찾아 떠납니다.속세를 떠난 산에 묻힌 9가지 절경들속리산은 충북 보은군과 괴산군, 경북 상주시에 걸쳐 있습니다. 신라시대 진표율사가 속리산에 다다르자 밭 갈던 소들이 무릎을 꿇어 율사를 맞이했다는군요. 이를 본 농부들이 속세를 버리고 진표율사를 따르자 산은 ‘속세를 떠난다’는 이름을 가졌습니다.... -
산을 섬으로 만든 물길에서, 영월 리버힐즈오토캠핑장
‘강의 고을’로 통하는 영월. 그 중에서도 주천강의 절경을 품고 있는 ‘섬안이강’으로 캠핑을 떠났습니다. 강, 산, 숲이 모두 매력을 발산하는 물길에서 하룻밤을 청합니다.‘서마니강’이라 했습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섬 안이 강’이라고. 첩첩산중 영월에서 ‘섬’ 타령인 강. 수려한 S라인으로 땅을 휘감고 돌아 산마저 고립시키는 물길. 섬안이강은 치악산의 갈래갈래 물길이 모여 형성됐습니다. 유려한 강은 풍성해지며 주천강이 되고 평창강과 합쳐져 서강을 이룹니다. 서강이 다시 동강과 합쳐져 남한강으로 흘러들어가 한강으로의 여행을 시작합니다. 한강의 첫 물줄기가 영월을 관통하는 셈이죠. 그 시작점에 살포시 텐트를 내려놓습니다.강이 산을 안은 듯, 산이 강을 숨긴 듯주천강 상류는 산을 휘감고 돌아 섬 지형을 만든다해서 서마니강, 또는 섬안이강으로 불립니다. 옛날에는 뒤로 산이 우뚝하고 앞으로 강이 흘러 섬처럼 고립된 마을이었죠. 섬안이강은 운학(雲鶴), 두산(斗山)... -
전통·현대 아우르는 감성캠핑, 평택 웃다리문화촌
캠핑의 시간을 무엇으로 채우냐는 전적으로 캠핑객의 몫이었습니다. 그런데 평택 웃다리문화촌에서는 다양한 문화예술체험으로 캠핑의 시간이 ‘감성’으로 채워집니다.캠핑장은 보통 자연과 벗한 곳에 있습니다. 으늑한 골짜기, 향긋한 숲속, 재잘대는 물길 등이 ‘캠핑장’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죠. 그런데 웃다리문화촌은 도시와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평택시 서탄면 금각리. 인근에는 제법 큰 건물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있던 초등학교는 학생이 없어 문을 닫았습니다. 일명 ‘도시형 폐교’. 미군부대 등으로 개발이 제한돼 있어 주민이 점차 줄어들었기 때문이죠. 젊은이가 떠나고 문을 닫은 학교에 ‘웃다리문화촌’이 들어섰습니다.평택의 전통 잇는 웃다리문화촌우선 ‘웃다리’라는 이름이 특이합니다. 웃다리는 사실 평택 지역의 농악을 일컫는 이름입니다. 우리나라 농악은 크게 웃다리(경기·충청 지역)농악, 전라좌도농악, 전라우도농악, 영남농악, 영동농악 등으로 나뉩니다. 그중 평택 지방... -
하늘·산·바람이 잠긴 물길에서, 영동 송호국민관광지 야영장
야영을 다니다보면 한국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많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비단물결 금강 중에서도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영동 송호국민관광지를 찾으면 넉넉한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하늘과 땅 사이 은빛 경계가 흐릅니다.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강인지 모를 몽롱한 빛깔의 비단물길. 가만히 보면 물길은 하늘빛이자 풀빛이고 바위색이면서 꽃색입니다. 온 세상이 금강에 풍덩 빠진 격. 금강에 비친 세상은 진짜 세상보다 더 영롱합니다. 그 물길을 따라 야영에 나섰습니다.천내강과 양강의 감미로운 바람을 타고금산 IC에서 68번 지방도로에 올랐습니다. 금강 상류 물줄기가 길옆으로 따라붙습니다. 까마득하게 높은 바위벽이 강줄기를 에워싸고 물살은 이리저리 산을 휘감습니다. 며칠 전 내린 소낙비 덕에 물소리는 한껏 풍성합니다. 갈대와 수풀이 우거진 천변, 사진을 찍기 위해 멈춘 곳에서 눈을 의심했습니다. 어미소와 새끼소가 끈도 묶지 않은 채 유유히 풀을 뜯습니다. 주인은 간데... -
고향집에 텐트를 치다, 남양주 깊은산속옹달샘캠핑장
단골 캠핑객이 많은 곳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남양주의 캠핑장들은 유독 캠핑객 사이에서 사랑받는 곳입니다. ‘깊은산속옹달샘’에 들르면 그 까닭을 알게 됩니다.캠핑장에도 8학군이 있다는 것 아세요? 산 좋고 물 맑은 곳이면 어디나 좋은 캠핑장이 된다지만 ‘남양주’는 그야말로 캠핑 천국입니다. 수도권과 가까우면서도 때 묻지 않은 자연 덕에 캠핑객이 ‘캠핑 8학군’이라 부르는 곳. 그중 운길산 자락에 자리 잡은 ‘깊은산속옹달샘’ 캠핑장은 ‘새벽엔 토끼가 달밤엔 노루’가 들를 것만 같은 산골입니다. 캠핑장 안팎으로 시냇물이 졸졸 흐르고 봄 햇살은 바스락바스락 나뭇잎 사이로 쏟아집니다.운길산 깊은 산속 캠핑장 화창한 주말 운길산역은 인파로 북적입니다. 알록달록 등산복을 입은 상춘객은 대부분 송촌리를 거쳐 수종사 방향 산행을 택합니다. 캠핑장은 진중리에 있습니다. 운길산역에서 진중리 쪽으로 난 길을 따라갑니다. 어느새 길은 임도로 바뀝니다. 역에서 4.2km. 꽤나... -
구석기 터전이 으늑한 야영지로, 연천 한탄강캠핑장
캠핑객들은 연천 한탄강캠핑장, 가평 자라섬캠핑장, 동해 망상캠핑장을 국내 3대 오토캠핑장으로 꼽습니다. 이들 캠핑장의 공통점은 천혜의 자연경관과 최신식 시설이 조화를 이뤘다는 데 있습니다. 연천 전곡리 가는 길, 난데없이 공룡모형이 등장합니다. 캠핑 가는 발걸음이 어느새 타임 캡슐로 옮겨진 기분입니다. ‘구석기 조형물’이 즐비하더니 이내 ‘한탄강관광지’ 팻말이 보입니다. 30만년 전 유물인 아슐리안 주먹도끼가 발견돼 한반도의 구석기 지도를 바꿔놓은 전곡리가 요즘은 국민관광지가 됐습니다. 그중 가장 인기가 좋은 곳은 단연 캠핑장입니다.한여울의 노래를 들으며 캠핑을 즐기다한탄강캠핑장은 2008년 전곡리 일대를 한탄강관광지로 재정비하면서 선보인 곳입니다. 가로 8m, 세로 8m의 규격화된 야영장에는 전기시설과 조명이 설치돼있어 오토캠핑장으로는 손색이 없습니다. 캠핑장 한 가운데 설치된 개수대를 비롯해 샤워시설과 화장실 등 모든 시설이 쾌적하고 깔끔합니다. 캠핑... -
강변에 누우리랏다, 양평 강변캠핑장
강변에 누워보셨나요? 재잘거리는 강물의 노랫소리에 맞춰 흥얼거리다보면 어느새 자연과 하나가 된 느낌입니다. 양평 강변캠핑장은 남한강을 한 몸에 품을 수 있는 천혜의 장소입니다.남한강을 끼고 마을은 적막함이 흐릅니다. 모두 25가구가 사는 양평 개군면 구미리에는 맑디맑은 고요함이 내려앉았습니다. 낮에도 오가는 차가 드문드문, 밤이 되면 그마저도 끊깁니다. 이렇게 고요한 남한강의 밤이 주말 저녁이면 불빛으로 가득합니다. 텐트마다 걸어놓은 각양각색 등불이 강변을 물들입니다. 남한강의 낭만이 그대로 캠핑장에 전해집니다.옛 나루터가 강변 캠핑장으로양평과 여주를 잇는 남한강의 길목 ‘구미포’. 구미리는 옛 나루터가 있던 곳입니다. 구미포에는 강원도 조장방 원호 장군이 향병을 모아 왜군을 기습했던 역사가 스며있습니다. 왜군 50여명과 왜장을 쳐서 이기고 양평 백성을 보호한 나루터죠. 그래서 구미리는 ‘의병의 고장’으로도 불립니다. 양평 개군면은 ‘개군한우’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