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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한국의 캠핑장
  • [한국의 캠핑장]하늘·땅 모두 별이 뜨는 곳, 고양 서삼릉청소년야영장
    하늘·땅 모두 별이 뜨는 곳, 고양 서삼릉청소년야영장

    햇살이 소리 없는 외침으로 봄을 알리고 있습니다. 겨우내 넣어뒀던 텐트를 무작정 꺼내 캠핑을 떠납니다. 서울과 지척에도 별을 볼 수 있는 야영장이 많습니다. 서삼릉청소년야영장도 그 중 하나입니다.“아웃도어라면 사람들은 야외에서 노는 것이나 여행을 하는 것으로, 혹은 다소 모험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나는 그 속에 감히 ‘산다’는 시야를 포함시켰다. 그 이유는 가장 참다운 아웃도어란 사는 일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책 ‘여기에 사는 즐거움’의 저자 야마오 산세이는 아웃도어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1977년부터 세상을 떠난 2001년까지 일본 남쪽의 작은 섬에서 자연 속 구도자로 살았던 저자는 ‘인도어’는 우리집, ‘아웃도어’는 타인의 집, 아니 모든 생물들의 집일지도 모른다고 말하는데요. 다른 생물의 집에서 하룻밤을 청하는 캠핑은 아웃도어의 참의미를 조금이나마 느끼게 해줍니다.40년 전통, 스카우트연맹 중앙훈련원 야영장서삼릉청소년야영장은 경기도 고양시 ...

    2011.03.16 09:54

  • [한국의 캠핑장]폐교에서 웰빙체험장으로, 충주 참살이학교 캠핑장
    폐교에서 웰빙체험장으로, 충주 참살이학교 캠핑장

    ‘웰빙’의 우리말인 참살이. 캠핑장을 통해 참살이 문화를 꿈꾸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폐교를 이용해 웰빙체험장으로 문을 연 ‘참살이학교 캠핑장’을 찾았습니다.학생이 없어서 문을 닫은 학교가 전국에 몇 곳이나 될까요. 1982년부터 2009년까지 전국각지에서 폐교된 학교 수는 무려 3349개나 됩니다. 그중 매각된 곳이 2056개, 임대된 곳은 830개에 이릅니다. 물론 방치된 곳도 463개나 되고요. 임대·매각된 폐교는 다양한 시설로 활용되는데 요즘에는 오토캠핑장으로 탈바꿈하는 곳이 부쩍 늘었습니다. 충주 참살이학교도 폐교를 활용한 캠핑장 중 한 곳입니다.웰빙의 순우리말, 참살이충북 충주시 앙성면 영죽리는 시내에서 한참을 들어와야 합니다. 남한강을 사이에 두고 강원 원주시와 맞닿아있죠. 참살이학교 캠핑장은 이름처럼 앙성초등학교 영죽분교 터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1999년 폐교된 학교 부지를 윤봉기·박영진씨가 지난해 임대했습니다. 샤워실·화장실·전기시설 등을...

    2011.03.03 10:24

  • [한국의 캠핑장]씨앗이 움터 나오는 곳, 양주 씨알농장캠핑장
    씨앗이 움터 나오는 곳, 양주 씨알농장캠핑장

    2월은 설득의 귀재입니다. 고작 28일을 가지고 은근슬쩍 동장군을 몰아냅니다. 봄처녀의 비단치마를 펼치지는 않지만 동장군의 옆구리를 살살 구슬러 어느새 저만치 흘러가게 만듭니다. 남들보다 짧아 얼렁뚱땅 넘어가는 것 같아도 할 것은 죄다 하고야 마는 2월의 중턱. 겨울이 마지막 눈을 게워내기 직전 양주의 한 농장을 찾았습니다. 이름도 열매를 뜻하는 ‘씨알’농장. 아직 씨앗을 움트기는 이르지만 농장은 마치 시크릿가든이라도 되는 양 신비로운 안개를 휘감았습니다. 뽀얀 안개를 헤치고 농장으로 들어서자 점점이 알록달록 텐트가 보입니다. 농장보다 더 유명한 ‘씨알농장 오토캠핑장’입니다.구룡골 골짜기, 저수지를 품에 안고널찍한 도로에 아파트 단지가 보입니다. 경기도 양주시 광사동. 여느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 속에 캠핑장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따라옵니다. ‘씨알농장’을 가리킨 내비게이션은 큰 길에서 연신 U턴을 시키더니 아파트 단지를 끼고 난 좁은 길로 안내합니다. 큰...

    2011.02.16 15:13

  • [한국의 캠핑장]작지만 더 바랄 것이 없는 ‘양평 분지울작은캠프장’
    작지만 더 바랄 것이 없는 ‘양평 분지울작은캠프장’

    양평 분지울작은캠프장은 이름처럼 ‘작은’캠프장입니다. 보통 15팀, 많아야 20팀이 예약가능한 사설야영장이지만 자연과 시설이 어우러져 특A급 점수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스치기만 해도 베일 듯 바람에 날이 섰습니다. 하얗게 변한 세상을 제 모습으로 되돌리지 않을 것처럼 고집 부리는 혹한 속에 양평을 찾았습니다. 강원도 홍천과 맞닿은 양평의 북쪽자락. 단월면 명성리는 ‘분지울’이라는 고운 우리말 이름을 지녔습니다. 소리산 자락에 둘러싸여 동이처럼 움푹 파인 지형 덕에 생긴 이름입니다. 마을은 홍천 대명비발디파크 입구에 자리했지만 시끌벅적한 분위기 대신 아늑한 고요함을 풍깁니다. 작지만 더 바랄 것이 없는 ‘양평 분지울작은캠프장’으로 조촐하게 캠핑을 떠났습니다.게을러지라, 한 번도 바쁘지 않았던 것처럼 내비게이션에 ‘양평 단월면 명성리 54-1’번지를 치고 따라갔더니 자꾸 엉뚱한 곳으로 안내합니다. 번지에 ‘산’ 54-1를 찍지 않아서라는군요. 여러 차례...

    2011.01.26 18:50

  • [한국의 캠핑장]눈 내린 바닷가에 서서, 인천 왕산가족오토캠핑장
    눈 내린 바닷가에 서서, 인천 왕산가족오토캠핑장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인천 영종도에 그림 같은 해수욕장이 있습니다. 백사장과 낙조가 아름다운 왕산해수욕장이 새하얀 눈을 머금고 캠핑객을 반깁니다.팔·다리를 대(大)자로 펼칩니다. 서걱서걱 소리가 나는 눈 위에 그대로 누워봅니다. 눈은 마치 솜이불마냥 푹신하게 자리를 냅니다. 나풀나풀 토끼털같은 새하얀 눈 위로 그림 같은 집을 짓고픈 어릴 적 꿈. 스노캠핑은 눈에 얽힌 동심과 맞닿아 있습니다. 눈을 지치고 튼튼한 집을 지어 동화같은 하룻밤을 보내는 스노캠핑의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인천 영종도 서쪽에 위치한 왕산가족캠핑장으로 올해 첫 스노캠핑을 떠났습니다.공항 가는 길, 비행기가 보이는 캠핑장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길. 겨울의 정점에 선 고속도로는 시퍼런 한파를 안고 있습니다. 공항을 지나 영종도 서쪽 옛 용유도로 내달립니다. 영종도와 용유도는 공항부지로 매립되기 전 인천에서 배를 타고 가야하는 섬이었습니다. 용유도 서쪽에 자리한 왕산해수욕장은 깨끗한 백사장과...

    2011.01.12 13:44

  • [한국의 캠핑장]특별한 추억을 쌓는 곳, 공주 이안숲속 캠핑장
    특별한 추억을 쌓는 곳, 공주 이안숲속 캠핑장

    이안숲속 캠핑장은 원래 식물원이었습니다. 캠핑객들의 요청으로 오토캠핑장을 연 이안숲속은 계룡산의 너그러운 풍광과 식물원의 아기자기한 시설이 조화를 이룬 곳입니다.특별한 날 어떤 추억을 만드시나요. 지난 24일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두고 공주 이안숲속 식물원에 다녀왔습니다. 크리스마스에 웬 식물원이냐 싶지요. 하지만 도심을 벗어난 식물원은 이미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흠뻑 취해있었습니다.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식물원 구석구석에 텐트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한낮에도 영하 10도 안팎을 오르내리는 강추위도 마다하지 않습니다.계룡산 자락 절경을 품에 안고 계룡산이 도로 사방을 둘러싸기 시작합니다. 갑사로 향하는 길목, 식물원은 좀처럼 보이질 않습니다. 식당가를 지나 한적해지기 시작한 도로변에 커다란 표지판이 눈에 띕니다. ‘이안숲속 식물원’ 표지판을 따라 들어서자 큰 장승이 위엄있게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여름의 푸르른 녹음을 잃었지만 식물원은 심심한 분위기가...

    2010.12.29 13:26

  • [한국의 캠핑장]겨울 파도를 감싼 은빛 모래, 부안 고사포 야영장
    겨울 파도를 감싼 은빛 모래, 부안 고사포 야영장

    새만금 공사로 떠들썩한 변산반도에 유독 평화로운 해수욕장이 있습니다. 고운 모래를 안은 고사포해수욕장은 주말마다 늠름한 소나무 숲 속으로 캠핑객을 맞이합니다.겨울 파도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변산반도의 은빛 모래가 으르렁 포효하는 바다에 몸을 움츠립니다. 겨울이 한껏 내려앉은 지난 주말 전북 부안 고사포해수욕장을 찾았습니다. 길이 2km의 우아한 송림이 바닷바람을 막아섰지만 겨울의 기세를 막기에는 버거워 보입니다. 바람과 추위가 힘자랑을 하는 거친 날씨. 이런 악천후 속에 겨울바다를 마주보고 10여동의 텐트가 자리를 틀었습니다. 고사포는 호락호락 쉽게 겨울밤을 내주지 않았지만 바닷바람을 이겨낸 텐트 안에서는 웃음소리가 퍼졌습니다. 소중해서 숨기고픈 절경, 고사포전북 부안 고사포는 변산해수욕장에서 격포로 가는 해안선의 중간 지점에 있습니다. 인파가 몰리는 관광지가 양옆에 포진해 있지만 고사포는 인근 해수욕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우선 해수욕장 입구부터 소박합니다...

    2010.12.15 10:14

  • [한국의 캠핑장]동화나라 캠핑마을, 포천 유식물원 캠핑장
    동화나라 캠핑마을, 포천 유식물원 캠핑장

    식물원과 캠핑장은 왠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포천 유식물원 캠핑장은 그런 편견을 단숨에 뛰어넘습니다. 자연과 인공, 캠핑과 놀이가 맛있게 버무려진 식물원 속 캠핑장이기 때문입니다. 토요일 오후 368번 지방도로를 지나 포천 갈월2리 마을길로 들어섰습니다. 자동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한 좁은 시골길. 캠핑장을 함께 운영해 인기를 모으고 있는 식물원이 이런 외진 곳에 있을까하는 의심이 뭉게뭉게 피어납니다. 삼정리를 지나 구불구불 산으로 인도하는 길을 따라 10분 남짓, 유식물원 입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아니, 입구부터 줄지어 서 있는 차량 행렬이 더 먼저 시야를 가로막았습니다. 텐트 펙을 고정시키는 망치소리가 산 속 식물원에 ‘탕’ ‘탕’ 울려 퍼집니다. 정적일 것만 같던 식물원은 이미 어린아이의 뛰노는 소리에 점령당했습니다.식물원, 구경 아닌 체험을 하다 텐트를 치기 전 유식물원을 한바퀴 돌아봤습니다. 흔히 봐왔던 캠핑장과는 너무나도 다른 분위기였기 때...

    2010.12.08 10:45

  • [한국의 캠핑장]살만한 둔덕에 머무르다 ‘홍천 살둔마을 캠핑장’
    살만한 둔덕에 머무르다 ‘홍천 살둔마을 캠핑장’

    폐교된 지 약 20년. ‘반공’ '방첩‘ 팻말을 내건 홍천의 한 폐교가 시간을 뛰어넘고 있습니다. 홍천 살둔마을 생둔 분교 터가 오토캠핑장으로 각광을 받으면서부터입니다.‘살만한 둔덕’이라서 ‘살둔마을’이라 불린 곳. 그러나 살둔마을에 이르는 길은 순탄치 않습니다. 구불구불 산길을 오르락내리락. ‘하늘아래 첫 동네’라도 가는 양, 산길의 심기는 영 불편해 보입니다. 산과 산이 서로의 몸뚱이를 부대끼고 밀쳐내 만든 내린천은 마을을 끼고 흐릅니다. 이쯤 되면 과거에는 오지 중의 오지로 꼽힐 만도 했겠습니다. 해발 1000m 산줄기가 포근히 안은 마을446번 지방도로를 따라 산골 깊숙이 자리한 살둔마을이 들어섰습니다. 굳이 순서를 따지자면 도로는 2001년에 개통됐으니 마을 한가운데 도로가 난 것이겠죠. 도로가 뚫리기 전 마을은 두메산골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방태산(1444m) 줄기인 숫돌봉에 포근히 안긴 살둔은 월둔, 달둔과 함께 '정감록'에 피난처로 기록됐습니다...

    2010.12.01 09:52

  • [한국의 캠핑장]배낭 하나에 일상을 털다, 강화 함허동천 야영장
    배낭 하나에 일상을 털다, 강화 함허동천 야영장

    가족과 함께 하는 캠핑도 좋지만, 때로는 혼자 훌훌 일상을 털어버리고 싶은 때가 있습니다. 야영 장비를 배낭 하나에 털어 넣고 마니산 함허동천에 올랐습니다. 배낭 하나로 길 떠나보셨나요. 오토캠핑이 각광을 받는 요즘 ‘불편함’을 자처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훌훌 털어버린 일상을 가방에 넣은 채 혼자 나만의 캠핑장으로 떠나는 사람들. 바로 ‘백패킹족’인데요. '야영생활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떠나는 등짐여행'인 백패킹(backpacking)은 등산과 트레킹을 모두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장비를 가방 하나에 의지해야 하다 보니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는데요. 그래서 백패킹족에게 추천을 받았습니다. 백패킹을 처음 한다면 이곳을 찾아라. 바로 강화군 마니산 자락에 위치한 ‘함허동천 야영장’입니다. 손수레 vs. 배낭, 야영장 오르는 길주차장에서부터 진풍경이 펼쳐집니다. 어디선가 등장한 손수레, 일명 ‘리어카’가 눈에 띕니다. 주차장부터 등산로 입...

    2010.11.24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