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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송의 아니 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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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송의 아니 근데]“우리가 흘리는 땀에는 성별이 없다”
    “우리가 흘리는 땀에는 성별이 없다”

    절기란 참 신기하다. 입추가 지나자 귀신같이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분다. 불볕더위와 함께 2020 도쿄 올림픽도 끝났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많은 스타가 탄생했다. 올림픽이 끝나면 으레 그렇듯이,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서 반가운 얼굴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기대와 함께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특히 예능은 ‘얼짱’ ‘국민 여동생’ ‘성공해서 돈 많은’ 프레임에 여성 선수를 끼워 넣는 요주의(?) 프로그램. 지난 8월12일, KBS는 <다큐 인사이트 : 국가대표>를 방송했다. 공식 소개는 다음과 같다. “2020 도쿄 올림픽이 선사한 여운과 감동을 이어 스포츠의 판도를 바꾼 여성 스포츠인 6인의 통쾌한 목소리를 담았다.” 박세리, 김연경, 지소연, 김온아, 남현희, 정유인이 출연했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방송 후 온라인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남녀 선수의 비율이 일대일에 근접한 2020 도쿄 올림픽과, 그동안 행해진 성차별적 중계방송이나 여성...

    2021.08.20 16:26

  • [이진송의 아니 근데]실수가 아니라 버릇이다… 폭력을 ‘논란’으로 희석시킨 것도 언론이다
    실수가 아니라 버릇이다… 폭력을 ‘논란’으로 희석시킨 것도 언론이다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모르는 것들이 있다. 유례없는 팬데믹 상황으로 도쿄 올림픽을 둘러싼 시선은 개막 전까지 회의적이었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자신하던 ‘버블 방역’이 물거품이 되어버렸고, 허술하고 배려 없는 운영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전 세계인의 축제라는데 이렇게 심드렁할 수 있나? 역대 가장 미지근하던 올림픽의 열기가 예상을 깨고 후끈 달아올랐다. 선수들의 열정과 드라마 때문이다. 또한 이전과는 달라진 스포츠 감수성이나, 많은 이들이 공유하는 문제의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모두가 중계를 챙겨 보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하면서 따라잡을 순 없기에 오늘은 여러 이슈를 조금씩 골라 담아 정리해볼 것이다. 주제는 올림픽 보도와 미디어의 역할. 찬물과 기름을 번갈아 끼얹던 미디어의 헛발질 모둠 세트 하나 들어갑니다~!언론이 이번 올림픽에서 특별히 실수를 많이 했다기보다는, 지금까지의 버릇이 터져 나왔다고 봐야 한다. MBC는 개회식 중계부터 거센 비판을...

    2021.08.06 16:17

  • [이진송의 아니 근데]육아 예능 ‘내가 키운다’가 깨는 정상가족 신화
    육아 예능 ‘내가 키운다’가 깨는 정상가족 신화

    “애들 때문에 사는 거지.” 많은 부부가 들숨에 한 번, 날숨에 한 번 하는 말이다. 청자가 자녀라면 ‘애들’은 ‘너희’로 치환된다. 결혼은 사랑의 결실이고, 가정은 숭고한 것이며, 아이는 ‘부’와 ‘모’가 있는 ‘정상적’인 가정에서 행복하고 반듯하게 자란다는데…? 이 뿌리 깊은 ‘정상가족’ 신화는, 현실에 놓고 뜯어보면 곳곳이 너덜거린다. ‘애들 때문에 산다’는 말은 두 가지 층위로 읽힐 수 있다. 긍정적인 경우는 사랑이 사라져도, 양육자끼리 육아라는 공동의 목표를 최우선으로 두고 협조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 말은 대부분 ‘책임 전가’로 통한다. “이혼 가정 자녀가 당하는 차별 때문에, 나는 (아이를 위해) 참고 산다.” 아이에게는 다음과 같은 말로 번역된다. “너 때문에 내가 이렇게(불행하게) 산다.” 무엇이 위하는 길일까?이혼은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이혼 건수는 11만800건이며, 매년...

    2021.07.23 16:26

  • [이진송의 아니 근데]여자가 무슨 축구냐고?… ‘이 좋은 것’을 가르쳐 준 적은 있고?
    여자가 무슨 축구냐고?… ‘이 좋은 것’을 가르쳐 준 적은 있고?

    가만히 있어도 비지땀이 쏟아진다. 이럴 때는 월드스타 비가 아니더라도 ‘태양을 피하는 방법’ 정도는 숙지해야 할 것 같다. 특히나 여자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노화와 그을음의 원인인 자외선을 차단해야 한다. 그런데 누구보다 ‘비주얼’에 민감할 여자 연예인들이 그늘 한 점 없는 뙤약볕 아래에서 종횡무진 달린다. 서로 밀치고, 동료끼리 다독이며, 벌겋게 익은 얼굴로 포효한다. SBS 수요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이다.설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편성되어 인기를 끌었던 <골 때리는 그녀들>이 정규로 편성되었다. 최초의 여자축구 예능이다. FC국대패밀리(국가대표 선수 출신이거나 축구 선수의 가족으로 구성), FC개벤져스(개그우먼으로 구성), FC구척장신(모델들로 구성), FC 불나방(파일럿 당시 <불타는 청춘> 출연자 중심) 4개였던 팀은 FC월드클라쓰(외국인 방송인으로 구성), FC액셔니스타(배우들로 구성) 두 구...

    2021.07.09 16:47

  • [이진송의 아니 근데]슬픔을 증명하라는 부당한 요구, 당신에게는 그럴 권리가 없다
    슬픔을 증명하라는 부당한 요구, 당신에게는 그럴 권리가 없다

    최근 박지성 JS재단 이사장(전 축구국가대표 선수)이 악성 댓글을 남긴 누리꾼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영국에 거주하면서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빈소에 조문을 가지 못한 것, 조의를 표현하지 않은 것을 두고 무분별한 비난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박지성의 아내인 김민지 전 아나운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만두랑’도 공격당했다. 김민지 전 아나운서는 유튜브 채널에 글을 올려 부당한 비난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슬픔을 증명하라고요? 조의를 기사로 내서 인증하라고요? 조화의 인증샷을 찍으라고요? 도대체 어떤 세상에 살고 계신 겁니까.” “본질적으로 남편이 어떤 활동을 하든 혹은 하지 않든 법적·도의적·윤리적 문제가 없는 개인의 영역을 누군지도 모르는 그분들에게 보고해야 할 이유가 저에게나 남편에게 도무지 없다.”슬플 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찍어 올린 ‘눈물 셀카’는 한때 ‘오글거린다’ ‘셀카를 찍을 여유가 있다니 덜 슬픈 거다’라는 이유로 웃음거리였다. 이제는 ‘...

    2021.06.25 16:41

  • [이진송의 아니 근데]그의 개성을 ‘이모’에 빗대지 말라…정형화된 이모는 없다
    그의 개성을 ‘이모’에 빗대지 말라…정형화된 이모는 없다

    최근 아이돌그룹 샤이니의 멤버 키가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면서 ‘이모’라는 캐릭터를 얻었다. 깔끔하게 일상을 관리하고, 활발한 리액션을 할 때마다 ‘키 이모’라는 자막이 붙는다. 그런 이모를 실제로 본 적 없더라도 호칭에 딸려오는 느낌만은 어쩐지 익숙하다. 우리에게는 오랜 시간 사회가 공들여 주입한 가족 이미지와 성역할 고정관념이라는, 질기고도 위대한 유산이 있으니까. 무엇이 엄마 같은지, 할머니다운지, 어떻게 해야 딸 같은지 본능적으로 알아챈다. <나 혼자 산다>의 유사 가족 프레임에 대해서는 다른 매체에 이미 한 번 기고한 적 있는데, 박나래와 헨리의 엄마-아들 관계를 예로 들며 비판한 글에는 별게 다 불편하냐는 악플이 한여름 청포도처럼 주렁주렁 열렸다. 그리고 글쓰기 강의에 가면 나는 꼭 이런 말을 한다. “글쓰기는 1절만 하지 않는 사람이 하는 거예요.” 이것은 내가 경향신문에 바치는 2절, 들어줘 리슨. 오늘은 <나 ...

    2021.06.11 16:38

  • [이진송의 아니 근데]법제화에 미적대는 정치권…과연 ‘차별 예방’할 의지는 있을까
    법제화에 미적대는 정치권…과연 ‘차별 예방’할 의지는 있을까

    tvN 드라마 <마인>에서 한지용(이현욱)은 자신의 비밀을 알게 된 정서현(김서형)에게, ‘사실은 형수가 성소수자라는 걸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 은근히 협박한다. “우리, 비슷한 중량의 비밀을 공유했잖아요.” 한지용은 자신의 아이를 낳아준 친모가 죽었다고 속인 후 아내인 서희수(이보영) 몰래 가정교사로 위장해서 집에 들인 파렴치한이다. 그런데 자신의 행동과 정서현의 성적 지향을 ‘비슷한 중량’의 비밀이라고 저울에 올려 버린 셈이다. 한지용은 아버지가 첫째 며느리인 정서현도 후계자 후보로 생각한다는 사실을 알고 약점을 이용하려 한다. 그 장면을 보며 생각했다. 한지용 네 이놈! 차별금지법이 있었다면 그딴 협박은 못했을 텐데…! 5월24일,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국민동의 청원이 시작되었다. 국민동의 청원 발의자는 지난해 11월 동아제약 신입사원 채용 면접 과정에서 성차별 질문으로 피해를 당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공론화하여 사과를 받아낸 당사자이다....

    2021.05.28 16:20

  • [이진송의 아니 근데]전문직 또는 ‘화이트칼라’ 주인공들…그들 말고도 사람이 있다
    전문직 또는 ‘화이트칼라’ 주인공들…그들 말고도 사람이 있다

    최근 온라인에서 대학생들이 교내 노동자들의 시위가 학습권을 침해한다고 항의하거나, 대자보를 찢는다는 내용 등이 화제였다. 그 멸시와 적의는 어디서 오는 걸까? 노동에 급을 매기고, 자신이 그런 ‘노가다’를 할 리 없다는 굳건한 믿음은 손쉽게 구분 짓기와 타자화로 이어진다. 드라마 속 20대의 연애는 모두 대학생의 캠퍼스 러브스토리고, 전문직이나 ‘화이트칼라’만이 주인공이듯. 권리 투쟁 역시 ‘나’의 편리를 침해하는 ‘유난’ 정도로 축소하며 파업을 이기적이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5월의 첫날인 노동절은 지나갔지만, 우리의 노동은 계속된다. 오늘은 ‘주변화’되는 노동과 미디어의 재현 양상을 살펴본다. 정세랑 소설 원작의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넷플릭스, 2020)에서 은영의 유일한 친구였던 강선이 불쑥, 죽은 채 나타난다. 강선은 일터에서 추락한 낡은 크레인에 깔려 목숨을 잃은 산재 사망자이다. 강선은 쓸쓸하게 중얼거린다. “비쌌던 거지, 사람보다 크레인이. ...

    2021.05.14 16:48

  • [이진송의 아니 근데]어른들이여, ‘어린이’는 건들지 말자
    어른들이여, ‘어린이’는 건들지 말자

    “어서 일어나~ 나 학교 가야지!” 서울우유의 광고 한 장면. 팔짱을 낀 어린이가 양친을 깨운다. 아직 침대에서 눈도 못 뜨고 비비적거리는 어른과 달리 머리도 말끔하게 묶었고 옷도 다 입은 어린이가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건넨다. 회사 갈 준비를 마친 부부가 우유를 받아 마시며 말한다. “딸~ 챙겨줘서 고마워.” 가족끼리 맞춘 디자인의 잠옷을 입고 피로를 호소하는 어른은 ‘귀엽게’ 연출되고, 초등학교 저학년인 어린이는 혼자서 학교 갈 준비를 마친 후 ‘어른스럽게’ 보호자를 챙긴다. AP 광고 평론은 이 장면을 ‘아이가 부모를 챙겨준다’는 내용으로 ‘차별화’를 꾀한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의 ‘○린이’ 신조어 남용 현상과 연결하여 본다면 이러한 역전 구도는 단단히 잘못됐음을 알 수 있다. 오늘은 다가오는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넘쳐나는 ‘○린이’ 표현의 문제점을 짚어보려 한다. 미디어 속에서 아동이 그려지는 양상과 관련하여 살펴보고, 어른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본다....

    2021.04.30 16:27

  • [이진송의 아니 근데]예능 프로그램들에서 소비되는 ‘극복 서사’
    예능 프로그램들에서 소비되는 ‘극복 서사’

    4월8일 방영된 <킹덤: 레전더리 워>(Mnet)에서 ‘더보이즈’는 수중 촬영을 진행했다. 일부 멤버는 물속에서도 자연스럽게 움직이지만, 일부 멤버는 입수와 동시에 두려워하다 눈물을 보인다. 다른 멤버들의 격려나 조언이 도움이 되지 못하는 가운데, 본인도 그만두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경연 프로그램의 특성상 시간이 촉박하고, 연차가 낮고 나이가 어린 아이돌이 현장 세팅의 변경을 요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원하는 그림을 얻어야 한다는 중압감도 한몫했으리라. 결국 한 멤버가 자원해 물속에 함께 들어가고, 촬영을 힘겹게 이어간다. 그렇게 찍은 사진은 막상 무대 활용에서 눈에 띄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사진보다, 고난을 견디고 두려움을 ‘극복’하는 서사였을 테니까. 배우 염혜란은 상반기에 종영한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020~2021, OCN)에서 물 공포증을 ‘이겨내고’ 수중 촬영한 일화를 들려준다. 제작진이 정 안 되면 대본을 바꾸겠다고 하자 염혜란의 ...

    2021.04.1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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