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송의 아니 근데] 미묘하고 애매한…예능 속 ‘장애 희화화’](http://img.khan.co.kr/news/c/300x200/2021/01/15/l_2021011601001412800142994.jpg)
나의 아버지는 내가 어릴 때부터 귀가 좀 어두웠다. 종종 질문에 엉뚱한 대답을 하거나, 말을 이상하게 알아들어서 우리 가족뿐 아니라 친척까지 공유하는 일화를 만들었다. 어느 날, 아버지의 병원 진료에 동행했다. 청력이 떨어진다는 의사의 말에 아버지는 젊은 시절 일했던 공장의 소음이 굉장히 심했으며 그때부터 귀가 잘 들리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아버지가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점을 한 번도 청력 손상이나 청각장애의 관점에서 생각지 못했다. 인권 교육 물(?) 좀 먹었다고 자부하면서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아버지를 놀렸던 나는… ‘고요 속의 외침’을 보며 자란 <가족 오락관> 키즈였다.‘고요 속의 외침’은 1985년부터 2003년까지 방영된 KBS 예능프로그램 <가족 오락관>의 간판 코너였다.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헤드폰을 쓰고 옆 사람이 말한 글자를 전달하는 게임으로, 14년간 장수했다. 이 코너의 오락 요소는 잘 들리...
2021.01.15 1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