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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송의 아니 근데
  • [이진송의 아니 근데]두 남자의 ‘미묘한 관계’ 그린 케이윌 뮤직비디오가 즐겁지만은 않은 이유
    두 남자의 ‘미묘한 관계’ 그린 케이윌 뮤직비디오가 즐겁지만은 않은 이유

    두 달 전 서인국의 유튜브 콘텐츠 <간주점프>에 출연한 케이윌은 자신의 노래 ‘이러지 마 제발’의 뮤직비디오를 아직 보지 않은 관객에게 축하한다고 말했다. “당신 인생에 한 번의 재미가 남았다.” 2012년 발매된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는 당시 엄청난 화제몰이를 했다. 그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인생에 남은 한 번의 재미’라는 케이윌의 발언을 과장이나 허풍만으로 치부할 수는 없으리라. 11년이 지난 2024년 6월, 케이윌은 ‘내게 어울리는 이별 노래가 없어’(이하 ‘내이별’)라는 노래로 컴백하며 ‘이러지 마 제발’의 2탄이라고 밝힌 뮤직비디오를 가져왔다. 요즘 멸종되다시피 한 드라마 타이즈, 즉 영상을 드라마화한 뮤직비디오에는 1탄의 등장인물이었던 서인국과 안재현이 그대로 출연한다. ‘내이별’ 뮤직비디오는 티저 공개 때부터 큰 관심을 받았고, 본편이 공개된 이후로는 그야말로 화제성을 쓸어 담았다. 활동 연차가 쌓인 가수로서 성적에는 연연하지 않겠다는 ...

    2024.07.04 06:00

  • [이진송의 아니 근데]‘지락실’ 멤버들의 좌충우돌 운전 예능 ‘뛰뛰빵빵’을 응원하는 까닭
    ‘지락실’ 멤버들의 좌충우돌 운전 예능 ‘뛰뛰빵빵’을 응원하는 까닭

    작년 봄, 기나긴 장롱면허 생활을 청산하고 운전을 시작했다. 초보운전 딱지를 달고 출발하던 순간이나, 오롯이 혼자서 도로에 나가던 날, 처음 고속도로에 진입하던 때의 떨림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래서 <지락이의 뛰뛰빵빵>(tvN, 이하 ‘뛰뛰빵빵’)에서 초보운전자들이 직접 운전을 해서 여행 간다는 말을 들었을 때 무척 반가웠다. 동시에 근거 있는 우려를 했다. 초보운전 시절의 가장 큰 두려움 중 하나는 ‘가뜩이나 운전이 서툰 운전자를 ‘김여사’라는 멸칭으로 젠더화하며 조롱하는 세상에서 내가 여성 운전자에 대한 편견을 확대재생산하면 어떡하지?’였다. <뛰뛰빵빵> 또한 기획 단계에서부터 기획자와 출연자, 그리고 예고를 접한 시청자까지 분명히 감지했을 것이다. ‘운전이 서툰 여자’라는 존재를 욕하기 좋아하는 한국 사회에서 (젊은) 여성 초보운전자가 도로에 나가 운전하는 과정을 오롯이 보여주는 것의 위험을. 그럼에도 5월24일 <뛰뛰빵빵>...

    2024.06.20 06:00

  • [이진송의 아니 근데]‘강형욱 사태’로 살펴본 ‘전문가테이너’가 대중에 소비되는 방식
    ‘강형욱 사태’로 살펴본 ‘전문가테이너’가 대중에 소비되는 방식

    서로 충돌하는 정보를 내세우며 말싸움이 벌어졌을 때는 누가 옳은지 그른지 판별이 나야 끝난다. 하지만 어떻게? 오랫동안 이러한 상황을 마무리했던 대사가 있다. “어제 TV에서 봤어!” (현실감을 좀 더 살리자면 “‘테레비’에서 봤어!”) 물론, 텔레비전이 가장 권위 있는 미디어이자 정보의 채널로 신뢰받던 시절의 이야기다. ‘치트키(Cheat Key)’ ‘치트 코드(Cheat Code)’는 비디오 게임 진행이 불가능할 때 일종의 속임수로 사용하는 방법 또는 게임 엔딩을 쉽게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명령어를 일컫는다. 더는 하나의 매체가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 뉴미디어 시대지만, 모든 논쟁을 종결하는 치트키는 여전히 존재한다. “○○○가 그랬어!” 이제 이 자리에 들어가는 것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 가장 유명한 사람의 이름이다. 이들의 의견이 곧 진실이며 가장 강력한 보증서이다. ○○○의 흥망성쇠는 당대의 수요와 욕망을 반영하며 시대를 풍미한다. 4대천왕이라 할 ...

    2024.06.06 06:00

  • [이진송의 아니 근데]현실의 ‘찐따’는 남성·이성애자의 모습만을 하고 있지 않다
    현실의 ‘찐따’는 남성·이성애자의 모습만을 하고 있지 않다

    유튜브 피식대학의 ‘너드학개론’ ‘자칭 찐따’ 유튜버들 경험담 인기 여성은 ‘고백 공격’의 피해자거나 찐따남 멸시하는 가해자로만 존재 여성·퀴어 찐따는 인식조차 안 돼 또 다른 차원의 심연이 있다는 사실 영화나 웹툰으로라도 들여다보길‘피식대학’은 코미디언 이용주, 김민수, 정재형이 주축인 코미디 유튜브 채널이다. 최근 경상도 지역을 탐방하는 콘텐츠 <메인드 인 경상도>에서 경북 영양군을 방문했다가 지역 비하 발언 및 언행으로 비판받았다. 이들은 자신들의 코미디는 기존의 격과 맞지 않으며, 선을 넘는 웃음을 실험하기에 불편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취한다. 위반과 전복은 기존의 사회 체계와 규범, 즉 권력과 관습의 폭력성을 거스르고 질서에 균열을 낼 때 발생한다. 그러나 서울과 지방의 역학 관계를 그대로 차용하며 비서울 지역을 뒤떨어진 것, 열등한 것으로 조롱하는 행위는 선을 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기존의 권력 체계...

    2024.05.23 06:00

  • [이진송의 아니 근데]정체기 맞은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잊어버린 정체성 되살려야 할 때
    정체기 맞은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잊어버린 정체성 되살려야 할 때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은 MBC의 알토란 중 하나이다. 2018년 방송을 시작한 <전참시>는 같은 방송사의 간판 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이하 <나혼산>)처럼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다. 연예인의 일상을 촬영한 장면을 패널이 함께 모여 보면서 코멘트하는 방식 또한 평범하고 흔한 포맷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참시>는 ‘연예인의 매니저’라는 새로운 존재를 조명했다. 프로그램의 공식 소개는 다음과 같다. “당신의 인생에 참견해드립니다! 매니저들의 거침없는 제보로 공개되는 스타들의 리얼 일상! 그리고 시작되는 ‘참견 고수’들의 시시콜콜한 참견!” 철저하게 가려져 있었던 보조자의 역할을 전면에 내세우며 <전참시>는 차별화에 성공했다. 방송 초반, 이영자-송성호 매니저, 박성광-임송 매니저의 케미는 큰 인기를 끌며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굳히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연예인과 매니저의 관계가 ...

    2024.05.09 06:00

  • [이진송의 아니 근데]tvN  ‘선재 업고 튀어’…장애를 결함으로 만드는 ‘치유’라는 폭력
    tvN ‘선재 업고 튀어’…장애를 결함으로 만드는 ‘치유’라는 폭력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덧없는 가정을 해볼 것이다. 그때 그렇게 매몰차게 말하지 말걸, 병원에 좀 일찍 데려갈걸, 그날 거기에 가지 못하게 막을걸…. 그 대상이 나의 손이 닿지 않는 영역에 있는 존재라면 절박함과 애틋함은 현실의 무력감과 만나서 부풀어 오른다.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이하 <선업튀>)는 4월8일 첫방송을 한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로, 이러한 상실을 주요 서사로 삼는다. 김빵 작가의 웹소설 <내일의 으뜸>이 원작이며, 김혜윤과 변우석이 주연을 맡았다. 주인공 임솔(김혜윤)은 삶의 의지를 놓은 순간 유명 아티스트 류선재(변우석)로부터 응원과 위로를 받고 그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 그런데 10년 넘게 좋아했던 이 ‘최애’가 어느 날, 갑자기 죽는다. 절망의 순간 임솔은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간다. 도착한 곳은 류선재가 아직 가수로 데뷔하기 전 평범한 남학생이고 임솔은 열아홉 살 고등학생인...

    2024.04.25 06:00

  • [이진송의 아니 근데]시민 인터뷰 유튜브 채널 ‘썰플리’에서 우연히 만나는 즐거움
    시민 인터뷰 유튜브 채널 ‘썰플리’에서 우연히 만나는 즐거움

    어렸을 때 불렀던 동요 하나.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정말 좋겠네~정말 좋겠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자주 볼 수 있었던 풍경 중 하나는, 뉴스 화면에서 리포터를 둘러싼 사람들이 카메라를 향해 어색하게 혹은 신나게 브이를 그리던 모습이다. 이 시대의 어린이들에게는 텔레비전보다 유튜브가 더 익숙하고, 미디어에 출연한다는 것이 별로 특별하지 않은 일인지도 모르겠다. 일반인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범람하고, ‘인플루언서’라는 새 시대의 직업이 등장하는가 하면, 특별한 기술이나 마케팅 없이 직접 찍은 영상 하나로도 순식간에 SNS 스타가 될 수 있다. 이렇게 일반인과 연예인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데도 일반인 출연자에게서 자연스러움을 갈구하는 욕망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듯하다. ‘내향형’ 가수 이석훈이 MC 낯 가리는 캐릭터로 차별화 거리서 사연 듣고 노래 추천 서울·젊은 층 대상 위주 한계일반인 출연자가 알고 보니 섭...

    2024.04.11 06:00

  • [이진송의 아니 근데]JTBC 리얼리티 연애 예능 ‘연애남매’…상충되는 두 요소 버무려 정공법으로 띄운 승부수
    JTBC 리얼리티 연애 예능 ‘연애남매’…상충되는 두 요소 버무려 정공법으로 띄운 승부수

    어느 날, 연애 프로그램을 보던 친구가 화들짝 놀라며 소리쳤다. “어, 내 고등학교 동창이다!” 친구는 동창이 얽히고설킨 러브 라인에서 헛발질할 때마다 반은 안타까워하며, 반은 흥미로워하며 관전했다. “잘 좀 해봐…. 근데 쟤가 저런 애였나?” 인간은 누구나 그 관계에 맞는 다양한 역할과 얼굴을 바꾸어 가며 살아간다. 우리가 ‘안다’라고 생각하는 그 사람의 모습은 나와의 관계 속에서만 유효한 일부이다. 직장에서의 나, 가족과 있는 나, 친구와 있는 나(그중에서도 그룹에 따라 다시 자아는 분화되기 마련이다), 혼자 있는 나, 온라인 세계에서의 나… 정말이지 내 속엔 내가 너무 많다. 그중에서도 연애는 대부분 두 사람 간의 독점적 관계 안에서 진행되는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다 보니, ‘연인으로서의’ 혹은 ‘연애 관계에서의’ 그 사람을 볼 기회는 흔치 않다. 아니 어쩌면 너무 가까운 사이여서, 사적인 모습 중 어떤 부분은 절대로 보거나 보이고 싶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가족의 ...

    2024.03.28 06:00

  • [이진송의 아니 근데] “불러주지 않으면 내가 부르지 뭐”…뭉클하다, 용감한 이 ‘몸짓’
    “불러주지 않으면 내가 부르지 뭐”…뭉클하다, 용감한 이 ‘몸짓’

    팟캐스트 <송은이&김숙의 비밀보장>(이하 비보)은 상징적인 프로그램이다. 2015년 시작한 이 ‘인터넷 방송’의 콘셉트는 “결정장애를 앓고 있는 오천만 국민들을 위한 속 시원한 고민 상담소”. 2024년 3월2일부터 3일까지, 비보는 개국 8주년을 맞아 공개방송이자 생일파티인 <비보쇼 오리지널 2024>(이하 비보쇼)를 개최했다. 장소는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웬만한 아이돌도 입성하기까지 꽤 시간이 걸리는 공연장이다. 5000석의 좌석은 순식간에 매진되었다. 이 불같은 경쟁을 뚫고, 3월3일 비보쇼에 다녀왔다. 송은이와 김숙이 뜨거운 환호를 받으며 무대 위로 솟아오르는 순간, 어쩐 일인지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연예인 걱정은 하는 게 아니라는데, 저기 우뚝 서 있는 저 조그맣고 용감한 두 사람과 나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다행히 나처럼 비상인 관객이 많아서, 마음 편하게 눈물 흘렸다.2024년 비보쇼의 테마는...

    2024.03.14 06:00

  • [이진송의 아니 근데]요즘 한국사회를 휩쓰는 뜨거운 담론 - ‘도파민’과 ‘저속 노화’
    요즘 한국사회를 휩쓰는 뜨거운 담론 - ‘도파민’과 ‘저속 노화’

    1월1일도 지났고, 설날도 지났으며, 이제는 3월이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의지를 불태우는 계기로도 벌써 3번째고, 봄의 문턱이며, 개강 및 개학의 철이기도 하니…이제 진짜 변화의 첫 삽을 뜨라는 압박이 공기 중에도 느껴지는 듯하다. 거창한 목표보다는 일찍 자기, 배달음식 줄이기, 스마트폰 사용시간 줄이기처럼 생활습관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핫’한 표현을 꼽자면 아무래도 ‘도파민’과 ‘저속 노화’(또는 가속 노화, 감속 노화)라는 단어이다. 도파민은 즐거움을 느낄 때 분비되어 소위 ‘쾌락 호르몬’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국내에서는 <도파미네이션>(애나 렘키 지음·김두완 옮김, 흐름출판, 2022)이 출간된 이후 폭넓게 쓰이고 있다. 재미있는 장면이나 흥미를 유발하는 요소를 두고 ‘도파민 터진다’ ‘도파민 구간’이라고 표현하는 식이다. 한편 ‘저속 노화’는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도 출연한 노년내과 의사이자...

    2024.02.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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