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송의 아니 근데]‘행복 대본’ 강요하는 세상…불행 ‘당하는’ 사람들](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2/09/02/l_2022090301000030200008191.jpg)
“오빠… 최고로 행복하되 가급적 혼자 계셨으면 좋겠어요.” 최근 영화 <헌트>에 출연한 정우성은 팬들의 ‘주접’으로도 유명하다. 행복하되, 혼자 있어달라는 말은 신아영 아나운서가 예능 프로그램 <비디오 스타>에 출연해 정우성에게 남긴 덕담(?)이다. 이 대사는 사랑하는 대상이 행복하길 바라면서도 결혼하지 않기를, 그리하여 모두의 스타로 남아주길 바라는 팬들의 명언으로 등극했다. 관습적으로 해석하면 이 문장은 모순적이고 이중적이어서 웃음을 유발한다. 전통적으로 행복은 ‘결혼’이라는 표상과 결합하기 때문이다. 행복하려면 결혼해야 하고, 결혼해야 행복하다는 ‘결혼·행복 패키지’는 웨딩 시장의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패키지’처럼 세트로 단단히 묶여 있다. 동시에 이런 뜻을 담고 있기도 하다. “결혼은 내가 사랑하는 너의 행복일 수 있지만, 그 행복은 나를 불행하게 만들기 때문에, 가급적 네가 결혼하지 않은 채 행복해서 나를 행복하게 해주면...
2022.09.02 1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