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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희의 페미니즘 미술 읽기
  • [김홍희의 페미니즘 미술 읽기](7)강요되는 치장, 폄하되는 감정…여성 노동의 민낯을 다시, 메이크업하다
    (7)강요되는 치장, 폄하되는 감정…여성 노동의 민낯을 다시, 메이크업하다

    ■ 여성노동자의 초상환상의 복식조 6라운드는 여성 초상을 화두로 주황(57), 신민(36), 치명타(33·최은혜)를 초대했다. 주황은 사진, 신민은 조각, 치명타는 영상을 주매체로 작업하며 감성적 차이도 있지만, 초상화라는 전통 장르를 현대화하는 점에서 한데 만난다. 서양미술사 전통에선 영웅적인 역사화, 종교화가 남성 장르로 주류화되었던 반면 일상적 초상화, 정물화, 풍속화는 비주류 여성 장르로 폄훼되었다. 한국의 경우 사대부 문인화뿐 아니라 전문화원의 산수화, 초상화 모두가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터라 여성 장르라는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현대에 이르러서야 ‘추상 대 형상’이라는 양식적 대립으로 형상적 초상화가 전형적 여성 장르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들 3인의 초상은 노동 문제를 축으로 인종적, 계급적, 젠더적 차별을 이슈화하는 주제적 시의성에서, 또한 가부장적 자본주의의 모순과 부조리한 여성 현실을 의식하는 비판적 발언에서 페미니즘 장르로 평가할 수 있다....

    2021.06.22 21:37

  • [김홍희의 페미니즘 미술 읽기](6)히스테릭한 ‘여성의 언어’로 부계적 젠더 이념에 저항하다
    (6)히스테릭한 ‘여성의 언어’로 부계적 젠더 이념에 저항하다

    ■ 광기, 히스테리, 에로스환상의 복식조 5라운드에는 박영숙(1941~), 이순종(1953~), 이은새(1987~)를 초대했다. ‘미친년’의 사회병리학적, 정신분석학적 함의를 카메라 렌즈로 파헤치는 원로 페미니스트 사진작가 박영숙, 새로운 화풍의 ‘핫’한 페인팅으로 악동 소녀의 도발적 히스테리를 표출하는 ‘앙팡테리블’ 이은새, 미학적이고도 정치적인 에로티시즘으로 해학적 페미니즘을 실천하는 다매체 예술가 이순종. 이들은 세대와 배경이 다르지만, 여성을 차별적 존재로 간주하는 부계적 젠더 이념에 저항하며 광기, 히스테리, 에로스와 같은 무의식적 통로로 분노를 폭발시키고 해방의 탈출구를 찾는 심리적 반항아라는 유사점이 있다.광기, 히스테리, 에로스는 여성성과 상당 부분 관련을 맺는 정신분석학적 개념들이다. 프로이트의 리비도 이론에 따르면, 에로스는 문명이 억압한 성본능이 카타르시스 과정을 거쳐 삶의 본능으로 승화된 상태를 일컫는다. 에로스의 문명화·사회화 과정에서 상...

    2021.05.25 22:08

  • [김홍희의 페미니즘 미술 읽기](5)흙을 구하라, 동물에 경의를 표하라…그렇게 재생을 꿈꾸다
    (5)흙을 구하라, 동물에 경의를 표하라…그렇게 재생을 꿈꾸다

    생태주의 페미니즘여성과 자연의 관계서 여성성을 재발견…훼손된 주체 회복흰색 벽을 더럽혀 타자화된 흙을 해방시키는 환상적인 탈출기인간과 자연의 상호의존성 속에서 실현 가능한 미래 전망환상의 복식조 4라운드 초대 작가는 홍이현숙(1958~)과 조은지(1973~)다. 이들은 페미니즘과 생태학 운동의 목표를 동일시하며, 자연과 여성을 억압하는 가부장적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점에서 에코페미니스트로 호명될 수 있다. 생태주의 페미니즘은 인간중심주의에 기반한 사회적 진화 과정, 특히 사회적 지배원리와 위계질서를 문제 삼고, 더불어 사는 공생적 삶의 방식을 통해 여성과 자연을 동시에 해방시키고자 한다. 이와 궤를 같이하는 두 작가의 작업은 두 가지 강조점이자 공통점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인다.우선 자연·여성·동물을 하위체로 동일시하는 이분법적 위계에 맞서 삼자의 연대감과 합일을 지향하는 윤리적 예술을 수행함으로써 타자의 해방을 통한 여성의 해방을 모색하...

    2021.04.27 21:34

  • [김홍희의 페미니즘 미술 읽기](4)보따리로 감싸고 자수로 엮어낸 여성성…공통된 키워드는 ‘관계맺기’
    (4)보따리로 감싸고 자수로 엮어낸 여성성…공통된 키워드는 ‘관계맺기’

    낯선 도시에 녹아든 뒷모습…군중 속에서 지워지며‘안도와 마음의 평화’를 되찾거나 보여지는 여성 아닌 응시·추적의 행위 주체로서 노마디즘 통해 기존의 억압된 질서를 뒤집는다쌍방향으로 접근하는 ‘환대’의 가치 발견둘은 품거나 연결되며 폭력에 대항할 ‘유연한 방패’가 된다여성매체의 기용, 노마디즘 화두이번 ‘환상의 복식조’에 김수자(64)와 함경아(55)를 초대한다. 이들은 작가적 성향, 작품 경향에서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지만 페미니즘 발언이나 여성성 화두를 명시하지 않으면서도 페미니즘으로 독해될 수 있는 중대한 두 요소를 공유, 한 팀의 복식조로서 효력을 갖는다. 하나는 천·바느질·자수 같은 젠더특정적 매체의 기용이다. 천이나 수예 작업은 페미니즘과 무관한 다수의 남녀 예술가들이 조형언어로 폭넓게 활용하고 있지만, 김수자의 보따리나 함경아의 북한 자수를 여성의식이나 젠더적 특성과 분리시켜 생각하기 어렵다. 김수자의 천·바느질 작업이 여성의 일상적...

    2021.03.30 21:48

  • [김홍희의 페미니즘 미술 읽기](3)괴물의 모습으로 표현된 신체, 인간을 억압하는 모든 경계를 파괴하다
    (3)괴물의 모습으로 표현된 신체, 인간을 억압하는 모든 경계를 파괴하다

    페미니즘 신체미술정신의 하부구조 불과했던 ‘몸’현대미술·페미니즘의 화두가 돼환상의 복식조 2라운드는 현대미술과 페미니즘의 첨단 화두인 ‘몸’을 주제로 이불(57), 이피(40), 이미래(33)를 초대했다. 이불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작가로 우뚝 서 있고, 이피와 이미래는 독특한 작품세계와 활발한 창작활동으로 기대되는 신진들이다. 3인의 작가는 각기 다른 조형언어로 결이 다른 삼인삼색의 몸의 미술을 펼쳐 보이지만, ‘괴물성’으로 집약될 수 있는 공통된 주제의식으로 페미니즘 신체미술의 일면을 예시한다.그리스 고전기 이래 미술의 중심 주제였던 인체가 ‘몸의 정치학’이라는 새로운 의미를 담보하며 현대미술과 페미니즘 미술의 주요 화두로 부각된 것은 1990년대를 전후해 등장한 후기 신체미술의 맥락에서다. 포스트모던 시대의 신체미술가들은 뿌리 깊은 정신·육체 이분법에서 정신의 하부구조로 밀려났던 물질적 몸에 우선권을 부여하며 새로운 인간학을 주창했다. 통...

    2021.03.02 20:42

  • [김홍희의 페미니즘 미술 읽기](2)체험된 모성과 전복된 여성성…‘기호화된 젠더’ 모순을 파헤치다
    (2)체험된 모성과 전복된 여성성…‘기호화된 젠더’ 모순을 파헤치다

    윤석남, 단체활동과 자전적 경험 바탕으로 미술계에 모성담론 촉발 남성적 시선의 횡포 직시하며 여성적 연대·포용적 모성 회복 보여줘 ‘환상의 복식조’ 첫 라운드는 페미니즘 지고의 주제인 여성성과 본질론을 화두로 설정, 이에 부합하는 작가로 윤석남(82)과 장파(40)를 초대했다. 한국의 징표적 페미니스트 미술가 윤석남과 떠오르는 신진의 장파. 이들은 40여년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 예술을 통해 세상과 여성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굳건한 의지를 공유하고 있다. 또 서사 구조 속에 문학적 감수성을 반영한다는 점에서도 닮아 있다.현대 페미니스트들은 자연적 성(sex)으로부터 문화적 성(gender)으로 시선을 돌려 여성성이 사회적으로 구축되고 역사적으로 변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여성 억압의 기원을 성을 둘러싼 남녀의 권력관계에서 찾는다. 1970년대 1세대 페미니즘은 여성성을 강조하는 본질론적 입장을 취했지만, 부계적으로 구축된 여성성에 대한 문...

    2021.02.02 21:29

  • [김홍희의 페미니즘 미술 읽기](1)미술계 링에 올라 남성중심 화단에 맞서는 ‘환상의 복식조’를 보라
    (1)미술계 링에 올라 남성중심 화단에 맞서는 ‘환상의 복식조’를 보라

    한국 페미니즘 미술 지형도를 그리다한국 화단에서는 요즘 여성 미술·페미니즘 미술이 어느 때보다 힘을 받으며 회자되고 있다. 단순히 유행인지, 진정한 페미니즘 ‘리셋’인지 알 수 없지만, 이런 현상에 맞닥뜨려 여성작가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지, 페미니즘 미술이 지금 어디까지 왔으며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크고 작은 물음이 꼬리를 문다. 1990년대 초부터 전시기획자·평론가·미술사가로 한국 페미니즘 미술과 행보를 같이해온 필자는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들에 마음이 산란해진다.그럼에도 불구,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질문들에 다가가려 한다. 페미니즘에 대한 담론적·미술사적 접근보다 현재진행형으로 작업하는 작가들과 그들의 작업에 초점을 맞추는 작가 연구를 통해 현 단계 페미니즘 미술의 실체, 그 변화 추이를 살펴본다. 여성작가들의 다양한 창작활동, 페미니즘의 다중적 의미를 고려해 1980년대부터 활동한 시니어 작가, 1990~2000년대의 중진...

    2021.01.05 2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