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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마주] 날아 가는 순간 떠올렸다, 가장 안전한 새장이 되어준 사람을
    날아 가는 순간 떠올렸다, 가장 안전한 새장이 되어준 사람을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스스로 ‘레이디 버드’라는 예명을 붙이고, 어머니와 말싸움을 하다 달리는 차에서 문을 열고 뛰어내리는 막무가내 10대 소녀. 영화 <레이디 버드>의 주인공 크리스틴(시얼샤 로넌)입니다. 크리스틴, 아니 레이디 버드는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재미가 없거든요.“캘리포니아의 쾌락주의를 논하는 자는 새크라멘토에서 크리스마스를 지내봐야 한다.” 영화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출신 소설가 존 디디온이 남긴 말로 시작됩니다. 새크라멘토는 쾌락과는 거리가 먼 심심한 동네라는 뜻이겠죠. 이곳이 바로 레이디 버드가 살고 있는 동네입니다.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는 레이디 버드는 새크라멘토를 떠나 미국 동부의 도시, 특히 뉴욕으로 가고 싶어 합니다. 어머니는 그에게 “주제를 알라”며 “주립대 등록금을 대기도 벅차다”고 말합니다. 그...

    14시간 전

  • ‘미치광이’와 함께 떠나는 로드트립···도덕성은 잠깐 내려놓아주세요
    ‘미치광이’와 함께 떠나는 로드트립···도덕성은 잠깐 내려놓아주세요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영화는 평범한 남성이 욕조에 앉아 추상적인 문장이 가득한 책을 읽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궁금증을 보이는 딸이 다가오지만 피우던 담배는 내려놓지 않습니다. 아이 앞에서 담배라니, 지금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유념해둬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1965년에 개봉했고, 당시로서도 기존 영화의 규격을 정면으로 반하는 영화였다는 점입니다.프랑스 파리에 사는 주인공 ‘페르디낭’(장 폴 벨몽도)은 딸과 아내가 있는 유부남입니다. 그런 그가 자신의 딸을 돌봐주기 위해 찾아온 베이비시터 ‘마리안’(안나 카리나)과 사랑에 빠져버립니다. 지루하고 공허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그들은 갑작스레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돈 한 푼 없이 도피를 위한 로드트립을 떠납니다. 페르디낭과 마리안은 차를 끌고 무작정 남프랑스로 향합니다. 니스로 가면, 혹은 더 아...

    2025.06.14 08:22

  • [오마주] 죽은 첫사랑이 저승사자가 되어 나타났다
    죽은 첫사랑이 저승사자가 되어 나타났다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누군가 불쑥 찾아와 “넌 일주일 뒤에 죽을 거야,”라고 말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 같나요. 시시한 농담으로 넘길 수도, ‘날 위협하는 건가?’ 의심할 수도 있겠죠.공교롭게도 검은 양복을 입은 상대가 자신이 저승사자라고 주장한다면 어떨까요. 병원 응급실로 데려가 방금 죽은 이의 이름을 세 번 부르며 혼을 데려가는 것을 손수 보여주기까지 한다면요. 그때부터 자칭 저승사자가 일러준 ‘남은 일주일’은 이전과는 다른 무게를 지닐 겁니다.지난 4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에 공개된 6부작 드라마 <내가 죽기 일주일 전>에서는 ‘희완’(김민하)에게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그런데 희완은 어쩐지 곧 들이닥칠 죽음보다, 눈앞 저승사자의 존재에 더 경악합니다. 찾아온 그가 다름 아닌, 4년 전 고등학교 졸업식을 앞두고 세상을 떠난 ‘람우’(공...

    2025.06.07 08:00

  • [오마주] 20년 뒤 꺼내본 아버지와의 추억···같은 태양 아래 서 있던 날들
    20년 뒤 꺼내본 아버지와의 추억···같은 태양 아래 서 있던 날들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디카’라는 말을 아십니까. 디지털카메라의 준말로 부르곤 했죠. 요즘 10대 청소년들에게는 낯선 단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핸드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고화질의 사진과 영상을 남길 수 있는 시대에 별도의 카메라를 소유할 필요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겠죠.‘디카’에 익숙한 세대라면, 어린시절 추억을 디지털 파일이 아닌 인화한 형태로 앨범에 고이 보관했을 가능성이 높겠지요. 저는 가끔 옛 사진을 들여다보곤 합니다. “언제 찍었지?” 하며 사진의 낮은 화질처럼 선명하지 않은 기억을 끄집어내봅니다.영화 <애프터 썬>의 소피(프랭키 코리오)는 오래된 캠코더 속 잠들어 있는 추억을 들여다봅니다. 소피가 11살 때 아버지 캘럼(폴 메스칼)과 함께 튀르키예 여행을 떠나 찍은 영상입니다. 당시 아버지는 31살인데요, 나이 차이가 크지 않은 두 사람은 부녀가 아닌 ...

    2025.05.31 08:00

  • 달콤한 페이스트리 위 매콤한 권력 싸움···‘카렘: 나폴레옹의 요리사’
    달콤한 페이스트리 위 매콤한 권력 싸움···‘카렘: 나폴레옹의 요리사’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여러분은 디저트 자주 드시나요? 꿀꿀한 날에는 괜히 기분 전환을 위해 달달한 음식을 찾기도 하죠. 빵 한 조각과 디저트 한입에 마음이 달라지곤 합니다. 이런 걸 생각하면, 생살여탈권을 쥔 권력을 쟁취하는 데에도 음식과 요리사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상상이 어렵지만은 않습니다.실제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나폴레옹 1세)가 집권했던 19세기 프랑스에서는 외교관 탈레랑(샤를모리스 드 탈레랑페리고르)이 ‘음식 외교’를 선보였는데요. 그는 폴란드의 왕 루이 18세에게 “회의에는 외교관보다 요리사를 데려가고 싶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탈레랑이 말하는 요리사가 오늘의 작품 <카렘 : 나폴레옹의 요리사>의 주인공 ‘마리-앙투안 카렘(Marie-Antoine Carême, 1784~1833)’입니다.카렘은 오늘날 서양요리의 틀을 ...

    2025.05.24 08:00

  • [오마주]런던의 막장을 거닐다···매운맛 액션의 서사시
    런던의 막장을 거닐다···매운맛 액션의 서사시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최근 ‘오마주’를 통해 소개한 작품 중에는 가장 ‘매운맛’ 액션물일 것 같습니다. 웨이브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영국 SKY 최신 오리지널 시리즈 <갱스 오브 런던 시즌 3>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편의상 아직 보지 않은 사람들이 할 법한 질문과 이에 대해 답하는 형식으로 글을 전개하겠습니다.①시즌 3인데 시즌 1부터 보지 않아도 될까.“일단 조금 본 뒤 정해도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시즌 1, 2를 보지 않았는데 이렇게 작품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정주행을 한다면 조금 더 스토리 이해가 풍부해질 수 있겠지만 스포일러를 접하지 않는 선에서 기본적인 시놉시스 정도만 알고 봐도 충분합니다. 기본 얼개는 런던에서 활동하는 여러 마피아(갱)들의 세력 다툼입니다. 조직들마다 수뇌부의 자식이나 부인 형 등 가족이 죽게 되는데 이에 대한...

    2025.05.17 08:00

  • [오마주] 이세돌 9단은 ‘극한 경쟁’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까
    이세돌 9단은 ‘극한 경쟁’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까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자신이 없어요. 질 자신이요.”전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의 현역 시절 ‘말·말·말’은 ‘돌직구’ 어록으로 가득합니다. 승부 앞에 빈말을 하지 않는 성정입니다. 2016년 구글 딥마인드사 바둑 AI(인공지능) 알파고를 상대로 세 판을 내리 진 뒤 “인류가 아니라 이세돌이 진 것”이라고 이야기했던 것에선, 결과에 승복할 줄 아는 태도가 엿보입니다. 그리고 제4국에서 그는 인류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알파고를 상대로 1승을 거둬냈습니다.유일무이한 승리를 거머쥔 이 바둑기사는 어떤 사람일까요. 지난 6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두뇌 서바이벌 <데블스 플랜: 데스룸>은 바둑판을 떠난 전설, 이세돌의 승부사적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예능입니다. 다양한 직업군의 플레이어 14명이 7일간 합숙하며 매일 지능과 지략을 사용해야 하는 게임에 참여합니다. 끝까지 살아남은 ...

    2025.05.10 08:00

  • [오마주]기억을 잃은 자리···존재가 남다
    기억을 잃은 자리···존재가 남다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영화 <더 파더>는 딸과 아버지의 대화로 시작됩니다. 시작부터 집중해야 해요. 아버지 앤서니(앤서니 홉킨스)와 딸 앤(올리비아 콜먼)의 얼굴을 잘 기억해둡시다. 갑자기 다른 여성이 딸로 등장하거든요. 영화 속 아버지는 어리둥절하죠. 영화를 보는 우리도 어리둥절합니다. “내가 잘못 봤나” 하며 뒤로감기를 해봅니다. 하지만 분명 다른 배우가 맞습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이 영화는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 앤서니의 눈으로 전개됩니다. 앤서니는 눈앞의 현실이 믿기지 않아 역정을 내거나, 적극적으로 따져 묻습니다. 자신의 집에 와서 “저 여기 살아요”라고 주장하는 낯선 남성에게 “댁이 내 집에 살아? 별 말을 다 듣겠군. 이게 무슨 황당한 소리야?”라고 말하죠. ‘10초 앞’을 눌러 영상을 재확인해보는 우리와 비슷한 마음일 겁니다.그러다 앤서니는 무...

    2025.05.03 08:00

  • [오마주]그 펭귄은 왜 15m 아래 바다로 뛰어내렸을까
    그 펭귄은 왜 15m 아래 바다로 뛰어내렸을까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이번 주 오마주에서는 그간 주로 소개했던 OTT 속 영화나 드라마를 잠깐 벗어나고자 합니다. 지난 화요일, 4월22일은 ‘지구의 날’이었는데요, 이날을 기념해 디즈니+에서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 <펭귄의 비밀>을 공개했습니다. 오늘은 이 다큐멘터리와 펭귄을 둘러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주말 귀한 시간을 내서 이 다큐멘터리를 꼭 봐야 할까? 물론 취향이 다 다르고 선택은 개인의 몫이지만 한번쯤 볼 만한 작품이기에 이렇게 장황한 소개를 시작합니다.펭귄을 다룬 기존 다큐멘터리도 훌륭한 작품들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특히 제작진의 이름값이 있습니다. 영화 <아바타> 시리즈로 국내에서만 ‘쌍천만’ 관객을 동원한 제임스 카메론이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고, 에미상 수상 이력이 있는 탐험가 버티 그레고리가 메인 스...

    2025.04.26 08:00

  • [오마주] ‘정숙한 여성’에게 도착한 욕설 편지···범인은 누굴까
    ‘정숙한 여성’에게 도착한 욕설 편지···범인은 누굴까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이 편지는 영국에서 최초로 시작되어 1년에 한 바퀴를 돌면서 받는 사람에게 행운을 주었고···.”학창시절 ‘행운의 편지’를 받은 기억이 있으신가요. 이 편지는 며칠 안에 해당 내용을 복사해 여러 사람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만약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불행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하죠. “말도 안 돼!” 라며 넘기기엔 꺼림칙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영화 <X를 담아, 당신에게>는 1920년 영국을 뒤흔든 욕설 편지 테러 사건을 바탕으로 합니다. 이 영화는 영국에서 최초로 시작되어···.영국 해안 마을 리틀햄프턴에 거주하는 이디스 스완(올리비아 콜맨)은 익명의 편지를 받습니다. 편지에는 “넌 지옥에 떨어질 거야” 같은 밑도 끝도 없는 저주와 함께, 입에 담지 못할 외설적인 욕설이 가득합니다. 이 같은 편지가 계속되자 수신자인 스완은...

    2025.04.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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