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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의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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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일의 문장] “지루한 겨울…동면이 최상이다”
    “지루한 겨울…동면이 최상이다”

    “길고 지루한 겨울을 어떻게 빨리 감을 수 있을까? 우리는 곰에게 지혜를 배울 수 있다. 동면이 최상이다. 깨어 있어봐야 넷플릭스나 유튜브 세상에서 헤매다 황폐해지니 차라리 잠 속으로, 꿈속으로 망명하자.” <겨울 간식집>(읻다) 중<겨울 간식집>은 뱅쇼, 귤, 다코야키, 만두, 호떡, 유자차 등 겨울 간식을 테마로 한 소설집이다. 작가 여섯 명의 짧은 소설과 겨울에 관한 에세이가 덧붙여 있다.김성중 작가는 귤도 아니고, 흔히 귤실로 불리는 ‘귤락’을 소재로 썼다. 속초로 휴가온 30대 ‘나’는 우연히 카페에서 “그런데요”라며 말을 거는 20대의 이야기를 듣는다. 언제나 친절한 40대 사장까지. 남자 셋은 귤락이 하나도 남지 않을 때까지 누가 먼저 귤 껍질을 까는지 시합한다. 계속 만날 사람들이 아닌데 이들은 귤락을 까면서 깊은 속내를 나눈다. 이들에게 속초의 카페는 겨울잠을 지내는 동굴 같은 곳이었을 터. 처음 만나는 이에게도, ...

    2023.12.01 20:51

  • [토요일의 문장]“커피는 매일 가짜 리셋 버튼이 되어준다”
    “커피는 매일 가짜 리셋 버튼이 되어준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커피를 준비하는 건 일종의 의식이다. 내가 지금부터 자리에 앉겠다는 다짐이다. 자리에 앉아 나에게 주어진 일을 해내겠다는 신호다. 아침에 일어나 에스프레소 머신의 전원을 켜거나 커피 메이커에 원두를 한 스푼 한 스푼 넣으면서 느끼는 것은 나의 살아있는 몸과 그 몸이 사는 시간에 대한 감각이다.” <겨울의 언어>(웅진지식하우스) 중작가·독서가·애서가인 김겨울이 자신에 관해 쓴 산문집 <겨울의 언어>의 한 대목이다. 날이 추워지고 이불을 박차고 나오기 힘들어지는 계절의 아침이 찾아오고 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향한 생각은 더 간절해진다. 김겨울은 “커피는 카페인 성분 때문에 실제로도 연료로 기능하지만, 그보다는 마음의 연료에 가깝다”고 표현했다. 김겨울은 자신을 커피로 평생 속여왔다고 했다. 커피 덕분에 개운해지고 모든 게 리셋되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김겨울은 리셋을 넘어 아예 새로운 시작, ‘뉴-셋’이라는 단어를 썼...

    2023.11.17 21:10

  • [토요일의 문장]“차드의 15세 소녀 15명 중 1명은 아이 낳다가 죽는다”
    “차드의 15세 소녀 15명 중 1명은 아이 낳다가 죽는다”

    전 세계에서 날마다 808명의 여성이 임신과 출산 합병증으로 사망한다. 이를 보여주는 주요 지표는 출산 수 10만건당 임산부 사망 건수를 가리키는 임산부 사망률이다. (…)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은 임산부 사망률이 542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일반적으로 저소득 국가들의 임산부 사망률은 462이다. 차드의 15세 소녀 15명 가운데 1명은 아이를 낳다가 죽는다. <80억 인류, 가보지 않은 미래>(김병순 옮김, 흐름출판) 중로즈칼리지 정치학 교수인 제니퍼 D 스쿠바가 책 3장 ‘죽음은 불평등하다’에 쓴 내용이다. “산모들이 보건의료 기관을 찾아갈 수 있거나 아이를 낳을 때 분만 보조를 받을 수 있다면, 임산부 사망의 대부분은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고소득 국가의 임산부 사망률은 11이다. 북미는 그 수치가 16인데, 흑인 여성이 임신 또는 출산 관련 합병증으로 죽을 확률이 백인 여성보다 243% 높다. 스쿠바는 출생, 죽음, 이주라...

    2023.11.10 20:36

  • [토요일의 문장] “쇼핑을 멈추는 건 생각보다 큰 일”
    “쇼핑을 멈추는 건 생각보다 큰 일”

    “쇼핑을 멈추는 건 생각보다 큰일이다. 기분이 안 좋을 땐 뭐라도 사라고, 기분이 좋으면 그에 맞게 쇼핑을 하라고, 그게 네가 존재하는 방식이자 이유라고 온 세상이 외치고 있으니 말이다. 그 요란한 목소리를 외면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지속 가능성 문제를 고민하다 보면 왜 시민들 개개인이 죄책감을 느끼고 신념을 포기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곤 한다.”- ( 중에서. 돌고래)저자 이소연은 외국의 패스트패션 매장에서 1.5달러짜리 패딩을 발견하면서 충격을 받는다. 지하철 요금보다도 싼 패딩이라니. 매일같이 옷을 사던 20대 여성은 ‘옷을 그만 살 결심’을 한다. 그리고 옷을 산다는 것의 진짜 의미를 묻는다. “지구에 배출되는 탄소 가운데 10%는 패스트패션 산업에서 나오는 마당에 이들 기업이 면죄부를 받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저자는 패스트패션 산업의 착취적 현실을 지적하면서 개인의 책임도 강조한다. 환경에 대한 염려와 유행하는 옷에 대한 관심, 서로 다른 종류의 ‘...

    2023.11.03 14:39

  • [토요일의 문장]“요리란 일상을 즐겁게 만드는 기술이다”
    “요리란 일상을 즐겁게 만드는 기술이다”

    “시간을 들여 식사를 준비하는 것은 영혼의 양식을 위해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자부심, 기쁨, 삶의 즐거움이다. 한마디로 요리란 일상을 즐겁게 만드는 기술이다. 여러분이 정성 들여 준비한 조촐한 버섯 수프를 한 입 맛보라. 그보다 더 소중한 경험은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미니멀리스트의 식탁>(김수진 옮김, 바다출판사) 중에서미니멀리즘 열풍에 일조한 <심플하게 산다> 저자 도미니크 로로의 신작이다. ‘요리?’ 재료는? 시간은? 배달 음식이 편하고, 맛도 보장한다. 배달 음식이나 3분 요리에서 “자부심, 기쁨, 삶의 즐거움”을 누리기는 어렵다. 가공식품의 유해성도 문제다. 요리는 명상이라고 로로는 말한다. 거창한 게 아니다. “현재 하는 일에 집중함으로써 명상에 들어가는” 일이다. 칼과 도마를 깨끗이 씻은 뒤 ‘파 송송’ 써는 행위에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명상은 식사 뒤 주방을 깨끗...

    2023.10.27 20:41

  • [토요일의 문장] “다정함도 배우고 익혀야 해요”
    “다정함도 배우고 익혀야 해요”

    “이 세상엔 타고난 성정이 다정한 사람도 있지만, 사랑도 배워야 더 잘할 수 있듯 다정함도 배우고 익혀야 하는 것 같아요. 아는 만큼 보이고, 보아야 느끼고, 느껴야 행동할 수 있을까요.”- (새의 노래, 이상희·최현미·한미화·김지은 지음)브라이언 헤어와 버네사 우즈 두 진화인류학자는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에서 다정함이 지닌 과학적 힘을 증명해낸다.그림책 작가, 번역가, 기획자, 평론가가 모여 만든 <이토록 다정한 그림책>은 그림책이 지닌 다정함을 꺼내며 다정함의 인문학적 힘을 보여준다.어른에게 더 그림책을 권유하는 저자들은 ‘다정함’의 독특한 성질을 말한다. 이들은 그림책에 관한 책을 만들면서 다정함의 온도를 숫자로 매겨보려다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다정함은 경쟁하지 않거든요.” 세상은 모두 내달리고 순위를 경쟁하지만 그림책들은 조용히 슬며시 ‘다정함’을 건넨다.“오직 그림책을 보는 순간일랑 날선 마음은 넣...

    2023.10.20 13:59

  • [토요일의 문장]“화면은 화면일 뿐…우리는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화면은 화면일 뿐…우리는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그럼에도 밖으로 나가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새날의 아름다움을 찬양하기 위해, 그리고 신체가 냄새, 소리, 빛을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 우리는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화면은 화면일 뿐입니다. 빗장을 걸고 집에만 처박혀 산다면 안전을 위해 죽음과도 같은 권태를 대가로 치르는 셈이지요. 먼 곳을 내다볼 수 없는 초저공비행 같은 삶은 감옥 생활, 늘어진 속도의 삶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기도 전에 벌써 피곤할 삶입니다.” <우리 인생에 바람을 초대하려면>(이세진 옮김, 인플루엔셜) 중프랑스 소설가이자 철학자인 파스칼 브뤼크네르가 한국어판 서문에 적은 말이다. 방 안은 스마트폰 콘텐츠에 매몰된 공간을 상징한다. 불안과 고립, 권태와 무기력이 퍼진 공간이다. 팬데믹과 전쟁 때문에 사람들은 더 방 안에 자기를 가둔다. 사람들이 공포에 사로잡혀 집에서 꼼짝하지 않길 바라는 이들은 종말론과 묵시록 신봉자들이라고 브뤼크네르는 말한다. “위험을 감수하는 우아함”으로 ...

    2023.10.13 20:21

  • [토요일의 문장] 쓰기보다 중요한 건 ‘고쳐쓰기’···나를 다듬는 과정
    쓰기보다 중요한 건 ‘고쳐쓰기’···나를 다듬는 과정

    고쳐쓰기는 새롭게 이해하는 것이다. 단순히 내가 쓰고 있는 것을 새롭게 이해하는 데서 나아가, 글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일련의 아이디어와 나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이해하는 것이다. 적어도 부분적으로, 내가 쓰는 게 곧 나다. 원고를 고칠 때면 나 자신의 일부도 다듬게 된다.- (윌리엄 제르마노, 지금이책) 가운데분명 쓰기에 관한 책인데 저자는 소리 내어 읽으라고 말한다. 고쳐쓰기 1단계는 “크게 소리 내어 읽어라”이다. 문장이 소리로 들리는 순간, 글이 얼마나 혼란스러운지, 똑같은 단어가 반복되는지, 난데없이 뚝 끊어지는 난해한 문장들이 잠복해 있는지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쳐쓰기를 통해 작가가 진심으로 생각하는 바뿐 아니라 “글 자체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도” 알아낼 수 있다고 말한다.저자 윌리엄 제르마노는 가야트리 스피박, 폴 드 만 등 세계 석학들의 책을 출간하고 주디스 버틀러, 벨 훅스 등과 작업하며 그들이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오르는 데 일조했...

    2023.10.06 12:48

  • [토요일의 문장]여든의 생, 축약하자면 “잘못하였습니다”
    여든의 생, 축약하자면 “잘못하였습니다”

    팔순의 아침에 흰 백지가 내 앞에 펼쳐집니다. 당황일까요? 감동일까요? 나는 흰 백지 앞에서, 아무것도 없는 팔십 년의 진 계곡까지 두루 새겨진 그 백지 앞에서 아! 짧은 미혹의 소리를 냅니다. 많이 살았을까요? 아직은 아쉬움일까요? 나는 공손히 그 백지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팽팽한 침묵이 흐르고 나는 과감하게 평생을 갈고 간 만년필로 그 침묵을 찢습니다. 팔십 년을 한마디로 축소하면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요.“잘못하였습니다.” <미치고 흐느끼고 견디고>(문학사상) 중시인 신달자는 “팔순을 맞아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자신의 문학과 인생을 총결산한 묵상집”을 “잘못하였습니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참담한 후회의 고백이며 반성의 축대”이자 “책 한 권을 채울 수 있는 축약된 지도”의 한마디다. “팔십 년을 요약”하는 말이다. 그는 이 말에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도 섞였다고 한다. 신달자는 용서를 빌며 책을 마무리한다. “내가 알고 있는...

    2023.09.22 21:32

  • [토요일의 문장] 우크라이나 전쟁, ‘진정한 괴물’은 누구인가
    우크라이나 전쟁, ‘진정한 괴물’은 누구인가

    “이번 전쟁의 교훈은 우리가 과거 모든 전쟁에서 배우는 데 실패한 교훈과 동일하다. 그것은 우리가 자원과 목숨을 갈아 넣어 전쟁을 지속시키는, 도덕적으로 파산한 양측의 지도자들과 전쟁 그 자체가 진정한 괴물이라는 것이다.”- (메디아 벤저민·니컬러스 J S 데이비스 지음, 이준태 옮김, 오월의봄) 가운데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나? 전쟁 발발 후 1년6개월이 지난 전쟁은 이제 큰 관심을 받지 못한 채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미국의 반전 여성주의 NGO 코드핑크 설립자 벤저민과 저널리스트 데이비스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은 악이고 우크라이나는 선이며 젤렌스키는 민주 진영을 지키는 영웅’이라는 이분법적 시선에 의문을 던진다.책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갈등의 역사를 짚는다. 소련 해체 이후 우크라이나는 국내 정치의 부정부패, 극우 세력의 부상, 우크라이나 민족주의·극우 세력이 강한 서부와 러시아 문화권에 속하는 친러 지...

    2023.09.1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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