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기차를 본다 멈추지 않는 기차를/ 멈추지 않아 아무나 탈 수 없는 기차/ 그만 내리고 싶어도 내릴 수도 없는 기차// 기차의 속도로 달려야만 탈 수 있다/ 내리고 싶을 때 내리는 자는 치명상을 입는다// 세워주지 않는 저 기차에 우리 모두가 이미 타고 있다/ 탈 수 없는 기차를 이미 타고 있는 것은 악몽이다// 기차가 멈추지 않고 달릴 수 있도록/ 몸을 던져 연료가 되는 자들이 따로 있을 뿐이다” <누군가 나를 살아주고 있어> 수록작 ‘기차에 대하여’ 중, 창비한국 노동시의 거목 백무산 시인이 5년 만에 펴내는 신작 시집이다. 폭주하는 인류 문명을 날 선 감각으로 직시한다. “도구 아닌 몸은 길들여진 도구가 되어/ 목숨 파먹고 사는 일이 사는 일인가”(‘먹기 위해 살기로’ 중)라거나 “돌아와 핏자국을 닦고 우리는 잔치를 벌인다/ 그동안 누리지 못해 안달이 났던 축제를”(‘잔치는 다시 시작되었다’ 중)이라는 시구들은 기술의 진보 앞에서 소외당한 인...
2025.12.04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