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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책]있잖아, 하늘엔 말이야 이게 있어!
    있잖아, 하늘엔 말이야 이게 있어!

    수박씨 같은 콧구멍이 먼저 보이는, 언제 어디서 무얼 하든 하늘을 보는 아이가 있다. 친구들은 궁금하다. 하늘에 뭐가 있나? 쟤는 왜 저러지? 네가 가서 물어봐…태권도복을 입은 친구1이 말한다. “새똥이 떨어질까봐 그러는 거 아닐까? 새똥에 맞아본 적이 있을지도 몰라.” 망원경을 든 친구2는 “하늘이 무너질까봐 그러는 걸 수도 있어.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말, 몰라? 그 구멍을 찾는 거지”라며 신박한 분석을 한다. 친구3은 우산을 펼치며 “구름을 보고 날씨를 알아보는 거 아닐까? 날씨 박사가 꿈일 수도 있잖아”라는 추측을 내놓는다. UFO를 발견하려고 그런다, 하늘에서 음식이 떨어지길 기다린다, 하늘에서 돈을 뿌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등 친구들마다 해석도 제각각이다. ‘대체 하늘에 뭐가 있는 거야?’친구3이 용기 내 다가간다. “너는 왜 하늘을 봐?” 하늘을 보는 아이는 검지를 입술 위로 가져간다. 마치 ‘있잖아 비밀이야’라고 말할 듯이. 친...

    2026.04.16 20:04

  • [그림책]“그날 이후에도 이렇게 아프게 사랑해줘 고마워”
    “그날 이후에도 이렇게 아프게 사랑해줘 고마워”

    여행 가방을 든 아이가 현관문을 나선다. 아이는 엄마에게 미안하다고 전한다. 2킬로그램 조금 넘게, 너무 조그맣게 태어나서, 스무 살도 못 되게 너무 조금 곁에 머물러서 미안하다고. 빈 교실 책상에 엎드려 창밖을 바라보는 아이는 아빠에게 사과한다. 휴대폰 충전 안 해놓고 걱정시켜서, 이번에 배에서 돌아올 때까지 일주일이나 연락 못해서 미안하다고.12년 전, 돌아올 수 없는 여행을 떠난 아이는 세상에 남은 이들에게 자신의 안부를 전한다. “나는 이곳에서 여전히 볼이 통통한 아이이자 슬픔의 대가족 사이에서도 힘을 내는 씩씩한 엄마아빠의 아이야. 목소리가 맑다고 칭찬해주는 국어선생님과 벚꽃 지는 벤치에서 함께 노래 부르던 친구들이 곁에 있어. 그러니 내가 꿈속에 자주 못 가도 슬퍼하지 말고, 새벽 세 시에 일어나 내 사진을 자꾸 꺼내보지 마.”비처럼 주룩주룩 내리던 슬픔이 무지갯빛으로, 빛나는 별로 바뀌고 아이는 고백한다. “나를 위해 걷고 나를 위해 외치고 나를...

    2026.04.09 20:10

  • [그림책]시기와 불안에 흔들림 없는 나무로 산다면
    시기와 불안에 흔들림 없는 나무로 산다면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의문을 안고 살아간다. 남들보다 뒤처진 것은 아닌지, 이 사랑을 이어갈 수 있을지, 불안에 어떻게 맞서야 할지. 답을 찾으려 할수록 질문은 늘어나고 마음은 그 안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일까. 세상에 초연할 수 있는 존재를 꿈꿀 때가 있다. 어떤 변수들이 밀려와도 발목 잡히지 않을 돌이나 나무 같은 자연의 존재를.그리고 끝내 나무가 되어버린 사람이 있다. 일곱 살의 호기심에서 일흔아홉의 두려움에 이르기까지, 생애를 따라 나이테처럼 쌓인 질문들은 나무의 시간 속에 놓인다. 사랑은 하는지, 멋진 나무가 부럽지는 않은지, 번개가 무섭지 않은지 궁금했던 그는 나무가 되어 작은 새에게 사랑을 건네고, 너끈한 나무를 바라보며 기쁨을 느낀다. 모든 의문은 부질없어지고 두려움마저 껴안고 용기 내 살아가는 법을 깨닫는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는 베어진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딘가에서 나무들이 쓰러지듯, 그의 시간 역시 그렇게 멈춰 선다.도로...

    2026.04.02 19:58

  • [그림책]살고, 살게 하고, 살고 싶게 하는…시간의 마법
    살고, 살게 하고, 살고 싶게 하는…시간의 마법

    ‘나’는 방학이 싫다. 친구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시간이 훌쩍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바로 그 때, 빨간 모자를 쓴 외국인 아주머니가 등장한다. “이제 시간이 되었단다.”나는 묻는다. “무슨 시간이요?” 아주머니가 답한다. “우리가 버스를 탈 때, 어떤 노선을 선택하든 한 가지는 분명해. 모두 마지막 정거장에 다다른다는 거지.” 나는 또 묻는다. “언젠가는 모두 죽는다는 말인가요?”아주머니는 가방에서 책 한 권을 꺼낸다. 표지엔 ‘피니토’라고 쓰여 있다. “여기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거야.” 책장을 펼치자마자 나는 꿈을 꾸듯 빨려 들어간다. 아이였을 때, 우리집 강아지를 처음 만났을 때가 보인다. 이번엔 일곱 번째 생일날이다. 내가 촛불을 끄니 부모님은 다시 불을 붙인다. 내 웃는 모습을 한 번 더 보고 싶어서란다. 다음장의 나는 청소년이다. 강아지가 링거를 꽂은 채 누워 있다. 더 넘기니 꽃을 든 내가 연인을 향해 달려간다.아이였을 때 그림과 ...

    2026.03.26 19:49

  • [그림책]고슴도치 등에 패랭이꽃이 피었습니다
    고슴도치 등에 패랭이꽃이 피었습니다

    천수국, 안개꽃, 수염패랭이꽃이 피었습니다. 어디에? 고슴도치 등 위에!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하냐고? 이 마법 같은 사건은 샌드게이트 마을의 팍스 저택에서 시작된다.팍스 저택에는 재스터 부인이 홀로 살고 있다. 사실 재스터 부인은 혼자가 아니다. 저택 정원에는 부인의 피아노 연주 소리를 좋아하는 고슴도치도 산다. 해가 지면 재스터 부인은 고슴도치가 활동하는 시간에 맞춰 우유접시를 내어놓는다. 따스한 5월. 부인은 정원을 새로 가꾸기 위해 흙을 모아 땅을 다지고 꽃씨를 뿌리고 물을 준다. 눈이 침침한 부인은 그곳에 고슴도치가 있는 걸 알아채지 못한다. 고슴도치도 자리를 옮길까 고민하다 살살 긁어주는 갈퀴가, 솔솔 닿는 씨앗이, 쏴쏴 내리는 물줄기 느낌이 좋아서 그대로 있기로 한다.며칠 뒤 고슴도치는 깜짝 놀란다. 뾰족뾰족한 가시 사이로 작고 푸른 새싹이 나오더니 천수국, 수염패랭이꽃이 만개한 것이다. ‘꽃도치’가 된 고슴도치는 변한 모습이 너무 마음에 들어 ...

    2026.03.19 19:52

  • [그림책]우린 못 본 거야 너와 나의 진짜 모습을
    우린 못 본 거야 너와 나의 진짜 모습을

    둘은 첫눈에 반했다. ‘버드나무 가지와 연못 물결이 뽀뽀하는 곳’에서 서로의 눈을 바라보다가 사랑에 ‘퐁당’ 빠졌다. 그들의 이름은 올챙이와 애벌레다.둘은 서로에게 영롱한 흑진주이자 찬란한 무지개였다. 애벌레가 말했다. “난 네 모든 게 좋아!…절대 변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줘.” 올챙이는 꼬리를 흔들며 맹세했다. “약속할게.”그런데 올챙이가 변심, 아니 변모했다. 뒷다리가 쑥. “약속을 어기다니!” 애벌레는 토라졌고 올챙이는 새로 생긴 두 발로 싹싹 빌었다. “더 이상 변하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야속하게도 올챙이에겐 앞다리가 자라났다. “역시 너는 변했어. 두 번이나…” 애벌레는 울먹였고 올챙이는 네 발로 빌어야 했다. 아뿔싸. 이번엔 올챙이의 꼬리가 사라졌다. 애벌레는 가슴을 내리쳤다. “너는 세 번이나 약속을 어겼어.” 올챙이는 이별 통보를 받고 말았다.애벌레는 긴 잠에 들었다. 달빛이 어슴푸레한 따뜻한 밤, 눈을 뜬 애...

    2026.03.12 19:53

  • [그림책]소중한 사람의 곁을 지키기 위한 쉼 없는 달리기
    소중한 사람의 곁을 지키기 위한 쉼 없는 달리기

    때때로 삶이 달리기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른 채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 달리다 보면 내가 왜 이 길 위에 서 있는지조차 흐릿해진다. 끝이 보이지 않아 주저앉고 싶은 위기도 찾아온다. 그렇게 모든 것이 벅찰 땐 나를 기다리는 가족, 혹은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떠올려 보자. 그들을 향해 다시 발을 내디딜 수 있게 될 테니.그림책 속 아빠는 어느 날부터 달리기 시작한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호숫가를 지나고, 뾰족한 산을 넘고, 봄을 맞아 움튼 꽃나무들 사이를 가로지르기도 한다. 작가 지트 즈둥의 삽화는 생동감 넘치는 색들을 겹겹이 쌓아 아빠의 달리기를 따라간다. 짙은 초록 숲과 푸른 개울, 황금빛 들판 같은 아름다운 풍경이 지나가자 새카만 어둠이 찾아온다. 빛이 사라진 순간에도 아빠의 다리는 멈추지 않는다. 암흑 속 작게 그려진, 포기를 모르는 ‘러너’는 넓은 책장 속에서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아빠의 달리기는 멀리...

    2026.03.05 20:19

  • [그림책]오빠를 앗아갔다…그 빌어먹을 전쟁이
    오빠를 앗아갔다…그 빌어먹을 전쟁이

    덩그러니, 한 소녀가 앉아 있다. 아니 남겨졌다. 그 옆에는 소녀를 삼키고도 남을 만한 커다란 구멍이 검은 기운을 날름거린다.“선생님은 우리에게 그냥 집으로 가라고 했어요. 하지만 집을 찾을 수 없었어요.” 여긴 공원이다. 구멍을 처음 발견했을 때는 쥐구멍만큼 작았다. 남매를 찾아낸 엄마는 숨바꼭질을 해야 된다고 말한다. 아빠를 찾아야 한다고도. 전쟁이 터졌기 때문이다.“오빠가 병이 났어요, 하지만 우린 병원에 갈 수 없었지요.” 벤치에 누운 오빠를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그런데 이상하다. 그 아래 구멍도 맨홀만큼 커져 있다.“아빠가 우리를 찾아냈어요. 우리는 기차를 타기 위해 줄을 섰어요.” 남매는 기차를 타지 못했다. 남을 수도 떠날 수도 없게 만드는 게 바로 전쟁이다. 다시 숨바꼭질이 시작됐다. 그 누구도 재밌지 않은.“우리는 배가 너무 고팠어요. 오빠는 깊은 잠이 들었어요.” 그새 더 크고 깊게 파인 구멍은 힘없이 늘어진 오빠의 다리부터 ...

    2026.02.26 19:45

  • [그림책]기계가 읽어주는 책? 내가 직접 읽는 책!
    기계가 읽어주는 책? 내가 직접 읽는 책!

    부캥빌 주민들은 책을 사랑한다. 이들에게 책은 일상이다. 책이 없는 삶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부캥빌 주민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 이들은 책을 ‘듣는’다. 도서관 2층을 가득 채운 책장에서 책을 골라 커다랗고 새빨간 기계에 집어넣은 뒤 주렁주렁 달린 줄 끝에 귀를 대고 앉아 로봇이 읽어주는 책을 듣는다.콰앙, 촤앙, 끼익. 맙소사. 갑자기 기계가 고장이 나버린다. 새카만 연기를 뿜어낸 기계는 복구 불능 상태가 된다. 사람들은 패닉에 빠진다. 책을 들을 수 없다니. 국가적 재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시장님이 대책을 내놓는다. 책 읽어주는 기계가 고쳐질 때까지 시몬 할머니에게 가보라는 것이다. 시몬 할머니는 마을에서 유일하게 책 읽어주는 기계를 거부하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그를 괴짜라고 생각했다. 책장을 직접 만지고 종이 냄새를 맡고 책을 ‘읽기’ 때문이다.“할머니, 제발 책을 읽어주세요!” 초인종을 눌러대며 애원해도 할머니는 묵묵부답. 사람들의 보챔은...

    2026.02.19 20:09

  • [그림책]이상한 나라의 보통 사람은 이상한 사람인가, 보통 사람인가
    이상한 나라의 보통 사람은 이상한 사람인가, 보통 사람인가

    거리를 걷는 사람의 배낭 위엔 흰 새가 올라타 있고, 카페에 앉은 사람은 떡하니 ‘가짜뉴스’라고 적힌 신문을 읽는다. 옆집 굴뚝엔 바나나가 꽂혀 있다. 그 집 아저씨가 가꾸는 정원엔 낙타가 보인다. 아이가 가는 곳곳마다 이상한 사람들, 그리고 조금씩 어긋난 풍경들이 지나간다.이 그림책은 이렇게 노골적인 장면들로 독자를 맞이한다. ‘이상함’은 처음부터 책장 한가운데에 놓인다. 일러스트레이터 카타리나 소브럴이 그린 세상에선 보라색 나무가 자라고 자전거 안장은 핫도그로 만들어진다. 현실을 닮았지만 현실 같지 않은 일상의 모습들은 보는 이의 시선을 붙잡는다. 왜 여기에 이게 있지?라는 의문이 드는 순간 피식 미소가 새어 나온다.웃음기 가득한 장면들 속에서도 아이의 시선은 진지하다. 작가 빅터 D O 산토스는 예리한 아이의 눈을 빌려 이상한 사람들을 바라본다. 아무도 믿으면 안 된다고 당부하며 자신의 말을 꼭 명심하라는 남성, 남들을 신경 쓰다 보면 상상력이 사라진다...

    2026.02.05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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