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경향신문

기획·연재

그림책
  • 전체 기사 218
  • [그림책]그림·문학 속 ‘불빛’ 향해…함께 산책하는 기분이란
    그림·문학 속 ‘불빛’ 향해…함께 산책하는 기분이란

    불이 켜진 창문피터 데이비드슨 지음 | 정지현 옮김아트북스 | 292쪽 | 1만8500원벨기에의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1954)은 강가 앞에 있는 벽돌집을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에는 세 개의 빛이 있다. 하나는 그림 왼쪽에 있는 집 창문의 노란색 빛, 두 번째는 그림 정면의 벽돌집 앞에 있는 가로등이 내는 빛이다. 마지막 빛은 창문과 가로등에서 나오는 빛이 강물에 거울처럼 비치면서 내는 빛이다. 빛이 있는 지점 외에 나머지는 마치 그림자처럼 새카맣다. 창문과 가로등, 강물의 빛을 보면 분명 밤이지만 그림의 절반을 차지하는 하늘의 색은 푸르다. 낮이다. 그럼 지금은 낮일까 밤일까. <빛의 제국>은 불 꺼진 창문, 거리를 통해 낮과 밤의 모호함을 보여준다.피터 데이비드슨의 <불이 켜진 창문>은 이런 불빛을 담은 예술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쓴 책이다. 옥스퍼드대 미술사학과 객원교수이자 같은 대학 ...

    2024.05.30 20:06

  • [그림책]벼락 맞은 나무에 새잎이 돋듯, 이별의 상처도 아물 테지
    벼락 맞은 나무에 새잎이 돋듯, 이별의 상처도 아물 테지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는데장프랑수아 세네샬 지음오카다 치아키 그림·만화 | 박재연 옮김위즈덤하우스 | 44쪽 | 1만7000원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것은 아픈 일이다. 나이를 먹었다고, 몇 번의 이별을 경험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그저 시간이 흐르면 상처도 조금씩 아문다는 사실을 알고 견딜 뿐이다.어른도 아픈데, 하물며 아이는 어떨까. 기르던 고양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거나 좋아하는 친구가 멀리 이사를 가게 된다면? 아이들에게 태어나 처음 겪는 이 이별은 자신의 세상이 무너지는 경험일 것이다.그림책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는데>의 주인공 아기 여우도 생애 첫 상실을 경험하고 있다. 대상은 할머니 여우다. 아기 여우를 지극히 사랑해주던 할머니 여우는 이제 없다. 엄마 여우는 “할머니가 멀리 떠나서 이제 다시 돌아올 수 없다”고 말한다. 이 사실을 믿을 수 없는 아기 여우는 할머니의 방으로 간다. 방 안 가득 따스한 할머니 냄새는 그대...

    2024.05.23 20:35

  • [그림책]낯선 존재에 대한 두려움을 녹이는 시간과 기다림
    낯선 존재에 대한 두려움을 녹이는 시간과 기다림

    기리네 집에 다리가 왔다강인송 글·소복이 그림노란상상 | 48쪽 | 1만4000원동물을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길에서 비둘기가 다가오면 소스라치는 사람, 길고양이를 마주치면 움찔하는 사람, 산책 중인 개가 짖으면 뒷걸음질치는 사람 등.<기리네 집에 다리가 왔다>의 주인공은 개를 무서워한다. 어느 날 단짝 친구 기리가 신이 나서 ‘나’에게 집에 강아지와 함께 살게 됐다고 속닥속닥 소식을 전해준다. 잔뜩 부푼 기리의 마음과 달리 ‘나’는 벌린 입을 다물 줄 모른다. “세상에! 난 이제 걔네 집은 다 갔다.”‘나’에게 개는 외계인과 같은 존재다. 왜 짖는지 알 수 없고,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마음을 알아맞히기도 힘들다. 그런 속마음을 기리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어렵다. ‘나’가 개를 무서워한다는 사실을 안다면 기리가 ‘나’와 놀고 싶어 하지 않을까 봐 두렵다.바쁘다는 핑계로 기리를 피하던 ‘나’의 집에 기리가 찾아온다. 그것도 ...

    2024.05.16 20:18

  • [그림책]불안한 지금 이 순간도 언젠간 추억이 되겠죠
    불안한 지금 이 순간도 언젠간 추억이 되겠죠

    기억나요?시드니 스미스 글·그림|김지은 옮김책읽는곰|48쪽|1만5000원“기억나니?”깜깜한 밤, 침대에 누운 엄마와 아이는 대화를 이어간다. 엄마가 하나의 기억을 꺼내놓으면 아이가 다른 기억을 꺼내놓는다. 엄마와 아빠, 아이가 함께 들판으로 소풍을 나갔던 날, 아이의 생일날 엄마가 선물한 새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넘어진 날, 폭풍우로 정전이 되었던 날…. 두 사람의 대화 속에서 산딸기의 달콤함, 깔깔대는 아이의 웃음소리가 되살아난다.2024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캐나다의 그림책 작가 시드니 스미스의 신작이다. 스미스는 케이트 그리너웨이상, 에즈라 잭 키츠상 등 세계적인 상을 휩쓸며 젊은 거장의 자리에 올랐다. 전작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에서 스미스는 말더듬증으로 힘겨운 학창 시절을 보냈던 시인 조던 스콧의 자전적 이야기에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그림을 더해 걸작으로 만들었다.평범한 추억담으로 들리던 기억은 중간에 ‘...

    2024.05.09 19:56

  • [그림책]그러니까, 생각에 대해서 생각을 좀 해보자면
    그러니까, 생각에 대해서 생각을 좀 해보자면

    생각에 생각을정진호 글, 그림위즈덤하우스 | 68쪽 | 1만7000원우리는 하루에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할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밤을 꼬박 새우게 만드는 생각. 찰나에 스쳐 지나가 나중엔 그런 생각을 했다는 사실조차 기억이 안 나는 생각. 우주만큼 무한히 확장되었다가도 어느 순간 돌아보면 다 먹은 우유팩처럼 납작해져 있는 생각.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끝없는 생각의 반복 속에 살아간다.정진호 작가는 그림책 <생각에 생각을>에서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 본다. 작가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사유의 방’에서 책의 영감을 얻었다. 사유의 방에는 조금 기울어진 머리, 한쪽 뺨에 갖다 댄 손가락,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다리에 얹은 반가사유상이 있다. 작가는 반가사유상을 감상하다 문득 ‘사유상은 무엇을 사유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떠올렸다.반가사유상이 사유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스스로의 생각을 돌아볼 순 있다. 작...

    2024.05.02 20:06

  • [그림책]할아버지 이발소는 반짝반짝 빛나는 나의 ‘꽃비’
    할아버지 이발소는 반짝반짝 빛나는 나의 ‘꽃비’

    바다의 꽃비스케노 아즈사 지음·유하나 옮김곰세마리 | 32쪽 | 1만4500원바닷가의 작은 마을, 아담한 집들 사이에 파란색 문을 단 이발소가 있다. 이발소를 운영하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손녀이자 그림책의 화자인 ‘나’는 여름방학마다 이곳을 찾는다. 할아버지의 작은 이발소에서 나는 심심할 틈이 없다. 소란스러운 이발소는 신기하고 재미난 일 투성이다. 손님이 가고 나면 할아버지는 나의 머리카락도 싹둑싹둑 잘라준다. 짧게 자른 머리카락은 ‘남자 아이’ 같지만, 나는 할아버지의 커다란 손과 귀끝을 스치는 가위소리가 좋기만 하다.거실에서 간식을 나눠먹다 창밖으로 펼쳐진 맑은 하늘을 보면서 할머니가 문득 ‘꽃비’ 이야기를 한다. “밤과 낮의 길이가 같아지는 봄과 가을이면, 동네 사람들이 꽃비 구경을 가자고 했어. 바다로 저무는 노을을 보고 있으면 반짝반짝 알알이 퍼지는 노을빛이 꽃비 같았거든.” 할머니는 “꽃비는 소중한 사람이 꽃이 되어 만나러 오는 거”라고 말해...

    2024.04.25 20:27

  • [그림책]삐삐 머리 우주가 ‘꽃신 산행’에서 배운 건
    삐삐 머리 우주가 ‘꽃신 산행’에서 배운 건

    우주와 빨간 꽃신윤세정, 김준표 글·그림리리 | 112쪽 | 2만원새 신을 신으면 날아갈 듯 몸이 가볍다. 콩콩 발을 구르기만 하면 어디든 닿을 수 있을 것 같다.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짝!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로 시작하는 동요가 괜히 나왔을까.삐삐 머리가 귀여운 우주의 기분은 지금 최고다. 흥얼흥얼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풍자 할매 신발 가게에서 산 빨간 꽃신 덕분이다. 반짝반짝 빛나는 꽃신은 우주의 눈을 사로잡았다. 엄마는 산에 오를 때 꽃신을 신으면 위험하다고 말렸지만 우주가 꽃신에 마음을 빼앗긴 뒤였다. 신발 가게 할매는 웃으며 말했다. “나도 똑같은 신발을 신고 수없이 산길을 다녔어요. 때가 되면 산이 모든 것을 가르쳐줘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우주와 빨간 꽃신>은 우주와 빨간 꽃신의 신비한 모험을 다룬 그림책이다. “우우우주우우우야~” 산의 부름을 받고 엄마 아빠 몰래 산행을 시작한 우주. 그의 곁에는 씩씩한 1...

    2024.04.18 20:16

  • [그림책] 릴케가 알아본 천재 소년, 고양이를 잃고 그리다
    릴케가 알아본 천재 소년, 고양이를 잃고 그리다

    미츄발튀스·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윤석헌 옮김|을유문화사|124쪽|1만5000원고양이를 잃은 열두 살 소년이 그린 그림책이다. 그런데 그 소년이 바로 프랑스의 유명한 화가 발튀스다. 서문을 쓴 사람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다. 지극히 화려한 컬래버레이션이다.발튀스의 본명은 발타사르 클로소프스키 드 롤라(1908~2001)다. 발튀스는 어린 시절 애칭이었다. 발튀스 어머니의 연인이었던 릴케는 일찍이 발튀스의 재능을 알아보고 미술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후원했다.<미츄>는 열두 살 발튀스가 반려 고양이 미츄를 잃고 슬픔에 젖어 그린 40점의 연작 그림이다. 이 그림을 본 릴케는 발튀스의 천재성을 감지하고 책으로 출간해주면서 직접 서문까지 써주었다. 화가로서 활동명을 본명 대신 애칭 발튀스로 할 것을 권한 것도 릴케다.40점의 그림은 발튀스가 니옹 성에서 떨고 있던...

    2024.04.11 19:25

  • [그림책]동물 친구들 위한 길을 고민하는 마음은 왜 없을까…
    동물 친구들 위한 길을 고민하는 마음은 왜 없을까…

    벽의 마음유하정 글·안효림 그림 책고래 | 40쪽 | 1만4000원쭉 뻗은 고속도로 위를 차들이 달린다. 커다란 트럭, 시커먼 자동차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시원하다. 도로를 조금 더 자세히 본다. 거대한 움직임들 사이 작고 느린 움직임이 보인다. 새끼 고라니. 새끼 멧돼지. 새끼 고양이. 도로를 한번 건너가 보려던 작은 동물들이다.<벽의 마음>은 로드킬에 관한 그림책이다. 화자는 고속도로에 붙어 있는 높은 벽이다. 고속도로가 위치한 곳은 산이다. 한쪽에는 벽이, 다른 한쪽에는 산이 있다.산에 사는 동물들은 자꾸만 벽이 있는 쪽으로 건너오려고 한다. 앞만 보고 달리는 차들은 미처 이들을 보지 못한다. 고라니는 어제 봤던 개망초꽃을 다시 보러 가려다, 멧돼지는 엄마와 함께 집에 돌아가려다, 고양이는 혼자 걸음마 연습을 하려다 차에 치인다. 달리는 차에 받히고도 조금씩 움직여 결국엔 도로를 다 건넌다. 그리고 지친 몸을 벽에 기댄다....

    2024.04.04 21:53

  • [그림책] 1994년부터 2014년 ‘그날’까지···세월호가 읊조리는 기억들
    1994년부터 2014년 ‘그날’까지···세월호가 읊조리는 기억들

    세월 1994-2014문은아 글·박건웅 그림|노란상상|80쪽|2만2000원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세월호를 둘러싼 상처들과 우리 사회는 과연 아물고 변했을까. 10·29 이태원 참사는 우리 사회가 구성원의 안전을 지키려는 감각과 노력, 사회 구성원의 죽음에 대해 진심으로 애도하고 책임지려는 모습이 여전히 부재한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상처를 잊기만 강요했을 뿐, 상처를 치유하려는 노력도 방지하기 위한 노력도 이뤄지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를 계속해서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세월 1994-2014>는 세월호가 일본에서 1994년 만들어져 304명의 소중한 생명과 함께 침몰하기까지의 과정을 세월호 일인칭 시점으로 그린 다큐멘터리 그림책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우리가 새롭게 알아야 할 것이 더 있을까? 다큐멘터리 그림책이면 딱딱하지 않을까? 책 제목만 보고 가진 ...

    2024.03.28 20:02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