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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책]꿈을 잃고도 괜찮은 척  하는 당신에게
    꿈을 잃고도 괜찮은 척 하는 당신에게

    뉴욕의 ‘차가운 도시 남자’ 알렉상드르. 그는 225번가 340번지 3층에서 매일 아침 일어나 욕실 거울을 들여다보며 주름이 새로 생겼는지 살폈다. 그런 다음 북적거리는 사람들 속으로 섞여 들어갔다. 시계추처럼 오직 세 단어 ‘지하철, 일, 잠’만을 오가며. 여느 날과 같은 어느 날 퇴근길에 알렉상드르는 집보다도 큰 곰과 마주쳤다. 곰은 자기를 모르겠냐고 물었다. “나야 나, 곰돌이! 나를 맨날 그렸으면서 몰라? 너야말로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넌 화가가 되고 싶어 했잖아? 너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알렉상드르는 기운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니, 아무 일도 안 일어났어. 아무 일도 안 일어나.”다음날부터 곰돌이는 ‘알렉상드르 꿈 되찾기’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괜찮은 척’ 살아가는 그에게 “언제까지 그런 척만 하면서 살 건데?”라며 소리치기도 했다. ‘성공한 모습’의 알렉상드르는 지금의 삶도 나쁘지 않다고 자위하며 곰의 호소를 애써 외면했다. 혼자로...

    2025.09.25 20:21

  • [그림책]짝 잃은 양말은 쓸모를 잃었지만 행복했습니다
    짝 잃은 양말은 쓸모를 잃었지만 행복했습니다

    사라진 양말 한 짝 루시아나 데 루카 지음·줄리아 파스토리노 그림 | 문주선 옮김 | 여유당 | 40쪽 | 1만7000원빨래를 하고 나면 양말 하나 홀로 남을 때가 있다. 집 구석구석을 찾아도 사라진 한 짝은 찾을 수 없다. 그리고 여기, 태어날 때부터 함께였던 양말 알록이와 달록이가 있다. 이 둘의 생이별도 어느 날 세탁기 속에서 갑작스레 찾아왔다.달록이는 새카맣고 구불구불한 터널을 떠내려가던 중 눈을 뜬다. 알 수 없는 진녹색 이물질, 시커멓고 징그러운 털 뭉치 옆에서 하염없이 알록이를 찾는다. 혼자가 된 가엾은 존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궁금해진다.강을 건너고 바다에도 휘말린 달록이는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쳤다. 검은색 땅, 고여서 썩은 듯한 어두운 강물,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는 탁한 바다가 그려진 삽화를 넘길 때마다 달록이의 좌절과 슬픔이 함께 느껴진다. 달록이가 더 이상 알록이를 찾는 목소리마저 낼 수 없을 때, 어느 섬에 도착한다....

    2025.09.18 21:14

  • [그림책]내가 ○○을 켜면, 아빠는 ○○을 꺼요
    내가 ○○을 켜면, 아빠는 ○○을 꺼요

    책은 아이의 삐뚤빼뚤 글씨로 시작한다. “내가 켜면 아빠는 꺼요.” 다음 장에서도 아빠는 자꾸자꾸 끄는 존재다. 이쯤 되면 이 아빠는 분명 장난기 많은 청개구리 아빠가 분명하다. ‘내가 놀이를 켜면 아빠는 ○○을 꺼요.’ 여기 빈칸에 들어갈 말을 떠올려보자. 힌트를 주자면 방해나 저지가 아니다. 너무나 사랑스럽게 아빠가 끌 수 있는 것. 정답은 ‘그만’이다. “내가 놀이를 켜면, 아빠는 ‘그만!’을 꺼요. 더! 더! 더!”아이가 꿈을 켜면, 아빠는 이번엔 무엇을 끌까. ‘깜깜함’이다. 이유는 꿈이 반짝반짝 빛나야 하기 때문이다.“아빠는 날마다 꺼요. 거리가 빨강을 켜면, 아빠는 천천히를 꺼요. 달려가요.” 눈치챘는가. 청개구리 아빠의 정체는 바로 소방관이다. 그래서 책을 관통하는 색도 ‘빨강’이다. 알록달록 형형색색 그림마다 자그마한 빨간색 소방차가 그려져 있고, 모든 그림의 시작점이 소방차와 빨간 밧줄이었던 건 그래서였다.“누군가 뜨거...

    2025.09.11 21:15

  • [그림책]할아버지는 노벨상 물리학자…“이야기 들려주세요”
    할아버지는 노벨상 물리학자…“이야기 들려주세요”

    소녀와 마법의 칼 조르조 파리시 글·카밀라 핀토나토 그림 김지우 옮김 | 공존 | 84쪽 | 2만원“얘들아, 잘 시간이야”라고 말해도 곧바로 잠드는 아이들은 잘 없다. 말똥말똥한 눈을 하고는 조금이라도 더 놀고 싶어 하는 게 아이들이니까. 이럴 때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며 꿈나라로 이끌어야 한다. 2021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과학자 조르조 파리시도 이야기의 효능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자신의 자녀들에게 들려줬던 이야기를 손주들에게도 전하려 동화 쓰는 법까지 공부했다니 말이다.<소녀와 마법의 칼>은 파리시의 ‘자작 동화’ 모음집이다. 물리학·생물학·천문학 등의 과학 문제를 일상 속 상황에 빗대 쉽게 설명한 ‘현실 부분’ 5편과 마법사·어리석은 왕·기사 등이 등장해 활약하는 ‘상상 부분’ 5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찌르레기 떼의 운동과 같은 복잡계를 연구해 노벨상을 받은 파르시답게,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찌르레기 구름’에 숨겨진 비밀과...

    2025.09.04 21:29

  • [그림책]인간아, 우리를 어디까지 밀어낼래
    인간아, 우리를 어디까지 밀어낼래

    숲의 끝에서 지성희 지음 | 고정순 그림 킨더랜드 | 40쪽 | 1만6800원끝이 보이지 않는 울창한 숲. 호기심 많은 고라니가 고개를 빼꼼 내민다. 발아래 부서지는 낙엽 소리로 길을 느끼고 나뭇잎 사이로 내려앉는 빛을 보며 하늘을 상상하는 이 작은 생명체는 거대한 녹음의 경계가 궁금하다. 마치 따라오라는 듯 고요히 바라보는 고라니와 눈이 마주쳤다면 시선을 따라 조심스레 책장을 넘겨보자.연둣빛 이파리들, 알록달록한 꽃봉오리들을 헤치고 숲의 끝에 다다른 고라니. 바람조차 길을 잃고 헤매는 선뜩한 모습을 보곤 서둘러 집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갑작스레 나무들이 하나둘 스러지는 광경을 목격한다. 괴이한 소리를 내는 커다란 무언가가 땅을 찌르더니 풀들은 고개가 꺾여 흙더미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삽시간에 잿빛 공기가 숲을 덮치고, 싱그러운 고라니의 집은 회색으로 물든다.짙은 녹색 나무들이 빽빽하게 줄 서 있던 고라니의 안식처엔 회색빛 높은 빌딩들이 ...

    2025.08.28 20:40

  • [그림책]‘함께’가 두려워도 용기 내줘…나도 다가갈게
    ‘함께’가 두려워도 용기 내줘…나도 다가갈게

    집에서 나가지 않는 돌멩이 우지현 글·그림 초록귤 | 44쪽 | 1만6800원‘외롭지 않다’는 ‘외롭다’의 다른 말이다. ‘혼자 있고 싶다’는 ‘함께이고 싶다’의 반어적 표현이다. 이 모든 말의 속뜻은 ‘상처받을까봐 두렵다’이다.이 돌멩이가 딱 그렇다. ‘나는 집에서 나가지 않아요. 겁이 많거든요.’ 큰 눈망울엔 눈물이 그렁하다. ‘나는 걱정도 많아요. 걱정을 하다 보면 눈물이 나요.’ 또르르…똑똑…똑·똑·똑…이상하다. 이 소리는 눈물 떨어지는 소리가 아니다. 누군가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다. “누, 누구세요?” “나는 작은 돌멩이예요. 길을 잃었어요!” 돌멩이는 갑자기 겁이 났다. “거짓말! 날 잡아먹으러 온 괴물이지!” “아니에요! 난 그냥 겁 많은 돌멩이예요.”돌멩이는 겁이 많다는 말에 ‘나 같은?’이라고 생각한다. 조심스럽게 문을 여니 작은 돌멩이가 눈물범벅으로 서 있다. “드, 들어와.” 돌멩이는 작은 녀석을 위해 모래알 차...

    2025.08.21 21:05

  • [그림책]파도에 가만히 몸을 맡기니, 나아갈 힘이 생겼지
    파도에 가만히 몸을 맡기니, 나아갈 힘이 생겼지

    내 마음에 파도가 칠 때 조시온 글 | 이수연 그림 옐로스톤 | 48쪽 | 1만8000원철썩대는 파도 따라 울렁대는 내 마음/ 꾹꾹 참아도 봤지만, 파도는 불쑥 터져 나오지/ 어두운 그림자를 들키고 싶진 않았는데…/ 흐느낄 때도 파도는 일렁거려. 밀어내도 밀어내도 다시 밀려오지.그림책 <내 마음에 파도가 칠 때>는 인디밴드의 노랫말 같은 문장이 넘실거린다. 항상 고요한 바다처럼 살고 싶지만, 느닷없이 몰아치는 감정에 흔들리고 잠식되는 마음을 파도에 빗대어 읊조린다.“북쪽 끝에 가면, 파도 없는 바다가 있대!” 하늘을 나는 하얀 새가 파도 때문에 괴로워하는 소녀에게 알려준다. 소녀는 거친 물살을 가른다. 기어코 도착한 곳은 ‘모든 움직임이 사라진 얼음의 나라’. 눈물마저 얼려버리는 그곳에서 소녀는 떠올린다. 햇살에 물결이 반짝이던 설렘, 미역이 살랑살랑 간질이던 기쁨, 돌고래가 솟구치던 찰나의 감탄…. 행복감을 주던 그 자잘한 마음의 동...

    2025.08.14 21:13

  • [그림책]‘짝’ ‘스르르’ ‘퐁당’…모기·바퀴·초파리의 마지막 순간들
    ‘짝’ ‘스르르’ ‘퐁당’…모기·바퀴·초파리의 마지막 순간들

    ‘바퀴둥절’이라는 살충제의 작명 센스에 크게 감명받은 적이 있다. 책 속 ‘해충 3대장’의 이름들도 이에 못지않다. 1막을 화려하게 연 주인공은 모모, 바로 모기다. 모모는 조카들과 함께 산다. 이들은 아직 어려서 피맛을 모른다.“이 세상에서 제일 맛없는 건 빨간 음료야. 절대 궁금해하지도 말고 찾으려 하지도 마.” 모모가 이러는 데는 이유가 있다. 동생이 인간의 손에 죽는 걸 봤기 때문이다. ‘인간들에게는 솔솔 뿌리기만 하면 모든 음식이 맛있어지는 마법의 가루가 있다고 하던데…’ 모모가 킁킁대며 찾아낸 건 다름 아닌 라면 수프였다. 그 안으로 들어가는 모모. 다음 장엔 단 한 글자가 적혀 있다. 짝.상상하는 그게 맞다. 그는 갔다. “모모는 언제 와?”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엔딩이다.2막은 퀴바퀴바가 주인공이다. 눈치챘겠지만 바퀴벌레다. “앗싸! 오늘도 우리는 아주 잘 차린 밥상을 찾아냈다. 퀴퀴.” 눈앞에 만찬이 펼쳐지니 흥이 한껏 ...

    2025.08.07 20:01

  • [그림책]빈자리는 그리움으로 채우고, 이제 저와 함께 걸어요
    빈자리는 그리움으로 채우고, 이제 저와 함께 걸어요

    바삐 움직이는 짧은 다리에 보폭을 맞추고, 익숙한 길을 나란히 걷는다.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마음이 채워지는 순간. 하루하루 다를 것 없이 흘러가지만 우리만의 계절이 쌓여간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산책’이란 이런 시간이다.강아지가 다친 다리로 흙길을 걷고 있다. 마음껏 먹고 뛰노는 꿈을 꾸는 이 강아지는 어느 노부부를 만난다. 그리고 ‘건이’라는 이름도 생긴다. 나무에 새잎이 나면서 건이의 상처에도 새살이 돋았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산책도 나가기 시작한다. 마음껏 달릴 때 들리는 콩콩 심장 박동 소리, 뒤돌아보면 늘 따라오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모습에 건이는 행복하다.책장마다 색연필의 결을 살려 부드러운 색감을 채운 삽화는 건이와 노부부의 따뜻한 산책길을 보여준다. 초록 잔디밭 위 흩날리는 붉은 낙엽, 그리고 그 아래 할머니와 할아버지 사이에서 발라당 누워 있는 건이가 앙증맞다. 집에 돌아온 건이는 좋아하는 할아버지의 양말로 축구를 하고, 베개 삼아 잠...

    2025.07.31 20:33

  • [그림책]달라도 괜찮아…서로의 외로움 기댈 우리, 친구잖아
    달라도 괜찮아…서로의 외로움 기댈 우리, 친구잖아

    반쪽 달이 뜬 봄밤, 흩날리는 라일락 꽃 향기 속에서 그들은 처음 만났다. 엄마와 헤어져 낯선 동네까지 온 작은 고양이는 반달씨가 어쩐지 자신과 닮은 것 같아 신경이 쓰였다. 반달씨도 고양이처럼 외로워 보였다. 서서히 가까워진 둘은 그리운 가족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서로에게 스며들었다. 나무인형을 팔아서 고향에 돌아가고 싶은 반달씨. 하지만 그의 노점을 찾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달빛처럼 환하게 웃는 아이가 다가와 반달씨의 첫 손님이 되었다. 아이는 날마다 눈을 반짝이며 반달씨를 찾아왔다. 언젠가부터 반달씨와 고양이는 아이를 기다리게 되었다.매미소리가 굉장한 여름날, 반달씨는 실수로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아이에게 들켜버렸다. 반달씨는 당황했고 고양이에게 곧 이곳을 떠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달씨의 진짜 모습을 본 사람들이 자신에게 어떻게 대했는지 떠올랐기 때문이다. 불안의 밤이 흐르고, 다음날 아이는 손가락에 고깔 모양의 과자를 끼고 돌아...

    2025.07.2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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