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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책]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숲속 동물들은 달라요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숲속 동물들은 달라요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영화 속 대사가 유행한 적이 있다.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인간의 나쁜 습성 중 하나다. 숲속 동물들은 어떨까.손주 고슴도치가 묻는다. “할아버지, ‘빨리빨리 때’ 얘기 한 번만 더 해 주세요!” 할아버지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야기를 시작한다. “아주 오래전, 세상이 정말 바쁘게 돌아가던 시절이 있었단다… 누구나 쉬지 않고 움직였어. 딱 한 명, 이갈루스만 빼고 말이야.”할아버지의 묘사에 따르면 그는 가시에 스치는 바람과 코끝에 내리쬐는 따스한 햇살을 좋아하는 낭만 고슴도치다. 이 대목에서 그를 ‘배짱이과’라고 생각했다면 예측 실패다.이갈루스의 ‘애정템’은 갈퀴다. 갈퀴로 날마다 숲의 쓰레기를 치운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숲을 치우고 나면 산이, 산을 치우고 나면 바다가 기다리고 있다.“그러던 어느 추운 날, 이갈루스는 더 이상 쓰레기를 치울 힘이 없었어. 너무 지쳐서 뒤로 벌러덩 ...

    2025.12.11 20:18

  • [그림책]등 돌린 우리, 이대로 걷다 보면…결국 다시 만날 겁니다
    등 돌린 우리, 이대로 걷다 보면…결국 다시 만날 겁니다

    총을 든 나와 당신이 서로 등을 돌린 채 앞을 향해 걷는다. 하나, 둘, 셋… 발걸음이 멈추면, 뒤를 돌아 방아쇠를 당겨야 한다. 당신은 나에게 씻을 수 없는 모욕을 주었다. 그대가 했던 가시 박힌 말들은 심장을 꿰뚫는 상처가 되었다. 그렇게 논쟁은 전쟁이 되었다. 하나가 쓰러져야 이 갈등이 끝날 수밖에 없다고 우리는 믿었다.나는 먼저 공격을 당할까 두려우면서도 도저히 이해되지 않던 당신과의 대화가 떠올라 답답하다. 다섯, 여섯, 일곱… 우리는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된 걸까. 나는 생각을 거듭하며 하염없이 걷는다. 형형색색의 상점, 극장, 골목들을 지난다. 나의 곁으로 분주하고 활기찬 세상이 스친다. 들판과 바다, 우주를 건넌다. 걸으면 걸을수록 처음에 하려고 했던 일이 희미해진다. 내 마음을 장악했던 당신의 뾰족한 말들이 이 넓고 다채로운 세상의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냉담했던 마음은 어느새 꽃처럼 환해진다. 나는 총을 버리고 펜을 들어 편...

    2025.12.04 20:06

  • [그림책]토끼 대신 범 내려왔다…쑥대밭 용궁 어떡하지?
    토끼 대신 범 내려왔다…쑥대밭 용궁 어떡하지?

    은색 파도가 부서지는 동쪽 바다 아래엔 큰 병에 걸린 용왕이 누워 있다. 잉어 의원은 육지에 사는 토끼, 즉 토선생의 간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를 어쩌나. 바다 밖에서도 숨 쉴 수 있는 건 오직 자라 영감뿐이다. 귀가 아주 어두운 자라 영감이 생김새조차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동물을 꾀어 그의 간까지 빼 올 수 있을까?물고기 신하들의 ‘잘 듣고 실수하지 말라’는 잔소리를 뒤로하고 뭍으로 올라온 자라 영감. 배고픈 호랑이에게 딱 걸린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영감이 내뱉은 한마디. “중요한 일로 ‘호선생’을 찾고 있습니다!”독자들은 이 책을 펼쳤을 때 ‘토끼전’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자라 영감이 마주친 건 호랑이다. 게다가 ‘호선생’이라니. 물고기 신하들이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오만한 호선생은 물고기를 잔뜩 먹을 생각에 자라 영감을 덥석 따라가 바다로 내려간다.용궁에 도착한 호선생은 간을 요구하는 물고기들에게 한 마리씩 ...

    2025.11.27 20:04

  • [그림책]별, 볼 수 없어도 들을 순 있어요…꿈이 있다면
    별, 볼 수 없어도 들을 순 있어요…꿈이 있다면

    그런 생각을 해 볼 때가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눈이 먼다면, 귀가 들리지 않는다면, 말을 할 수 없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이 책의 주인공 완다는 시각장애인이다. 대학교 3학년 때 시력을 잃었다. 그런데 그는 놀랍게도 천문학자다. 이 삶은 도대체 어떻게 일궈졌을까.완다네 가족은 푸에르토리코의 우림 속 작은 마을에 살았다. 가족들과 함께 새벽 낚시를 간 완다는 아홉 살 인생 처음으로 수백만 개의 별들과 마주하게 된다. “저 빛들은 사실, 별이 아니라 하늘에서 떨어지는 돌이란다.” 아빠의 이 말은 완다의 마음속에 반짝이는 호기심을 만들었다. 커가면서 우주를 좀 더 이해하고 싶었던 완다는 대학에서 물리학에 매진한다. 그런데 3학년이 되자 이상한 일들이 생겼다. 칠판 글씨가 잘 안 보이더니 어느 날은 현관문 열쇠 구멍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암흑이 닥쳤다. 어릴 때부터 앓던 당뇨병이 시력을 앗아간 것이다...

    2025.11.20 22:11

  • [그림책]날 수 없는 내게 왜 날지 않냐 묻지 않아준 너에게
    날 수 없는 내게 왜 날지 않냐 묻지 않아준 너에게

    날개를 펼치면 아름다운 세상을 만날 수 있는데, 왜 날지 않냐고 아무리 말해줘도 도무지 날고 싶지 않은 파랑새가 있다. 슬픔이 너무 깊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파랑새는 그저 홀로 숲의 그림자 속에서 침잠할 때가 가장 편안하다.어느 날 수풀 사이를 걷다 사냥꾼에게 붙잡힌 파랑새는 인간들의 눈요기가 되다 버려진다. 도시의 뒷골목에 쓰러져 있는 그에게 다가온 건 발목에 쇠사슬을 찬 플라밍고. 플라밍고는 파랑새를 데리고 도시에서 탈출한다. 다시 숲으로 돌아온 파랑새는 예전처럼 외롭지 않다. 플라밍고는 파랑새가 날지 않는다고 다그치지 않는다. 둘은 함께 걷고, 열매를 따먹고 서로에게 기대어 잠이 든다.여러 계절이 지나고 플라밍고의 몸이 가을처럼 바스락거린다. 털이 듬성듬성 빠지고 움직이지 못한다. 파랑새는 직감한다. 이게 우리의 마지막이라는 것을. 플라밍고는 세상을 떠난다. 그를 옥죄던 쇠사슬만 남긴 채. 플라밍고는 이제 자유로워졌을까. 파랑새는 플라밍고가 그리울...

    2025.11.13 19:54

  • [그림책]그렇게 우리 광장에 함께 앉아 이겨냈다
    그렇게 우리 광장에 함께 앉아 이겨냈다

    책상에서 밤새워 공부하는 수험생, 가부좌를 틀고 명상에 잠긴 수도승, 매일 같은 자리로 출근하는 직장인들. 이들 모두 ‘엉덩이 싸움’을 하는 사람들이다. 엉덩이 싸움은 목표를 쟁취하기 위한 인내의 시간이며 가장 조용한 저항이기도 하다.작가 둘채는 엉덩이 싸움을 시작한 한 소녀의 투쟁을 오직 검은 펜 선으로 따라간다. ‘앉아있기’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소녀는 대통령의 ‘앉기 금지’ 선포를 맞닥뜨린다. 그러곤 앉을 권리를 되찾으려 광장에 앉는다. 이미 많은 동지가 “서있기를 거부한다” “앉는 게 뭐 어때서”가 적힌 팻말을 들고 앉아 있다. 작가는 폭력 대신 평화를 선택한 삽화 속 시민들을 둥글고 부드러운 그림체로 그려냈다.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휠체어, 안락의자, 바퀴 의자 등 다양한 의자에 올라타 신나게 레이싱을 하기도 한다. 마냥 진지하기만 한 ‘의자 시위’가 아닌, 새로운 문화로서의 시위 현장인 셈이다. 거센 눈발과 추위를 막을 길이 없는 날엔 반짝이는 은...

    2025.11.06 22:29

  • [그림책]로봇과 아기 새, 낯선 섬이 맺어준 ‘가족’
    로봇과 아기 새, 낯선 섬이 맺어준 ‘가족’

    사람들은 멋진 풍경을 만나면 ‘동화 같다’고 말한다. 로즈가 불시착한 이 섬이 딱 그렇다. ‘바다 한가운데, 굽이치는 파도 위로 섬 하나가 우뚝 솟아 있었어요. 섬에는 너른 풀밭이 있었고, 숲과 강이 있었고, 많은 동물이 살았지요.’배에서 떨어진 상자 하나가 해안으로 밀려왔다. 상자 속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새 로봇이 들어 있었다. 팔다리가 길쭉하고 은빛 몸통을 가진, 그의 이름이 바로 로즈다. “여기가 바로 내가 있어야 할 곳이야.”하지만 로즈는 바로 깨달았다. 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야생에 적응해야 한다는 걸. 우선 동물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관찰하기 시작했다. 사슴은 껑충, 메뚜기는 폴짝, 뱀은 스스륵… 다음은 부엉이와 꽃게를 보며 숨는 법을 배웠다. 응용을 잘못한 건가. 산호초를 뒤집어쓴 채 두 눈을 부릅뜬 로즈의 모습이 너무 깜찍하다.그렇게 섬의 일원이 돼가던 어느 날이었다. 로즈는 어미 잃은 기러기알을 발견했다. 둥지를 만들어 넣어줬는데...

    2025.10.30 20:48

  • [그림책] 엄마와 나, 서로에게 달려가고 있어요
    엄마와 나, 서로에게 달려가고 있어요

    # 트럭에 실린 채 옮겨지던 아기 여우가 우연히 열린 철창을 빠져나온다. 여기가… 어디지? 낯선 도시 한가운데 혼자 남은 아기 여우는 겁에 질린다. 엄마인 것 같아 달려가 보면 옷 가게에 걸린 모피코트이거나 털이 복슬복슬한 커다란 개일 뿐. 이리저리 헤매어도 엄마는 보이지 않는다. 풀이 죽어 공원을 배회하는데 한 남자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간다. 나를 트럭에 실었던 남자다! 아기는 자전거 뒤를 쫓아 달린다. 그 남자가 들어간 농장의 문이 잠겨버려 돌아설 수밖에 없는 아기 여우는 숲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아기의 마음은 오직 하나로 가득 찬다. ‘엄마 너무 보고 싶어요.’# 좁은 사육장 안에서 아기와 함께 지내던 엄마 여우. 어느 날 유일한 행복이었던 아기 여우를 농장 주인에게 빼앗겨버린다. 아가야… 엄마 여우는 아기를 다시 만나기 위해 농장을 탈출한다. 밖으로 내달리는 길에서 모피가 벗겨져 죽어 있는 수많은 여우도 목격한다. 수풀 속에서 아기의 보드라운 털을 본 듯해 달려가...

    2025.10.23 22:19

  • [그림책]숨기고 싶은 손톱…어쩌죠? 또 물어뜯고 싶은데
    숨기고 싶은 손톱…어쩌죠? 또 물어뜯고 싶은데

    무의미하게 슥슥 넘기는 스마트폰 속 쇼츠 영상, 배고프지 않아도 먹게 되는 야식…. 나쁜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스스로를 해치는 행동인 걸 알지만, 이성보다 몸이 항상 먼저 나선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더니, 고쳐지지 않는 버릇은 어른에게도 숙제다. 하물며 어린이들은 이런 어려움을 어떻게 마주할 수 있을까.무엇이든 잘 먹는 호호는 손톱까지 물어뜯어 먹는 습관이 있다. 호호가 뜯어낸 손톱들은 잇자국이 더해져 마치 밤하늘을 날아다니는 뾰족한 박쥐 같다. 호호도 알고 있다. 갈기갈기 찢긴 손톱이 부끄럽다는 사실을. 학교 수업 중엔 손을 들지 못하고, 좋아하는 친구 앞에서도 팔을 자신 있게 내밀지 못한다.아작아작 손톱 이현영 글·그림 | 올리 | 56쪽 | 1만6800원가족들은 호호가 손에 입을 대지 못하도록 호호의 손톱에 식초를 바르거나 반창고를 붙이기도 한다. 걱정 가득한 잔소리는 덤이다. 하지만 지적을 받을수록 호호는 마음만 불편해진...

    2025.10.16 21:23

  • [그림책]‘침묵의 시대’를 살아낸 아이의 기억
    ‘침묵의 시대’를 살아낸 아이의 기억

    지금 40대들도 ‘독재’를 들어봤을 뿐 당시를 기억하지는 못한다. 그런데 윤석열의 ‘21세기 계엄’으로 교과서에서나 보던 독재에 대한 공포를 체감하게 됐고, 탄핵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 산교육이 따로 없었다. 하물며 아이들에겐 어땠을까. 이들에게 독재라 함은 게임 금지, 다툼 금지 이 정도가 다였을 텐데 말이다.<독재자 이야기>는 포르투갈에서 나고 자란 저자의 어린 시절 이야기다. 48년간 이어진 지독한 독재의 끄트머리를 살아낸 안토니우의 기억이고, 증언이다.“엄마는 가끔 말해요. 식탁에서 정치 이야기는 안 돼!” 안토니우는 정치가 독재자 안토니우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필 이름이 같은 이 독재자는 1932년 총리에 올라 1970년 사망할 때까지 반대 세력을 감시하고 억압했다.“선거는 나라를 다스릴 당을 뽑는 것인데, 왜 안토니우의 당 하나밖에 없는 거죠?” 엄마가 삶은 감자를 곁들인 대구 요리를 해줄 때 다른 음식을...

    2025.10.0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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