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경향신문

기획·연재

그림책
  • 전체 기사 215
  • [그림책]바닷물을 퍼내 마른 우물에 부으면, 저 섬에 닿을까
    바닷물을 퍼내 마른 우물에 부으면, 저 섬에 닿을까

    바다는 다시 바다가 된다김영탁 지음 | 엄주 그림 안온북스 | 73쪽 | 2만원<바다는 다시 바다가 된다>는 긴 시 같은 그림책이다. 첫 장을 펼치는 순간 책 속에 파란 파도가 친다. 파도의 끝에는 가만히 앉아 있는 어린 소녀가 있다. 바다를 보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맞은편 섬 너머의 풍경을 상상하고 있다. 소녀는 호기심이 많다. 바다가 이렇게 넓고 깊지만 않았다면 당장이라도 맞은편 섬으로 달려가 무엇이 있는지 확인했을 것이다. “그 풍경을 보지 않고서는 너의 섬도 의미가 없는 것만 같아. 바다를 건너야 했어.”소녀는 바다를 옮기기로 한다. 매일 바닷물을 퍼 섬에 있는 바짝 마른 우물에 붓는다. 바다와 우물 사이를 몇번이나 오갔을까. 양동이 하나를 끙끙대며 들던 작은 소녀는 쑥쑥 자란다. 어느새 양동이 두 개는 어깨에 메고, 하나는 머리에 얹고 걸어갈 수 있을 만큼 컸다. 소녀가 큰 만큼 바다는 낮아졌다. 어른이 된 소녀는 천천...

    2025.02.13 21:03

  • [그림책]‘앤더슨 스타일’ 사진과 함께, 아기자기한 세계여행
    ‘앤더슨 스타일’ 사진과 함께, 아기자기한 세계여행

    우연히 웨스 앤더슨: 어드벤처윌리 코발·어맨다 코발 지음 | 김희진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 368쪽 | 3만1000원스틸 사진 한 장만으로도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영화감독이 있다. 얼마 전 타계한 데이비드 린치가 그랬고, 지금 소개하는 웨스 앤더슨도 그렇다. 이런 감독들은 자신만의 독창적인 스타일로 관객의 마음에 강력한 인장을 남긴다.앤더슨의 영화는 독특하면서 선명한 색채, 동화 속 장소처럼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세트, 엄격하게 계산된 구도로 유명하다. 부부 여행가 윌리와 어맨다 코발은 앤더슨이 찍지 않았지만 앤더슨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풍경 사진 채널을 만들었다. 코로나19 시기 여행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은 이들의 인스타그램(@AccidentallyWesAnderson)에서 위로를 얻었고, 2025년 1월 현재 190만명이 팔로잉하고 있다. <우연히, 웨스 앤더슨: 어드벤처>는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나온 ‘웨스 앤더슨풍 여행 사진책’이다...

    2025.01.23 20:58

  • [그림책]조건 없는 환대는 외계인도 춤추게 한다
    조건 없는 환대는 외계인도 춤추게 한다

    우리는 진짜 진짜 사람입니다엑스 팡 글·그림 | 김지은 옮김위즈덤하우스 | 56쪽 | 1만7500원한밤중 시골 마을의 리 아저씨 집 바깥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잠에서 깬 아저씨는 손전등을 들고 바깥으로 나가 “거기 누구요?”라고 소리쳤다. ‘낯선 이’ 3명이 손전등 불빛 안으로 들어왔다. 파란 피부, 핑크색 옷, 얼굴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커다란 눈. 낯선 이들은 말했다. “우리는 진짜 진짜 사람입니다.”누가 봐도 사람이 아니다. 그래도 리 아저씨는 말한다. “그렇다고 한다면, 그래요!” 알고 보니 이들은 타고 온 ‘차’가 망가져 부품을 구하고 있었다. 한밤중이라 문 연 가게가 없으니, 아저씨는 자기 집에서 하룻밤을 묵고 가라고 제안한다. 뜻밖의 친절에 낯선 이들은 기뻐한다.<우리는 진짜 진짜 사람입니다>는 조건 없는 환대와 친절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책이다. 리 아저씨는 사람처럼 생기지 않은 이들이 자신을 사람이라고 주장하...

    2025.01.16 20:13

  • [그림책]한파 속 집마당 반려견 어쩌나…선하고 따뜻한 기억
    한파 속 집마당 반려견 어쩌나…선하고 따뜻한 기억

    대단한 하루윤순정 글·그림이야기꽃 | 34쪽 | 1만3500원1978년 12월24일, 집에 홀로 있던 어린 순정이는 아빠의 일터인 신포시장 상인들의 가족 송년회에 가려는 참이다. 순정이는 마당에 있는 개 향순이에게 잘 다녀오겠다고 인사하지만, 향순이의 행동이 평소와 다르다. 꼬리를 흔들고 배웅할 법한 향순이가 오늘따라 밥도 안 먹고 기운이 없고 오돌오돌 떠는 것 같다.엄마는 향순이를 집에 들이지 말라고 단단히 일러 두었다. 향순이가 거실에서 꽃병을 깨고, 아빠의 새 구두를 물어뜯은 적도 있기 때문이다. 그대로 집을 나서려던 순정이는 향순이가 못내 마음에 걸린다. 순정이는 부모님의 꾸중을 각오하고 향순이를 실내로 데려가 이불도 덮어준다. 눈 내리는 추운 마당에 그대로 두면 안 될 것 같다는 착한 마음 때문이다.순정이는 즐거운 송년회에서도 안절부절못한다. 통닭, 불고기, 케이크, 깐 포도같이 맛있는 음식들이 차려져 있지만 향순이 걱정에 입맛이 ...

    2025.01.09 21:32

  • [그림책]‘치매’ 상실의 슬픔, 치유의 묘약 ‘공감’
    ‘치매’ 상실의 슬픔, 치유의 묘약 ‘공감’

    우리 할머니는 나를 모릅니다엄야크 드레이선 지음아너 베스테르다윈 그림·만화 | 김영진 옮김 주니어RHK | 32쪽 | 1만4000원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험을 무엇과 비교할 수 있을까. 아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을 것이다. 성인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을 어린아이가 겪는다면 어떨까. 그림책 <우리 할머니는 나를 모릅니다>는 치매로 인해 딸과 손녀를 알아보지 못하는 할머니와 이를 받아들이며 다가가는 가족의 이야기다.이야기는 어느 여름날 빠르게 달리는 기차 안에서 시작된다. 꼬마 페트라와 그의 엄마는 할머니가 계신 요양원으로 향한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할머니에게 다가가 본다. 할머니는 두 사람에게 눈길도 주지 않는다.페트라와 엄마는 궁금하다. 시설에서의 생활은 어떤지 묻는다. 할머니는 낯선 사람에게 말하듯 대답한다. “좋습니다. 불만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엄마는 자신의 엄마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한다. “엄마,...

    2025.01.02 21:11

  • [그림책]시각장애 아이들의 손끝 감각과 상상력에 묘한 ‘감동’
    시각장애 아이들의 손끝 감각과 상상력에 묘한 ‘감동’

    코끼리를 만지면엄정순 지음 우리학교 | 52쪽 | 1만6800원불교 경전 <열반경>에는 앞을 못 보는 이들에게 코끼리를 만지게 하는 왕이 나온다. 각기 다른 부위를 만지고 자기가 생각하는 코끼리의 생김새를 말하는 이들에게 왕은 말한다. “코끼리는 하나이거늘 각자 자기가 아는 것만으로만 말한다. 진리도 그와 같으니라.” 자기가 아는 세계만이 옳다고 여기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보여주는 이야기다.시각 예술가 엄정순에겐 이 이야기가 유독 특별하게 다가왔다. ‘본다는 것’의 의미는 그의 오랜 화두였다. 그의 궁금증은 곧 미술 프로젝트 ‘코끼리 만지기’로 이어졌다. 시각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코끼리를 상상해 보고 직접 찾아가 만져본 뒤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함께 예술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코끼리를 만지면>은 이 일련의 과정을 흥미롭게 담아낸 논픽션 그림책이다.프로젝트는 코끼리를 본 적 없는 아이들에게 코끼리의 특징을 설명하는...

    2024.12.19 20:05

  • [그림책]사냥꾼에게 ‘몸 씻고 소금 뿌려라’ 주문…이 메뉴는 뭘까
    사냥꾼에게 ‘몸 씻고 소금 뿌려라’ 주문…이 메뉴는 뭘까

    주문 많은 요리점미야자와 겐지 글 | 김진화 그림 | 박종진 옮김여유당 | 56쪽 | 1만8000원<주문 많은 요리점>은 100년 전에 출간된 동화다. 자연과 인간, 우주와 생명을 주제로 한 이야기를 주로 쓴 일본의 시인이자 동화작가인 미야자와 겐지의 작품이다. 많은 고전 동화에는 잔인하고 찜찜한 구석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신데렐라, 헨젤과 그레텔도 원작은 잔혹하다. <주문 많은 요리점> 역시 아름답고 따뜻한 것만이 동화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멋지게 차려입은 두 사냥꾼이 ‘어디 쏴버릴 짐승 없나’ ‘사슴 옆구리에 총알을 먹이면 얼마나 통쾌할까’ 같은 이야기를 나누며 숲길을 걷는다. 오늘따라 쏴 죽일 짐승도 없고, 배도 고파서 이만 돌아가려는 순간, 저편에 말끔한 레스토랑이 보인다. ‘누구든 들어오십시오. 절대 사양하지 않습니다’라고 쓰여 있는 식당 문을 열자, 서양식으로 꾸며진 화려한 내부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온다. ...

    2024.12.05 20:07

  • [그림책]잔인하고 괴이한 ‘어른용’ 동물세계
    잔인하고 괴이한 ‘어른용’ 동물세계

    나를 닮은 동물 사전요안나 바그니에프스카 지음 | 김은영 옮김 윌북 | 340쪽 | 2만3000원‘동물 사전’이라는 말에 혹해 ‘아동용’이라고 생각하면 큰일이 난다. 동물학자인 저자는 서문부터 “동물은 역겹다. 그리고 잔인하다. 또 음란하다”는 문장으로 겁을 준다. 물론 이 책에 수록된 100종의 동물을 통해 도덕적·신학적 교훈을 주진 않는다. 과학적인 관점에서 진화의 논리를 받아들인 신기한 동물 세계를 알려준다.몸집이 작고 꼬리가 길며 구슬 같은 눈을 빛내는 안테키누스는 호주에 서식하는 유대류다. 겨울이 오면 수컷은 식음을 전폐하고 1~3주간 격렬한 짝짓기에 돌입한다. 몸을 망가뜨릴 정도의 난교에 다수의 수컷이 죽는다. 대량 짝짓기가 한 번에 이뤄지기에 암컷은 먹이가 풍부한 봄, 여름에 새끼를 낳는다. 번식 방법이 끔찍하기로는 빈대도 뒤지지 않는다. 수컷은 날카로운 성기로 암컷의 복부를 찔러 곧바로 난소에 닿는다. 때로 사망에까지 이르는 이 행위는 ‘외...

    2024.11.28 21:16

  • [그림책]깊은 눈 속 거대한 판타지 공연에 초대받았다면…
    깊은 눈 속 거대한 판타지 공연에 초대받았다면…

    폭설이 내린다. 나는 따뜻한 방 안에서 친구와 아빠의 ‘나비 도감’을 보느라 정신이 없다. 노랑, 빨강, 연한 파랑, 하양 나비에 마음을 뺏긴다. 실수로 한 장이 쭉 찢어진다. 아빠가 가장 아끼는 책인데. 나는 잠시 밖으로 나와 스키를 타고 어디론가 간다. 예쁜 나비, 찢어진 책, 아빠…. 생각에 잠겨 쭉쭉 산을 타던 나는 그만 푹 파인 구덩이 안으로 빠진다.아라이 료지가 쓰고 그린 <눈 극장>은 짧은 판타지 그림책이다. 모든 판타지가 그렇듯, 모험은 구덩이에 빠지면서 시작된다. 나는 구덩이에서 아주 작은 ‘눈 극장’을 발견한다. 갑자기 떨어진 나 때문에 놀랐는지, 손가락만 한 눈사람이 무대 밖으로 튕겨 나왔다. 나는 눈사람을 제자리에 올려준다. 눈사람들은 나를 눈 극장의 오늘 공연에 초대한다.잠시 눈을 감았다 뜨자 이번엔 거대한 눈 극장이 앞에 있다. 발레리나와 광대 눈사람들이 등장해 춤을 추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많은 눈사람이 ...

    2024.11.07 20:35

  • [그림책]고구마는 ‘고구마’스럽더라도 끝내 해낸다
    고구마는 ‘고구마’스럽더라도 끝내 해낸다

    난독의 계절고정순 글·그림 길벗어린이 | 112쪽 | 2만원‘그깟 호기심’ 때문에 세상에 태어난 고구마. 동물 흉내 내면서 방귀 뀌기, 코로 리코더 불기를 잘하는 엉뚱하고 발랄한 고구마에게도 마음속 깊이 숨겨둔 비밀이 있었으니, 바로 글자를 읽지 못한다는 거였다.머릿속에 괴물이 살고 있어 글자를 읽고 싶을 때마다 방해하는 듯하다고 생각하는 고구마는 학교에서 그저 공부 못하고 받아쓰기를 할 때마다 배가 아픈 아이였다. 비밀을 아는 언니와 학교 친구 상숙이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고구마는 늘 받아쓰기 0점에 나머지 공부를 면치 못했다. 고구마가 의기소침하고 속상해하는 것은 당연하다. 어버이날 부모님께 편지를 쓸 때 짝꿍 편지를 몰래 따라 ‘그리’고선 “짝꿍의 마음까지 그대로 따라 그린 것만 같았다. 생각도 마음도 전할 수 없는 답답한 어른이 되는 걸까”라며 무서워하기도 한다.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고구마는 전교에서 가장 빨리 달리고, 벌레를 ...

    2024.10.31 20:40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