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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 [책과 삶] ‘먼’ 이웃일본이 읽은 우리 마음, 우리가 읽은 우리 마음
    ‘먼’ 이웃일본이 읽은 우리 마음, 우리가 읽은 우리 마음

    어떤 책으로 한국 읽어냈는지 한·일 지식인 140명 답변 모은 ‘한국의 진선미 3부작’ 완결편 일본 필자들 ‘사회성’에 주목 ‘소년이 온다’ 추천 가장 많아“일본 소설이 잃은 ‘영혼’ 담겨”일본의 지한파 언어학자 노마 히데키 교수는 2013년 야심찬 기획을 시작했다. 한국과 일본 지식인 140명에게 ‘당신은 어떤 책을 통해 한국의 지를 알게 되었나’라고 물은 뒤 그 답변을 모아 책으로 묶어내기로 한 것이다. 그 결과로 2014년 일본 출판사 쿠온에서 <한국의 지를 읽다>가 출간됐다. 지난해에는 백영서 연세대 교수가 합류한 <한국의 미를 읽다>가 출간됐고, 이번에 <한국의 마음을 읽다>가 나오면서 ‘한국의 진선미 3부작’이 완결됐다.한국의 마음을 읽다노마 히데키·백영서 엮음 | 박제이 옮김독개비 | 740쪽 | 3만5000원<한국의 마음을 읽다>에는 필자 122명(한국 측 47명...

    2025.05.15 20:40

  • [책과 삶] 우리 각자의 날씨가 만나 계절이 되었다
    우리 각자의 날씨가 만나 계절이 되었다

    예측불가의 달갑잖은 번개조차인간의 생명 유지엔 필수 조건고비마다 만나는 사건들 통해날씨처럼 변하는 삶을 말하다“너 공기 중에 산소보다 질소가 더 많은 거 알지? 많아도 몇 배나 많아. 숨 쉬는 거 때문에 인간은 산소 중한 줄만 알지. 근데 공기 중에 왜 질소가 80퍼센트나 있겠냐? 산소가 없으면 기껏 숨 못 쉬는 게 문제지만, 질소가 없으면 아예 생명체가 존재도 못해…” 이어 ‘질소고정’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유기체는 질소 섭취가 필수지만 동물도 호흡으로 질소를 흡수하지 못하고 식물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자연 현상이 필요한데, 번개다. 번개는 대기 중의 산소와 질소를 질소산화물로 변환하도록 도와 인간의 흡수가 가능하게 만든다.이신조의 소설집 <너의 계절, 나의 날씨>에 담긴 첫 단편 ‘봄밤의 번개와 질소’는 전남편의 제사를 지내겠다는 아내를 마주한 한 남성의 이야기다. 불의의 사고로 생을 마감한 남편을 기리는 제사를 후남편과 함께하겠...

    2025.05.15 20:33

  • [책과 삶] 시계로 읽는 ‘인간과 시간’ 관계맺음의 역사
    시계로 읽는 ‘인간과 시간’ 관계맺음의 역사

    시계의 시간레베카 스트러더스 지음 | 김희정 옮김생각의힘 | 400쪽 | 2만2000원18세기 산업혁명을 맞이한 영국. ‘해 뜨면 출근, 해 지면 퇴근’에 익숙하던 노동자들은 시계가 정한 출퇴근 시간에 따라 움직이게 됐다. 하지만 시계가 사치품이던 때 시간은 산업가들의 편이었다. 이들이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을 줄이고 퇴근 시간을 늦춰도 시계가 없던 노동자들은 알 길이 없었다.그 시기 산업가들은 “과도한 휴식과 여가가 건강을 해친다”고 했다. ‘시간이 신의 선물이므로 낭비하면 죄’라는 청교도의 가치관은, 시계가 익숙하던 산업가들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선택적으로 인용했다. 저자는 “청교도 정신은 ‘일과 삶의 균형’ 종말의 시작”이라고 꼬집었다. 이후 대중화된 시계를 가진 노동자는 “방해꾼”이었고, “시간의 과학을 너무 잘 아는 사람은 해고”됐다. 1824년 영국에서 합법화된 노동조합은 “노동자 권리의 핵심이 바로 시간”임을 이해했고, 일주일에 6일, 하루...

    2025.05.15 20:33

  • [책과 삶] 바다 생물 이야기, 그러나 퀴어 이야기
    바다 생물 이야기, 그러나 퀴어 이야기

    빛은 얼마나 깊이 스미는가 사브리나 임블러 지음 | 김명남 옮김아르테 | 268쪽 | 2만원집게와 다리에 털이 많아 ‘설인(雪人)’이라는 별명이 붙은 게, 설인게(예티 크랩)는 수심 2000m 아래 빛조차 들지 않는 심해에서 산다. <빛은 얼마나 깊이 스미는가>의 저자 사브리나 임블러는 여성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남녀로 성별을 규정하지 않는 논바이너리 퀴어이자 중국계 미국인이다. 이 둘의 삶에서 어떤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까.설인게는 차가운 심해 아래 뜨거운 물을 내뿜는 ‘분출공’ 근처에 모여 산다. 분출공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는 370도가 넘어갈 정도로 뜨겁다. 그래서 설인게는 분출공에 너무 가까워져 익어버리거나, 너무 멀어져 얼어버리지 않도록 수온 25도를 유지하는 위치에서 고리 모양으로 뭉쳐 산다. 서로의 몸을 밟고 겹겹이 쌓여 좁고 가파른 안전지대를 사수한다.저자는 이러한 설인게의 삶에서 위태로운 성소수자들의 공간을 떠올린다. ...

    2025.05.15 20:33

  • [책과 삶] 사람과 사람 융합하는 접착제 ‘배려’
    사람과 사람 융합하는 접착제 ‘배려’

    사람을 융합하라한의상 지음경향신문 | 344쪽 | 2만1000원어떠한 것에 다른 어떠한 것을 더한다는 의미의 단어에는 ‘추가’ ‘중복’ ‘복합’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융합’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르다. 바이오기업을 운영하는 저자는 “합쳐져서 이전보다 조금 더 나은 가치, 더 바람직한 가치, 더 소중한 가치를 만들어 낼 때” 융합이라는 단어 말고는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한다.<사람만 남았다> <사람이 무기다> <사람은 신이다> 등 ‘사람 경영’ 시리즈를 펴내온 저자는 이번 <사람을 융합하라>에선 가난한 용접공으로 시작해 기업 오너가 되는 과정에서 그가 화두로 삼은 융합의 의미에 대해 설명한다.저자는 젊은 시절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자 용접공으로 일하면서 융합의 힘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한다. 그는 철판에 철판 조각을 단순히 이어 붙이는 것이 아니라 그런 작업을 통해 만들어질 거대한 군함을 떠올...

    2025.05.15 20:32

  • [책과 삶] ‘끼리끼리’ 말고…진짜 우정에 대하여
    ‘끼리끼리’ 말고…진짜 우정에 대하여

    우정이란 무엇인가박홍규 지음들녘 | 352쪽 | 1만9200원7년 전 경향신문 칼럼 ‘추석이란 무엇인가’가 화제가 된 이후 ‘○○이란 무엇인가’는 밈처럼 자리 잡았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 상대를 당황하게 하라, <우정이란 무엇인가>도 책 제목처럼 독자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우정이란 뭘까.책은 직설적으로 답부터 제시하지는 않지만 읽어보면 저자가 말하려는 바를 알게 된다. 대뜸 답을 내놓는 대신 저자는 동·서·고·금 철학자와 사상가, 문인들의 ‘우정론’을 살펴본다. 그냥 쭉 살펴봤다면 ‘대입 논술 뽀개기’ ‘이것만 읽으면 서울대 갈 수 있다’ 정도의 독서·논술 시리즈 수험교재와 다를 바가 없었을 텐데, 이 책은 그와는 정반대의 길을 간다. 존대말로 쓰인 책의 서술을 따라가다 보면 조곤조곤하되 날카로운 비판정신을 가진 현인과 함께 여행하는 느낌마저 든다.책에는 ‘그건 틀렸다’고 잘라 말하는 우정론이 꽤 등장한다. ‘동아시아에는 친구가...

    2025.05.15 20:32

  • [책과 삶] 없는 책 소개한 가짜 서평…가짜 같은 세상에 던진 농담
    없는 책 소개한 가짜 서평…가짜 같은 세상에 던진 농담

    SF 거장 렘의 원서 2권 묶어 출간창작의 자유를 극한으로 밀어붙여서사에서 의미 찾기에 “게을러진”현대인의 모습에 대한 풍자로 읽혀“그것은 커다란 책 모양의 상자였는데 안에는 설명서와 구성품 목록 그리고 ‘소설 짓기의 기본요소’ 일체가 들어 있었다. 그 요소들이란 서로 다른 넓이의 종이띠에 인쇄된 조각난 산문이었다.”<절대 진공 & 상상된 위대함>에 나오는 ‘두 유어셀프 어 북’은 저자가 “출판시장의 종양”이라 부르는 소설 짓기 세트에 대해 다룬다. 저작권 기한이 만료된 문학작품들의 내용을 마음대로 뒤섞어 재조합할 수 있는 것으로 이 세트를 사용하면 “안나 카레니나는 귀족 브론스키가 아니라 하인과 불륜하게 하는 등등이 가능”하다.절대 진공 & 상상된 위대함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 정보라 옮김현대문학 | 464쪽 | 1만8800원놀라운 것은 ‘두 유어셀프 어 북’의 탄생이라기보다 죽음이다. 일부 ...

    2025.05.08 20:12

  • [책과 삶] 광장에 선 딸들, 세상에 균열을 내다
    광장에 선 딸들, 세상에 균열을 내다

    백날 지워봐라, 우리가 사라지나최나현·양소영·김세희 지음오월의봄 | 312쪽 | 2만1000원12·3 불법계엄의 밤 이후, 광장에는 ‘응원봉 시민’들이 쏟아져 나왔다. 시위 현장을 중계하는 카메라에 2030 여성들의 모습이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담겼고, 언론과 정치 평론가들은 그 현상을 앞다퉈 다뤘다. 페미니스트이자 ‘2030 여성’인 저자들은 “이야기가 넘쳐났지만, 정작 여성들의 얼굴이 또렷해지지 않았다”고 느꼈다. 세 사람은 광장에서 발언하거나 시위에 참여한 시민을 직접 인터뷰하기로 했다.책에는 고졸 생산직 노동자, 한화오션 투쟁에 연대하게 된 한화이글스 팬,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고등학생, 자유발언으로 화제를 모은 “술집 여자”, 트랜스젠더 페미니스트 등의 원석 같은 속마음이 실렸다. 더 많은 이들을 만났으나, 그중 13명의 이야기를 골라 구술채록 형태로 담았다. 광장조차도 서울 중심으로 얘기된다는 것을 알기에 비수도권 출신을 위주로 선정했다....

    2025.05.08 20:12

  • [책과 삶] 오락가락 트럼프의 미국, 진짜 속내는
    오락가락 트럼프의 미국, 진짜 속내는

    미국의 본심이성현 지음와이즈베리 | 362쪽 | 2만2000원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선과 취임을 즈음해 국내에도 트럼프 현상과 ‘아메리카 퍼스트’, 미·중 패권 경쟁 등 국제 질서에 관한 수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미국의 본심>이라는 도발적인 제목을 붙인 이 책도 그중 하나다. 더구나 우리는 그사이 내란 사태와 대통령 탄핵을 거쳐 지금은 대통령 선거를 치르고 있는 중이다.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새로 들어설 정부는 미국에 대해, 또는 미·중 사이에서 어떤 외교적 전략과 전술을 취해야 할까.미국 하버드대에서 석사 학위를, 중국 칭화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한국인 저자가 영어로 쓴 책의 원제는 <신냉전: 미·중 경쟁과 글로벌 패권의 미래>다. 그러니까 한글 책 제목에는 중국이 등장하지 않지만 책 내용은 미국과 중국 모두를 다루고 있으며 G2 관계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신냉전’은 이미 새로운 표현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과...

    2025.05.08 20:11

  • [책과 삶] 오늘 이곳 대한민국 시민은 명백한 ‘피지배자’다
    오늘 이곳 대한민국 시민은 명백한 ‘피지배자’다

    시민 없는 민주주의정병설 지음문학동네 | 264쪽 | 1만7000원12·3 불법계엄 사태 이후 한국 사회의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주의에 대한 근원적 성찰이 요긴해지는 시기다. 서울대 국문과 정병설 교수의 <시민 없는 민주주의>는 시민의 적극적 참여를 보장하는 ‘시민민주주의’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책이다.저자는 국민에게 주권이 있다고 우리 헌법에 규정돼 있지만 실제로 그런지는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한다. 19세기 미국 민주주의를 관찰한 프랑스 사회학자 토크빌은 한 사회의 실질적 주인은 범죄자를 재판하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우리 헌법은 시민의 재판받을 권리에 대해서만 말할 뿐 재판 주체로서의 시민은 없다는 것이다. “헌법에 따르면 대한민국 시민은 공동체의 지배자가 아니라 명백한 피지배자다.” 저자는 “시민을 배제한 독립적 재판이란 결국 전제 왕정의 임금이나 귀족 과두정의 귀족들이 행한 독단적이고 특권적인 재판일 뿐”이라면서 시...

    2025.05.0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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