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경향신문

기획·연재

책과 삶
  • 전체 기사 931
  • [책과 삶]당신의 초능력이 누군가를 구원할 수 없다면
    당신의 초능력이 누군가를 구원할 수 없다면

    천쓰홍의 ‘장화현 삼부작’ 마지막 현대와 전근대가 교차하는 시골‘초능력 세 자매’의 인생 소용돌이대만 중서부에 위치한 장화현의 바닷가 마을 셔터우. 열대 과일인 구아버 농장과 양말 공장이 많아 ‘사장’이 많다고 유명했던 곳이었으나, 양말 수출이 시들해지며 공장이 대거 문을 닫고 마을도 점차 활기를 잃는다. ‘샤오’ 성씨를 가진 이들이 모여 사는 집성촌이기도 한 이곳에 마을처럼 늙어버린 세 자매가 산다.1호, 2호, 3호로 불리는 이들은 각기 다른 영험한 능력을 가졌다. 1호는 타인의 미래를 점치고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예견할 수 있다. 2호는 인간의 몸 깊숙한 곳에서 풍기는 냄새를 통해 그 사람의 과거와 미래를 알아챈다. 3호는 아무도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사람들이 숨기고 싶어 하는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 문제는 이 같은 능력을 통해 누군가를 살리거나 도울 수 없다는 데 있다. 1호는 누군가의 죽음을 예감하지만, 스스로 어쩔 수 없다는 ...

    2026.02.05 20:59

  • [책과 삶]홀로는 아무것도 아니라 말하지 말라
    홀로는 아무것도 아니라 말하지 말라

    “엠마누엘 레비나스는 신이 1941년에 떠났다고 했다. 내 신은 1975년에 떠났다. 그리고 1978년에도 1982년에도, 1990년에도 떠났다.”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 사는 70대 여성 알리야는 신은 없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가족과 세상에서 이렇게 밀려날 수 없다고 말한다. 세상이 자신을 ‘불필요한 여자’로 여긴다는 생각에 고립을 택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지식과 사유는 놓지 않는다. 일리야는 20대 초반 이혼한 뒤 50여년간 혼자 살며 약 37권의 책을 아랍어로 번역했다.전쟁의 포화가 베이루트를 덮은 순간에도 그는 책과 함께였다. 늘 번역을 했지만, 딱히 목적이나 쓸모는 없었다. 주변인들과 담을 쌓고 지낸 그에게 책은 가장 친한 친구였고, 번역은 노년의 외로움을 이겨낼 유일한 창구였다. 자신의 집이 다른 이는 들어올 수 없는 자신만의 성이 됐다고 느낀 순간, 그의 집에 연을 끊었던 가족과 이웃들이 찾아오기 시작한다.<불필요한 여자>...

    2026.02.05 20:56

  • [책과 삶]소리 빚는 ‘제2의 악기’ 콘서트홀, 그 내밀한 속사정
    소리 빚는 ‘제2의 악기’ 콘서트홀, 그 내밀한 속사정

    콘서트홀은 음악을 만들어내는 행위와 듣는 행위가 교차하는 장이자 그 자체가 하나의 건축작품이다. 오케스트라가 들려주는 멋진 음악은 지휘자와 연주자의 역량이기도 하지만 콘서트홀 음향설계의 ‘품질’도 한몫을 한다. 콘서트홀을 제2의 악기라고 부르는 이유다.일본 도쿄의 산토리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월트디즈니 콘서트홀, 프랑스 파리의 필하모니 드 파리, 독일 함부르크의 엘프 필하모니, 한국 롯데 콘서트홀의 공통점 하나는 많은 클래식 거장들이 입 모아 콘서트홀의 음향을 칭찬했다는 점, 또 하나는 도요타 야스히사가 음향설계를 맡았다는 점이다. 이 책은 음향설계사 도요타 야스히사와 음악평론가가 나눈 대담을 음악저널리스트가 정리한 것이다. 콘서트홀이라는 공간을 중심에 두고 음향과 음악, 건축에 관해 나눈 폭넓은 식견을 들여다볼 수 있다.또 음악을 새로운 시각으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눈을 뜨게 해준다. 예를 들어 오케스트라 배치를 보면 보통 현악기가 앞에 있고 그...

    2026.02.05 20:54

  • [책과 삶]분노·교만…생물학적 문제일 수도
    분노·교만…생물학적 문제일 수도

    분노, 탐식, 색욕, 질투, 나태, 탐욕, 교만. 기독교의 ‘일곱 가지 대죄’다. 저자는 이 죄악들이 “도덕적 문제라기보다는 생물학적 문제에 더 가깝다”고 주장한다. 신경과 전문의인 저자는 임상 현장에서 만난 환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를 설득한다.인간의 뇌 영역은 대형 유인원보다 3배 크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과 유인원의 차이는 뇌 크기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다. 뇌 영역이 어떻게 조직돼 있는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한다.미국에서 건설업에 종사하던 젊은이 게이지는 폭발 사고로 뇌 손상을 입었다. 예의 바르고 사려 깊은 성격이던 그는 사고 이후 화를 잘 내고 공격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저자는 게이지와 비슷한 뇌 손상을 입은 이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이마엽 손상이 분노를 불러왔다고 판단한다. 이마엽은 눈 바로 위쪽부터 뇌 중심점까지 뻗어 있는 영역으로, 충동성과 분노를 비롯한 본능들을 조절하고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저자는 말한다....

    2026.02.05 20:54

  • [책과 삶]유배지에서 배곯았던 \'명문가 미식 선비\'···허균, 고통 속에서 써내려간 그리운 맛
    유배지에서 배곯았던 '명문가 미식 선비'···허균, 고통 속에서 써내려간 그리운 맛

    인생이 고난에 처하거나 황혼기에 들어서면 홀연히 과거가 그리워진다. 그때 함께 따라오곤 하는 것이 추억의 음식들이다. 그 음식들에는 십중팔구 그리운 사람, 장소, 일화 등이 배어 있다.모함일 가능성이 다분한 죄를 뒤집어쓰고 유배당한 <홍길동전>의 허균도 그랬을 것이다. 막 귀양살이를 시작한 마흔한 살의 허균에게 허기가 밀려오듯 추억의 먹거리들이 떠올랐다. 방풍죽, 석이버섯떡, 대만두, 참외, 모과, 홍합, 방어, 석화, 곤쟁이새우… 그는 유배 시절을 “쌀겨마저도 부족하여 밥상에 오르는 것은 상한 생선이나 감자·들미나리 등이었고 그것도 끼니마다 먹지 못하여 굶주린 배로 밤을 지새울 때”라고 했다. 명문가 출신으로 진귀한 것을 많이 먹고 자란 미식가 허균은 먹거리 100여가지를 테마로 <도문대작>이라는 음식 노트를 썼다.사실 <도문대작>은 형식상 짤막한 정보나 단편적인 기억을 적어 놓은 일종의 메모이다. 강원대 국어교육과 교수인 ...

    2026.02.05 20:53

  • [책과 삶]법률가의 미국, 공학자의 중국…최후 승자는?
    법률가의 미국, 공학자의 중국…최후 승자는?

    ‘법률가가 이끄는 나라 VS 공학자가 만드는 나라’<브레이크넥>에서 바라보는 미국과 중국 두 초강대국의 작동 방식이다. 그동안 미·중관계를 설명해온 학술적 논의의 틀은 패권 경쟁, 체제 경쟁, 기술 패권, 공급망과 디커플링 등으로 비슷했다. 미국의 패권에 중국이 도전한다는 구도 속에서 군사력과 동맹, 이념과 제도 등 거시적 구조 차원에서 논의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 책의 질문은 시작부터 다르다. ‘왜 중국은 이렇게 빨리 만들 수 있었고, 미국은 점점 만들지 못하게 되었는가.’‘브레이크넥(breakneck)’이라는 제목은 ‘목이 부러질 만큼 위험한 속도’, 파국을 예감하는 질주를 뜻하는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의 고속 성장과 대규모 인프라 건설 등 압도적인 속도를 가리키는 동시에 그러한 방식이 개인의 삶과 사회에 남긴 균열까지 비춘다. 1992년생인 저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해온 기술·산업 분석가로, 중국의 제조 현장과 기술 생태계를 관찰해...

    2026.02.05 20:53

  • [책과 삶]그들의 머니게임 안에 평등이란 규칙은 없다
    그들의 머니게임 안에 평등이란 규칙은 없다

    위기의 순간을 서두에서 대뜸 보여주는 책은 흥미진진한 요즘의 넷플릭스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나’는 진땀을 흘린다. 과거 대형 은행 트레이더였던 누군가가 ‘감히’ 직장을 먼저 관두려고 했다는 얘기를 들으면서다. 은행은 쉽게 그를 놓아주지 않았단다. 거래명세 등을 모조리 조사했고 트집을 잡아 소송을 걸었다. 그 트레이더는 끝내 파산했다.‘나’인 저자가 불안해한 건, 그 역시 씨티은행 영국 지부의 트레이더이며 ‘감히’ 안전한 퇴사를 꿈꿨기 때문이다. 실제로 훗날 씨티은행은 그를 집요하게 잡았다. 하지만 저자는 은행과의 싸움에서 승리한다. 책은 2008년 스물두 살의 나이에 영국 금융계에 입성한 저자가 6년 만에 그곳에서 무사히 나온 얘기를 풀어 쓴 회고록이다.‘백만장자를 꿈꾸는 춥고 배고픈 아이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는 서문에서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식의 성공담을 기대하게 되지만, 저자는 런던 빈민가 출신일 뿐 탁월한 수학 천재다. 그는 능력을 숨길 생각...

    2026.02.05 20:45

  • [책과 삶]줄리언 반스의 작별 인사…기억과 삶에 대해 답하다
    줄리언 반스의 작별 인사…기억과 삶에 대해 답하다

    “나 자신이 고른 시간에 마지막 책을 끝내고 입을 다무는 것에는 적어도 한 가지 유용한 결과가 있다. 뭔가를 쓰던 중간에 -브라이언 무어가 걱정했듯이- 중단되지는 않는다는 것. 이런 식으로 죽음에 선택권을 넘겨주지 않고 있는 셈이다. 별거 아닌 방식이라는 건 인정하지만.”<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부커상과 메디치상, 페미나상 등을 수상한 영국 현대문학의 대표 작가 줄리언 반스(80)의 명실공히 ‘마지막 책’이다. 그는 책의 서두에서부터 이야기의 중간중간 이것이 정말 자신의 마지막 작품이 될 것이라는 점을 독자에게 상기시킨다. 작가는 이번 책을 픽션과 논픽션 그리고 자서전이 합쳐진 하이브리드 작품이라고 말했다. 에세이처럼 또 소설처럼 그리고 편지처럼 읽히는 이야기는 결국 작가가 독자에게 보내는 정성이 담긴 작별 인사처럼 여겨진다.서두부터 독자에 ‘마지막 책’ 선언 픽션·논픽션·자서전 합쳐진 작품 젊은 시절 회상하는 작가 주인공...

    2026.01.29 20:26

  • [책과 삶]한국 1인 가구 1000만…이렇게 산다
    한국 1인 가구 1000만…이렇게 산다

    2025년 한국의 1인 가구가 1000만가구를 돌파했다. ‘나 혼자 사는’ 시대가 자연스러워졌다. 그럼에도 1인 가구를 보는 시선은 지극히 일부만 담아낸 두 가지에 머무른다. 어딘가 결여된 미완의 존재, 혹은 동경의 대상이 되는 혼자 사는 삶. 일상적인 1인 가구는 평범하게 일하며 살아가는 우리 주변 사람들이다. 사회문제도, 로망도 아니다.사회복지학과 교수인 저자는 2019년부터 한국 1인 가구의 삶을 연구하며 당사자 100인 심층 인터뷰를 통해 1인 가구의 현재를 들여다봤다. 1인 가구를 대표하는 가치로 자유를 언뜻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자유가 주어진 1인 가구들이 압도적으로 선택한 것은 ‘일’이었다.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것은 단지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기보다 ‘나를 위해서’ ‘성취감과 보람을 위해서’다. 자신의 성과를 위해 초과근무도 마다않는, 업무용으로 최적화한 삶이다. 이들에게 주말이나 여가는 자신의 노동력을 지속 가능...

    2026.01.29 20:25

  • [책과 삶]작심삼일?…문제는 의지가 아니라 뇌
    작심삼일?…문제는 의지가 아니라 뇌

    불만족스러운 회사에 대해 불평하면서도 그만두지 않고, 건강을 해치는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서 병에 걸리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지금보다 나은 삶을 위해 때로는 다른 선택을 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작심삼일’로 끝나기 일쑤다. 왜 우리는 변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늘 제자리일까?<뇌는 어떻게 변화를 거부하는가>는 이 같은 질문에 과학적으로 답하는 책이다. 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우리가 변화하지 못하는 이유를 개인의 의지 부족이나 외부 환경으로 돌리지 않는다. 문제는 더 근본적인 곳, 바로 우리 뇌가 스스로 파놓은 함정에 있다는 것이다.책은 고대 문명의 몰락, 19세기 의학의 비극, 코카콜라를 비롯한 기업들의 실패 사례를 통해 인간이 얼마나 익숙함에 집착하는 존재인지 보여준다. 화산 폭발로 대피령이 내려진 카리브해 몬트세랫 섬에서 구조된 사람들은 목숨 걸고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내가 살던 곳’이라는 이유에서다. 기후위기, 인공지능의 부상, 고령화라...

    2026.01.29 20:24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