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이군인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연상되는 건 전쟁통에 한쪽 팔이나 다리를 잃은 이의 모습이다. 크게 다친 부위가 얼굴이라면 어떨까.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종군기자들은 ‘얼굴 손상’을 “전쟁이 줄 수 있는 가장 야만적인 타격”이라고 말하곤 했다. 턱이 날아가거나 눈이 있던 자리가 움푹 파이는 등 얼굴이 변형된 군인들은 자신을 ‘혐오스럽게’ 볼 타인의 시선을 의식할 뿐 아니라 스스로도 제 모습을 보기 꺼렸다.해럴드 길리스(1882~1960)는 전쟁 당시 영국 군 병원에서 다친 병사들의 ‘제 얼굴’을 되돌려주기 위해 분투한 뉴질랜드 출신 외과의사다. 야심만만한 30대였던 그는 1914년 영국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자 적십자사에 의료 봉사를 자원했다.음식물을 비교적 원활히 씹을 수 있도록 환자의 턱과 입 주변을 재건하는 것부터 상처 부위가 이질감이 없도록 잘 봉합하는 일까지. 길리스의 주도하에 이뤄진 수많은 수술들은 훗날 성형수술 발전의 토대가 됐다....
2026.01.29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