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 보지 못하지만 더 많이 보는 이로부터](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5/04/10/l_2025041101000337000033891.jpg)
검은 불꽃과 빨간 폭스바겐조승리 지음세미콜론 | 288쪽 | 1만7000원<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를 쓴 시각장애인 작가 조승리가 두 번째 수필집을 냈다. ‘상실된 감각을 핑계 대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는 삶’을 담았다.책을 읽다 보면 작가에게 상실된 감각이 있다는 걸 까먹곤 한다. 작가는 분명 보지 않는데 ‘보았다’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그가 세상을 받아들이는 촉수가 넓은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시각 외 모든 감각을 동원해 ‘눈앞’의 것을 받아들이는 그의 섬세함이 문장마다 느껴진다.작가는 풍경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도 생생하게 받아들인다. 그는 중국 여행을 갔다가 북한과 국경이 맞닿은 두만강변을 구경한다. 그곳에서 마사지숍 고객으로 왔던 어느 탈북민을 떠올린다. 작가는 개인적 경험을 보편적 세계로 확장한다. 두만강에서 떠오른 얼굴은 그 손님 한 명이 아닌 ‘이 물길이 수백, 수천 리였을’ 모든 사람들이다.작가는...
2025.04.10 2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