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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과 삶]우리 안의 신을 이해하려 ‘실험’하다
    우리 안의 신을 이해하려 ‘실험’하다

    산타클로스는 누가 나쁜 아이고 착한 아이였는지 알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당신의 답은 어떤가. 무의식적으로 ‘그렇다’고 답하게 되지 않을까. 한 가지 더. 산타는 당신이 어젯밤에 물을 몇잔 마셨는지 알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선뜻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교리적 정통성, 합리성을 따질 필요도 없다. 당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러하기 때문이다.초자연적 존재, 혹은 절대적 신은 사람들에 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그 지식은 도덕과 관련된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미국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도, 시베리아 남부 평원 지대에 살면서 애니미즘적 토착 종교를 숭배하는 사람들도 신에 대한 생각은 닮아 있다. 지리적 공간과 종교 형태를 불문하고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신을 감시자로 여기는 경향이 드러났다. 신에 대해 보상하는 존재라기보다는 징벌하는 존재로 생각한다는 것이다.신은 무엇을 알고 있을까. 누구나 죽음 앞에서 신을 찾을까. 이 같은 질문과 답...

    2026.06.18 20:38

  • [책과 삶]협력의 산물 ‘도덕’은 어떻게 편 가르기의 기준이 됐나
    협력의 산물 ‘도덕’은 어떻게 편 가르기의 기준이 됐나

    극단주의와 사회 불평등, 차별과 혐오가 일상이 된 시대다. 보수와 진보의 대립은 화해할 수 없어 보인다. 보편적 가치가 사라진 것 같은 세상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윤리학을 연구하는 하노 자우어 위트레흐트대 교수가 쓴 <선악의 발명>은 이 같은 질문에 답하기 위해 도덕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공존의 가능성을 찾으려면 도덕이 어떻게 생겨났고, 어떤 방식으로 인간 사회를 조직해왔는지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책은 인간의 도덕성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탐구하는 ‘도덕의 빅 히스토리’다. 500만년 전 협력의 이점을 발견한 인류의 먼 조상부터 불평등의 출현, 근대적 도덕 관념의 형성, 최근의 양극화와 극단주의까지 인류사의 중대한 도덕적 변화를 설명한다. 책에 따르면 도덕은 본질적으로 협력의 산물이다.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타인과 협력해야 했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규범과 처벌, 신뢰의 장치를 발전시켰다. 하지만 도덕은 가까운 사람들과 결속...

    2026.06.18 20:38

  • [책과 삶]90세에 만든 대표작···‘무해한 할머니’ 말고 ‘끝까지 강하고 자유로운 나’
    90세에 만든 대표작···‘무해한 할머니’ 말고 ‘끝까지 강하고 자유로운 나’

    피날레수전 구바 지음 |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592쪽 | 3만3000원1911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활동한 조각가이자 화가인 루이스 부르주아는 대형 청동 거미 조각 ‘마망’(Maman)으로 국내에도 알려져 있다. 프랑스어로 엄마를 뜻하는 ‘마망’은 거대한 거미를 통해 여성의 강인한 모성과 연약함을 동시에 드러낸다. 1999년, 그의 나이 아흔을 바라보는 때에 제작한 작품이다. 같은 해 그는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1982년 뉴욕 근대미술관에서 일흔을 넘겨 회고전을 할 때만 해도 그가 80~90대에 작가로서 황금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생각한 이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 그때 부르주아는 “미술계가 사랑하는 짖궂은 할머니”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날의 회고전은 피날레가 아니라 서곡이 된다.그는 일생을 통해 아버지의 외도 등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서 영감받은 작품을 선보여왔는데, 70대에는 이것이 분노와 같은 메시...

    2026.06.12 14:00

  • [책과 삶] 마침내 모두가 대머리인 세상···머리카락이 부끄러워졌다
    마침내 모두가 대머리인 세상···머리카락이 부끄러워졌다

    돋아나다다카세 준코 지음 | 박우주 옮김 문학동네 | 176쪽 | 1만5000원 미용실에서 우리는 ‘머리를 자른다’고 말하곤 한다. 머리는 머리고, 그 위에 돋아나 다듬어야 하는 것은 ‘머리카락’일진대. 그것이 머리에 잘 매달려 있는 상태를 너무 당연히 여긴 나머지, 우리는 굳이 ‘머리카락을 자른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 당연한 것이 사라진다면 어떨까. <돋아나다>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성인들의 머리카락이 하나둘, 몽땅 빠져버리는 세상을 그린다. 갑자기 민머리가 된 사람들은 충격에 빠진다. 하지만 남몰래 해방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탈모나 옅은 체모로 놀림을 받아왔던 이들은 생각한다. ‘마침내’ 모두가 대머리인 세상이 왔다고.2022년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기를>로 최고 권위의 일본 순수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작가의 신작이다. 남편이 갑자기 샤워 중단을 선언하며 곤경에 처한 가정을 그린 이야기 <샤워&g...

    2026.06.12 12:00

  • [책과 삶]‘읽씹’과 ‘잠수이별’이 경고하는 공동체의 위기
    ‘읽씹’과 ‘잠수이별’이 경고하는 공동체의 위기

    고스팅도미닉 페트먼 지음 | 최리외 옮김 | 동녘 | 200쪽 | 1만6800원연인에게 이별을 통보받는 최악의 방법은 무엇일까. 대판 싸우고 헤어지자는 말을 듣는다면 순간 감정이 북받치겠지만 시간이 흐른 뒤엔 깔끔하게 정리될지 모른다. 오랜 권태기 끝에 지리멸렬하게 헤어진다면 가끔은 생각나겠지만 충격이 크지는 않을 수 있다.순식간에 소식이 끊기는 ‘잠수이별’이라면? 카카오톡 메시지를 읽지 않거나 읽는다 해도 답이 없다. SNS 계정은 삭제됐다. 이별 같기는 한데, 이별이 확실한지 알 수가 없다. 상대가 대체 왜 그러는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최근의 징조나 오래 이어져온 감정들을 하나씩 꺼내보는 수밖에 없다. 내가 무슨 실수를 했나, 연인이 보냈던 암묵적 메시지를 읽어내지 못했나. 연옥과 같은 상태에서 자책감은 이어진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 고문’에도 시달린다. 이별의 아픔은 오래도록 지속된다.뉴욕 뉴스쿨 미디어 및 신인문학...

    2026.06.12 06:00

  • [책과 삶]\'옳바른\' \'보다싶이\' 이렇게 쓰는게 맞다구요?···남북 어린이 \'대환장 받아쓰기\'를 상상하다
    '옳바른' '보다싶이' 이렇게 쓰는게 맞다구요?···남북 어린이 '대환장 받아쓰기'를 상상하다

    남과 북의 어린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받아쓰기를 한다. 한쪽에서 100점짜리가 다른 쪽에선 0점이 될 수 있겠다. 서로 다른 맞춤법 때문이다. 설거지/설겆이, 올바른/옳바른, 보다시피/보다싶이, 젓가락/저가락…. 같은 단어라도 뜻이 다르다. 남한에서 감투는 관직이나 벼슬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면 북한에선 오명이나 누명이란 뜻으로 더 많이 쓴다. 정상회담/수뇌상봉, 단일팀/유일팀처럼 단어는 다른데 같은 뜻을 갖고 있기도 한다. 이 정도면 짐작이라도 한다. 희떱다, 끌끌하다, 두간두간, 왈랑절랑 등에 이르면 외국어인가 싶다.남 표준어·북 평양문화어 간극 점점 커져다른 맞춤법에 완전 생소한 표현들도 많아북한 '진짜 욕설' 등 북한말의 재미 풀어내남한의 표준어와 북한의 평양문화어는 많이 다르다. 그 차이는 점점 커지고 있다. 남한의 대중이 접하는 북한말은 주로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전해지는 ‘막말 성명’이다. “똥집까지 드러낸 늙다리 미치광이의 정체”와 같은 험...

    2026.06.11 21:10

  • [책과 삶]야망을 가져라,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야망을 가져라,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지난달 가자로 향하던 구호선단에 올랐다가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던 한국인 활동가들이 석방돼 돌아왔다. 이들은 가자지구에 닿을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왜 위험한 항해에 나선 것일까. 활동가 해초는 말했다. “결과를 바라지 않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걸 끝까지 하는 게 평화운동이다.”어쩌면 이들이 품은 꿈이 ‘모럴 앰비션’(선한 야망)에 해당할지도 모르겠다.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를 실현하겠다는 야망 말이다. 전작 <휴먼카인드>에서 인간이 본래 이기적이라는 통념에 도전하며 선한 본성을 강조했던 네덜란드 저널리스트이자 사상가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선한 야망’이라는 개념을 들고나온다. 세상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로, 기후변화나 극심한 불평등 등 시대적 난제를 해결하는 데 자신의 재능과 커리어를 바치겠다는 열망이다.저자는 현대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낭비 중 하나는 ‘재능’이라고 지적한다. 똑똑하고 능력 있는 인재들이 금융 상품을 설계하거나 광고 클릭 수를...

    2026.06.11 21:03

  • [책과 삶]일본 소도시에 벌인 ‘별난 일’, 어떻게 지역을 살렸나
    일본 소도시에 벌인 ‘별난 일’, 어떻게 지역을 살렸나

    2023년 4월, 일본 도쿠시마현에 있는 소도시 가미야마에 새로운 학교가 문을 열었다. 마루고토고등전문학교는 ‘디자인 엔지니어링학과’ 단과 학교로 정규 수업은 물론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등 정보공학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일본의 고등전문학교는 고등학교와 전문대학이 통합된 5년제 학교다. 일본에서 20년 만에 개교되는 고등전문학교가 소멸 위기 지역이자 인구 5000명이 안 되는 가미야마에 생긴 것이다. 가미야마의 부흥은 갑작스럽지 않았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 비영리단체(NPO) 그린밸리는 1993년 원어민 보조교사 프로젝트, 외국인 예술가 레지던스 프로젝트 등 지역 재생 활동을 시작했다. 2000년 이후 인구 유출이 계속되자 이들은 장인들에게 오래된 민가를 빌려주며 정주 인구를 늘렸고, 광통신을 개통하며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위성사무소(교외 지역 등에 설치하는 업무공간)를 적극적으로 유치했다. 처음엔 ‘별난 일’ 한다 취급받았지만, 새로 유입되는 이들과 기존 주민...

    2026.06.11 21:03

  • [책과 삶]고전의 표지 그림이 말을 걸었다, 이야기가 시작됐다
    고전의 표지 그림이 말을 걸었다, 이야기가 시작됐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민음사를 독자들에게 각인시킨 대표적 기획 중 하나가 ‘세계문학전집’이다. 1998년 발간을 시작한 이 전집은 작품과 묘하게 맞물리는 명화 이미지를 얹은 표지 디자인으로도 사랑받았다.작가이자 번역가 최혜진의 에세이 <아무것도 간절하지 않은 날의 기술>은 바로 그 표지 그림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책이다. 작가가 중년이 된 어느 날부터, 아무것도 간절하지 않은 날들이 찾아왔다. 평생 호기심을 연료 삼아 달려왔는데 보고 싶은 것도, 쓰고 싶은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병원에서 링거를 맞는 심정으로 택한 것이 ‘고전’이었다. 인터넷 서점에서 전집 수백 권의 서지 정보를 읽다가 느낌이 오는 책들을 골라 ‘직관’의 끌림대로 읽어 내려갔다. “그렇게 남은 열두 권의 고전과 열두 점의 그림이 교차하는 자리 위에서 고해성사하듯” 쓴 글을 모은 책이다.“고전은 거대한 병실 같았다. 그 속의 인물들은 지혜를 훈수 두는 스승이 아니라 바...

    2026.06.11 21:03

  • [책과 삶]일회용 컵이 아닌 ‘사람’의 기록···비닐하우스 속 ‘속행’들의 이야기
    일회용 컵이 아닌 ‘사람’의 기록···비닐하우스 속 ‘속행’들의 이야기

    딸기 이론김숨 지음 | 민음사 | 344쪽 | 1만8000원“난 한 사람으로 왔어… 사람을 부른 게 아닌데 ‘사람이 왔다’고 재수 없어할지라도.”이것은 어떤 편지의 서두다. 쓰는 이는 미얀마인 여성 샤빼다. 한국의 한 딸기밭에서 일하며 비닐하우스에서 생활한다. 편지를 받는 이는 샤빼보다 먼저 딸기밭에서 일하고 있던 캄보디아 출신 여성 보파다. 딸기밭 마을 사람들은 두 사람을 “한 봉지 속에 든 일회용 젓가락이나 종이컵 취급”한다. 샤빼도 자신들이 그런 취급을 당하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살아낸다. 그리고 딸기와 딸기밭, 현재의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것들을 통해 삶이 무엇인지 이해해 보려 한다. 편지는 그 기록이다.<딸기 이론>은 소설가 김숨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작가는 그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비롯해 강제이주 고려인, 장애인, 조선소 노동자 등 사회의 소외된 자리에 위치한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문학으로 조...

    2026.06.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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