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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과 삶]타이베이 홍등가 여성 12명의 삶…누가 이들에 돌 던지랴
    타이베이 홍등가 여성 12명의 삶…누가 이들에 돌 던지랴

    대만 타이베이 완화구는 타이베이 도심가 중 가장 먼저 번영한 곳이다. 청나라 시절부터 물자와 사람이 모였던 이곳에는 유곽과 같은 유흥가도 함께 자리 잡았다. 타이베이 신도심이 등장한 1950년대부터는 완화구는 일자리에서 밀려난 이들과 갈 곳 없는 홍등가 여성들의 터전이 되었다. 차와 술을 마시며 남성의 시중을 드는 유흥업소 ‘차실’은 완화구의 유흥가를 상징하는 곳이다.<차실 여인의 마음>은 홍등가 여성 12명과 활동가 3명의 삶을 기록한 책이다. 차실 여성 네 명, 차실 청소부와 무희, 성판매 여성 여섯 명이 스스로 말하는 삶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들이 어떤 집에서 태어나 어떤 삶을 살고 어떤 관계와 노동을 지나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개인의 선택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삶의 기구함을 보여준다. 이어지는 활동가의 이야기에서는 기독교인들이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법은 무엇인지,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 얼마나 긴 시간이 필요한지를 볼 수 있다....

    2026.06.25 21:00

  • [책과 삶]내 장애를 유발한 오염된 물에 ‘연대감’···“환경파괴는 장애화의 이야기”
    내 장애를 유발한 오염된 물에 ‘연대감’···“환경파괴는 장애화의 이야기”

    상처를 끄는 존재들수나우라 테일러 지음 | 송은주 옮김 오월의봄 | 500쪽 | 2만9000원오염된 환경으로 인해 심각한 병을 얻은 사람들이나 바다에 흘러든 플라스틱 쓰레기를 입에 물고 죽어간 물고기를 보고 우리는 종종 분노를 넘어 죄책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자신이 누리는 일상의 편리함이 다른 존재에게 끼친 해로움을 감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연루감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저자는 자신의 장애를 유발했을지도 모르는 오염된 물에도 연민 혹은 동질감을 느낀다. 무기체들 역시 환경 오염에 의해 영향받은 존재라는 점에서 오염된 물에 대한 그의 감정은 두려움도, 불안도, 분노도 아닌 “연대감”이다. 그리고 생태계 파괴로 인간을 넘어 모든 생물체가 상처 입은 현대를 ‘장애의 시대’(Age of Disability) 혹은 ‘장애세’(Disablocene)라고 명명한다.<상처를 끄는 존재들>의 원제는 ‘Disabled Ecologies(장애 생태)’로 좀 더 직...

    2026.06.19 14:00

  • [책과 삶]‘읽씹’이 이토록 쓰라린 이유···진짜로 뇌가 아프다
    ‘읽씹’이 이토록 쓰라린 이유···진짜로 뇌가 아프다

    거절불안박한선 지음 | 김영사 | 424쪽| 2만2000원 최근 진통제 ‘타이레놀’이 심리적 고통을 경감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원리는 인간이 심리적 고통을 느끼는 뇌의 부위와 팔꿈치를 부딪히거나 발을 찧었을 때 물리적 고통을 느끼는 뇌의 부위가 같은 데 있다. 뇌는 심리적 고통과 물리적 부상을 유사하게 느낀다. ‘마음이 아프다’는 말을 할 때면 뇌는 실제로 고통을 느끼고 있다.메신저에 숫자 1이 사라졌는데 답장이 없을 때, 열심히 준비한 프로젝트에 관심이 없어 보일 때, 동료들이 나를 빼고 친한 것 같을 때 사람은 불안감을 느낀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이 기억이 상처나 트라우마로 남기도 한다. <거절불안>은 사소한 거절에서 받는 고통을 ‘거절불안’이라고 명명하고 원인과 해결법 등을 고찰한다. 저자인 박한선 서울대학교 교수는 진화인류학자이자 정신과 전문의로서 흥미로운 실험 결과에 일상의 순간을 더해 재치 있게 심리학적 분석을 ...

    2026.06.19 11:00

  • [책과 삶]CCTV도 목격자도 없다···남은 건 진술뿐, 진실은 어떻게 밝혀질까
    CCTV도 목격자도 없다···남은 건 진술뿐, 진실은 어떻게 밝혀질까

    인터뷰 룸최규환 지음 | 돌베개 | 280쪽 | 1만8500원20대 초반 남녀가 식당에서 식사하고 술을 마신 뒤 성관계를 맺었다. 여성은 스스로 옷을 벗었고 가지고 있던 콘돔을 남성에게 건넸다. 여성은 관계 후 사진 촬영에도 응했다. 이 사실에 대해 여성과 남성은 동의한다.여성은 다음날 경찰서를 찾아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폐쇄회로(CC)TV나 목격자는 없다. 이 여성은 성폭행 피해자일 수 있을까.<인터뷰 룸>의 저자 최규환은 20년 차 프로파일러다. 그동안 1000명 이상의 피해자와 범죄자를 인터뷰하며 진술분석을 해왔다. 진술분석이란 심리학적·언어학적 원리로 진술이 진실한지 여부를 분석하는 과학적 기법이다.프로파일러에 대한 세간의 이미지란 행동 패턴이나 심리를 분석해 사이코패스 살인범을 추적하는 것이었다. 2010년대 이후엔 디지털 포렌식의 발전, CCTV 등 기술 고도화로 이러한 역할이 줄어들었다. 프로파일러에게...

    2026.06.19 06:00

  • 박쥐가 의리 지키고, ‘옹알이’하고, 방언도 배운다고?

    우리는 오랫동안 체스를 두는 침팬지나 그림을 그리는 코끼리처럼 인간을 닮은 동물에서만 천재성을 찾아왔다. 하지만 인간이 미처 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인류가 도달하지 못한 감각의 영역에서 탁월한 성취를 이룬 존재가 있다. 바로 박쥐다. 신간 <천재 박쥐>는 어둠 속에서 진화한 이 다재다능한 생명체의 비밀을 밝히는 과학 논픽션이다.박쥐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 요시 요벨 교수는 20년 넘게 밀림과 사막을 누비며 박쥐의 진짜 얼굴을 추적해왔다. 저자가 안내하는 세계는 놀라움으로 가득하다. 박쥐는 뛰어난 ‘반향정위’ 능력으로 0.1㎜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감지한다. 사냥에 실패한 동료에게 기꺼이 피를 나누어주며 의리를 발휘하고, 인간의 아기처럼 ‘옹알이’를 거쳐 집단 고유의 방언을 학습하는 고도의 사회적 능력을 지니고 있다.책은 우리의 통념을 깨는 진화의 수수께끼도 함께 들려준다. 유전자 분석 결과 박쥐는 ‘날아다니는 쥐’가 아니라 오히려 소나 개에 더 가깝다...

    2026.06.18 20:38

  • [책과 삶]동독, 가장 철저했던 감시국가의 초상
    동독, 가장 철저했던 감시국가의 초상

    권위주의 국가의 여러 정보기관 중에서도 동독 국가안전부(슈타지)는 규모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동독 국민 1700만명을 감시하기 위해 슈타지는 요원 9만7000명과 정보원 17만3000명을 뒀다. 국민 63명 중 1명꼴로 요원·정보원이 있었으니, 시민 2000명당 1명씩 게슈타포(비밀경찰) 요원을 둔 나치 독일보다 컸다.숫자만 봐도 느껴지는 슈타지의 집요함과 악랄함은, 슈타지에서 일했던 이들과 감시 대상들의 이야기를 통해 생생하게 전해진다. 율리아는 열여섯 살 때인 1982년부터 이탈리아인 남자친구를 만났다는 이유만으로 감시 대상이 됐다. 이후 대학 입학시험부터 취업에 번번이 낙방한다. 슈타지는 율리아의 앞에 연인과 주고받은 편지 사본을 보여주고는 그를 정보원으로 포섭하려 한다.슈타지 출신 하겐 코흐는 친구 결혼식 축하용 소책자 12부를 만든 뒤 ‘음란물 제작 및 복제 혐의’로 체포됐다. 소책자에는 음란한 내용이 없었지만, 체포 당일 코흐가 슈타지에 낸 사...

    2026.06.18 20:38

  • [책과 삶]우리 안의 신을 이해하려 ‘실험’하다
    우리 안의 신을 이해하려 ‘실험’하다

    산타클로스는 누가 나쁜 아이고 착한 아이였는지 알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당신의 답은 어떤가. 무의식적으로 ‘그렇다’고 답하게 되지 않을까. 한 가지 더. 산타는 당신이 어젯밤에 물을 몇잔 마셨는지 알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선뜻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교리적 정통성, 합리성을 따질 필요도 없다. 당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러하기 때문이다.초자연적 존재, 혹은 절대적 신은 사람들에 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그 지식은 도덕과 관련된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미국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도, 시베리아 남부 평원 지대에 살면서 애니미즘적 토착 종교를 숭배하는 사람들도 신에 대한 생각은 닮아 있다. 지리적 공간과 종교 형태를 불문하고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신을 감시자로 여기는 경향이 드러났다. 신에 대해 보상하는 존재라기보다는 징벌하는 존재로 생각한다는 것이다.신은 무엇을 알고 있을까. 누구나 죽음 앞에서 신을 찾을까. 이 같은 질문과 답...

    2026.06.18 20:38

  • [책과 삶]협력의 산물 ‘도덕’은 어떻게 편 가르기의 기준이 됐나
    협력의 산물 ‘도덕’은 어떻게 편 가르기의 기준이 됐나

    극단주의와 사회 불평등, 차별과 혐오가 일상이 된 시대다. 보수와 진보의 대립은 화해할 수 없어 보인다. 보편적 가치가 사라진 것 같은 세상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윤리학을 연구하는 하노 자우어 위트레흐트대 교수가 쓴 <선악의 발명>은 이 같은 질문에 답하기 위해 도덕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공존의 가능성을 찾으려면 도덕이 어떻게 생겨났고, 어떤 방식으로 인간 사회를 조직해왔는지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책은 인간의 도덕성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탐구하는 ‘도덕의 빅 히스토리’다. 500만년 전 협력의 이점을 발견한 인류의 먼 조상부터 불평등의 출현, 근대적 도덕 관념의 형성, 최근의 양극화와 극단주의까지 인류사의 중대한 도덕적 변화를 설명한다. 책에 따르면 도덕은 본질적으로 협력의 산물이다.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타인과 협력해야 했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규범과 처벌, 신뢰의 장치를 발전시켰다. 하지만 도덕은 가까운 사람들과 결속...

    2026.06.18 20:38

  • [책과 삶]90세에 만든 대표작···‘무해한 할머니’ 말고 ‘끝까지 강하고 자유로운 나’
    90세에 만든 대표작···‘무해한 할머니’ 말고 ‘끝까지 강하고 자유로운 나’

    피날레수전 구바 지음 |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592쪽 | 3만3000원1911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활동한 조각가이자 화가인 루이스 부르주아는 대형 청동 거미 조각 ‘마망’(Maman)으로 국내에도 알려져 있다. 프랑스어로 엄마를 뜻하는 ‘마망’은 거대한 거미를 통해 여성의 강인한 모성과 연약함을 동시에 드러낸다. 1999년, 그의 나이 아흔을 바라보는 때에 제작한 작품이다. 같은 해 그는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1982년 뉴욕 근대미술관에서 일흔을 넘겨 회고전을 할 때만 해도 그가 80~90대에 작가로서 황금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생각한 이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 그때 부르주아는 “미술계가 사랑하는 짖궂은 할머니”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날의 회고전은 피날레가 아니라 서곡이 된다.그는 일생을 통해 아버지의 외도 등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서 영감받은 작품을 선보여왔는데, 70대에는 이것이 분노와 같은 메시...

    2026.06.12 14:00

  • [책과 삶] 마침내 모두가 대머리인 세상···머리카락이 부끄러워졌다
    마침내 모두가 대머리인 세상···머리카락이 부끄러워졌다

    돋아나다다카세 준코 지음 | 박우주 옮김 문학동네 | 176쪽 | 1만5000원 미용실에서 우리는 ‘머리를 자른다’고 말하곤 한다. 머리는 머리고, 그 위에 돋아나 다듬어야 하는 것은 ‘머리카락’일진대. 그것이 머리에 잘 매달려 있는 상태를 너무 당연히 여긴 나머지, 우리는 굳이 ‘머리카락을 자른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 당연한 것이 사라진다면 어떨까. <돋아나다>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성인들의 머리카락이 하나둘, 몽땅 빠져버리는 세상을 그린다. 갑자기 민머리가 된 사람들은 충격에 빠진다. 하지만 남몰래 해방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탈모나 옅은 체모로 놀림을 받아왔던 이들은 생각한다. ‘마침내’ 모두가 대머리인 세상이 왔다고.2022년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기를>로 최고 권위의 일본 순수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작가의 신작이다. 남편이 갑자기 샤워 중단을 선언하며 곤경에 처한 가정을 그린 이야기 <샤워&g...

    2026.06.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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