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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과 삶]K팝 팬이자 시민을 광장에 나서게 한 마음 ‘사랑’
    K팝 팬이자 시민을 광장에 나서게 한 마음 ‘사랑’

    12·3 불법계엄 이후 광장은 K팝 응원봉으로 빛났다. 2030 여성 청년들은 자신이 가진 것 중 가장 빛나는 것을 들고 광장에 나섰다. 자유를 빼앗길 뻔했다는 불안을,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용감히 밀어낸 것이다. 세 저자는 모두 오랜 K팝 팬이다. 희주는 올해 젊은작가상과 이효석문학상 대상을 받은 작가다. 일석은 K팝 관련 뉴스레터의 발행자, 구구는 시민단체 활동가다. 하지만 무명의 시민으로 나선 광장에서 이런 직업적 정체성은 중요치 않다. 이들은 철저히 ‘응원봉 시민’ 당사자의 시선에서 다른 응원봉 시민 6명과 대화를 나눈다. 인터뷰이들은 가수 NCT, 르세라핌, 샤이니, 다크비, 더보이즈, 아이유의 팬이다.“해찬아,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줄게.” 한 NCT 팬이 윤석열 퇴진 집회 사진과 함께 엑스에 올린 화제의 문장이다. 광장의 ‘밈’이 되어 패러디 깃발이 많았던 이 문구처럼, ‘최애’의 얼굴을 떠올리며 광장에 나선 이도 있다. 한편 K팝 곡이 흘러...

    2025.12.04 20:18

  • [책과 삶]‘고전’으로 대화 청하는 이런 아빠라니
    ‘고전’으로 대화 청하는 이런 아빠라니

    고전의 뜻을 묻는 질문에 농반진반으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모두 알지만 아무도 읽지 않는 책. 고전의 ‘웃픈’ 현실은 각 가정에서 더 명료해진다. 부모는 제대로 읽은 적 없으면서 자녀에게는 읽을 것을 강요하는 책.이 책은 고전으로 꼽히는 세계 문학을 쉽게 해설하고 안내하는 책이다. 음악평론가이자 번역가인 아빠가 십대인 딸에게 편지로 들려주는 고전 이야기다. 이제껏 고전을 다룬 비슷한 형식의 책들은 종종 나왔다. 그런데 이 책이 달리 느껴지는 것은 행간마다 스며 있는 아빠와 딸의 실체적이고 돈독한 관계 때문이다. 그저 좋은, 모호한 어른의 이야기가 아니라 구체적인 딸과의 추억, 부녀가 함께 나누었던 에피소드 속에서 딸을 존중하고 취향을 물으며 자신의 의견도 드러내는 대화방식이 눈에 띈다. 아빠 입장에선 내보이기 싫을 법한 상처와 약점도 책 속의 주인공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두 부녀가 평소 얼마나 많은 대화를 나누었을지 느껴져 무척이나 부럽다.독서가...

    2025.12.04 20:16

  • [책과 삶]현실과 꿈 사이 표류하는 사랑…욘 포세 3부작 첫 이야기
    현실과 꿈 사이 표류하는 사랑…욘 포세 3부작 첫 이야기

    “하지만 거기, 부두 위, 내게서 겨우 몇 미터 떨어진 곳, 바로 거기에, 나는 그제야 분명히 보았다, 걸음을 멈추고 나를 향해 서 있는 엘리네가, 환영인지 아닌지, 유령인지 아닌지는 몰랐지만, …”너무 깊은 그리움은 때때로 현실과 꿈의 경계를 지운다. 젊은 시절 짝사랑했던 여인의 이름을 붙인 나무배를 타고 언젠가 만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희망을 품은 채 바닷가 마을을 오가던 한 남자가 마침내 자신을 부르는 그녀, 엘리네를 만난 순간도 그렇다. 하지만 엘리네는 이미 결혼한 사람. 남자는 기쁨과 불안, 고민에 휩싸인다.2023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의 신작 <바임>은 외딴 바닷가 마을에 홀로 사는 두 남자, ‘야트게이르’와 ‘프랑크’가 강한 의지를 가진 여인 ‘엘리네’를 만나 운명의 종착지로 삶의 배를 몰아가는 이야기다.작가는 현실과 꿈의 경계를 흔드는 문체로 독특한 사랑과 운명의 변주를 그려낸다. 세 사람의 서사가...

    2025.12.04 20:15

  • [책과 삶]망각을 강요하는 국가에 기억으로 저항하다
    망각을 강요하는 국가에 기억으로 저항하다

    “넌, 한 권의 책이야. 진짜 책. 우리가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을 이야기하는 책. 무지한 자들만 모르는 알파벳이야.”엄마는 딸 오브에게 이렇게 말한다. 알제리 내전의 끝자락인 1999년 12월부터 2000년 1월 사이 벌어진 하드 셰칼라 대학살에서, 다섯 살이던 오브는 이슬람 무장단체의 습격을 받아 가족을 잃고 자신 또한 목이 그어지는 비극을 겪는다. 살아남았지만 후두와 성대가 손상돼 목에 삽입한 튜브로 호흡하며 생활한다. 평소엔 스카프로 가리고 다니는 목의 상처를 오브는 자신의 ‘미소’ 혹은 ‘살인자가 내게 남긴 길쭉한 캘리그래피 서명’이라 부른다. 폭력의 역사를 몸에 담은 오브는 그렇게 비극의 현대사를 증명할 증거로 존재한다.소설은 이제 스물여섯 살이 된 오브 그리고 그가 뱃속에 품고 있는 아이 ‘후리’를 주요 인물로 한다. 배경은 2018년의 알제리 오랑시다. 1부 ‘목소리’, 2부 ‘미궁’, 3부 ‘칼’, 총 세 부분으로 구성된 소설은 오...

    2025.12.04 20:14

  • [책과 삶]망가진 지구, 동물 살려야 우리도 산다
    망가진 지구, 동물 살려야 우리도 산다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더 바라는 걸까? 코뿔소, 강돌고래, 돼지발가락담치, 나그네비둘기 같은 생명체가 만들어지기까지 거의 40억년이 걸렸지만 사라지는 데는 채 몇십 년도 걸리지 않았다. … 지금 이 순간, 생명체들과의 관계를 돌아보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 있을까? 동물이야말로 핵심이다. 다양성과 풍요로움, 바로 여기에 동물 세계의 강점이 있다. 우리를 구원할 존재들은 이미 주변에 있다.”사람과 동물의 관계는 4만년 동안 지속됐지만, 최근 200년간 급격한 기술 발달로 인해 모든 생물권의 운명이 인간종의 손에 놓이게 됐다. <야생의 존재>는 ‘망가진 행성에서 우리의 집을 다시 그리기 위해’ 인간과 동물 사이의 관계를 추적하는 책이다. 가장 작은 미생물부터 가장 거대한 생명체까지, 역사·문화·과학 그리고 수많은 실화를 통해 유대의 궤적을 되짚는다.책은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문제가 매우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쓰였다. 지금 우리가...

    2025.12.04 20:12

  • [책과 삶]혁신적 발견의 걸림돌 ‘천재 과학자’라는 신화
    혁신적 발견의 걸림돌 ‘천재 과학자’라는 신화

    대개 과학은 소수의 천재 과학자가 인류의 진보를 이끄는 분야로 여겨진다. 그러나 과학적 발견이 천재 몇명의 노력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천재’의 그림자에 수많은 과학자와 보조인력들의 노력이 가려졌다. 이 책은 ‘천재 과학자’는 일종의 신화이며 과학자들의 대다수는 과학을 직업으로 갖게 된 사람이라고 말한다. ‘천재 프레임’은 과학계의 엘리트주의를 부채질했다고 지적한다.특히 저자는 ‘능력 있고 천재적인 소수를 지원하자’는 신자유주의적 모토가 과학발전을 저해하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노벨상’을 정점에 둔 과학계는 상위 10%의 연구자가 연구비의 절반 이상을 가져간다. 저명한 과학자의 연구실은 비대해졌고, 연구실 안에는 자신의 연구가 채택되지 못한 ‘보통의 과학자들’이 채워진다. 특정 연구실에 예산이 몰리면 그렇지 못한 연구실에 속한 다수의 연구자는 연구를 통해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할 기회를 박탈당한다. 그렇다고 비대한 연구실에서 이렇다 할 과학적 성과를...

    2025.12.04 20:02

  • [책과 삶]AI엔 없고 인간에겐 있다…발견의 희열·경이
    AI엔 없고 인간에겐 있다…발견의 희열·경이

    인공지능의 출현과 함께 인문학자들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인간만이 고도의 지능을 독점하는 게 아니라면, 오히려 지능의 총량이나 효율성에서 인간이 인공지능보다 열등해질 수 있다면, 인간 존재의 고유성을 어디서 찾아야 하느냐는 근원적 질문이 제기되기 때문이다.서양고전학자이자 서울대 인공지능 디지털인문학센터장인 이은수 교수(철학과)는 <인간지능의 역사>에서 수천년 인류의 지성사를 ‘발견’ ‘수집’ ‘읽기와 쓰기’ ‘소통’ 등 네 가지 키워드로 재조명한 뒤, 각각의 영역에서 인공지능과 구분되는 인간지능의 고유성은 무엇인지를 탐구한다. 저자는 인간지능의 의미를 역사적 맥락에서 살피는 인문학적 작업이야말로 “인간과 인공지능 기술이 공존하는 미래”를 찾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믿는다.‘발견’은 인간지능의 출발점이다. 고대 그리스의 아르키메데스는 부력의 원리를 발견했고, 유클리드는 기하학의 원리를 발견했다. 페르시아의 알콰리즈미는 대수학의 원리를 발견했고, ...

    2025.12.04 19:59

  • [책과 삶]화학원소는 어떻게 차별의 도구가 됐나
    화학원소는 어떻게 차별의 도구가 됐나

    깨진 온도계에서 나온 은빛 액체가 책상 위를 또르르 굴렀다. 마법에 홀린 듯 손을 뻗는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외쳤다. “만지지 마!” 이 물질은 ‘퀵 실버’라는 별명의 수은(水銀). 원소기호 Hg 또한 물(hydor)과 은(argyros)을 붙인 라틴어 hydragyrum에서 왔다. 연금술사들이 붉은색 황화수은 광석을 태워 얻던 수은은 참 쓸모가 많았다. 밀도와 표면장력이 높아 압력 측정에 편했고, 형광물질을 바른 유리에 증기 형태로 넣으면(형광등) 세상이 밝아졌다.1987년 12월 서산에서 상경한 15세 문송면군은 압력계·온도계 공장에 취직했다. 1월부터 불면과 두통에 시달렸건만, 3월 중순에야 수은중독 진단을 받았다. 회사는 산재 신청서 날인을 거부했고, 노동부는 산재보험 미지정 의료기관 진단 등을 이유로 산재 신청을 반려했다. 스위치만 켜면 세상을 밝히던 퀵 실버는 빠르게 소년의 생명을 꺼뜨렸다.우리 몸에 8번째로 많은 원소 황(S)은 인류 첫 항...

    2025.11.28 10:46

  • [책과 삶]일제 치하 두 여인의 달콤씁쓸한 타이완 맛 기행
    일제 치하 두 여인의 달콤씁쓸한 타이완 맛 기행

    “샤오첸의 젓가락이 큰 접시로 향했다. 첫 번째 완자부터 시작해 투명한 완자, 고기 피 완자, 양념에 재운 완자, 아삭한 완자, 토란 완자 순서로 먹었다. (중략) 탕을 마시고 무절임을 먹었다. 그런 뒤 같은 순서로 네 번째, 다섯 번째, 여섯 번째……. (중략) 나는 벌떡 일어나 큰 소리로 거침없이 내뱉었다. ‘우리 함께 타이완을 구석구석 돌면서 미식을 즐겨요!’”<1938 타이완 여행기>는 타이완 미식 체험을 하는 여행기 형식의 소설이다. 이야기의 얼개는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1938년 식민지 타이완에서 1년을 보내게 된 일본 여성 작가 아오야마 치즈코가 통역을 맡은 타이완 여성 왕첸허(샤오첸)의 도움으로 타이완 곳곳을 여행하며 갖가지 풍경과 음식을 경험하는 내용이다. ‘군침 도는’ 문장이 술술 읽힌다. 하지만 식민주의, 젠더, 정체성, 역사의 해석 등 이야기의 겹을 층층이 쌓아 올린 깊이가 결코 간단치 않다.소설은 길거리 간식부터 각 지역의 토...

    2025.11.27 20:15

  • [책과 삶]‘감시 사회’ 중국…부글부글 끓는 민심 들춰보기
    ‘감시 사회’ 중국…부글부글 끓는 민심 들춰보기

    책 <저항의 수다>는 중국의 통제와 감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인상을 준다. 책에 등장하는 어느 교수는 최소한 중국 인구의 1%가 상시적으로 주변을 감시하고 윗선에 보고하는 행위를 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공산당과 행정기관에 소속된 공식 감시자는 물론 그들에게 포섭된 ‘스파이’가 일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오늘날 중국 본토에 사는 사람은 시국이나 최고 권력자 시진핑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마음 놓고 피력하지 못한다.이 책에 등장하는 화자들은 그 원인을 반대 의견을 억압하는 시진핑 체제의 특성에서 찾는다. 일상적인 감시 시스템은 마오쩌둥 시대보다 억압적이고, 시진핑 체제 출범과 코로나19 봉쇄 조치 이후 강화됐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이 책은 시진핑의 중국을 비판하는 목소리만 담긴 했지만 그 불만과 비판은 하나의 징후로 읽힐 정도로 심상찮다.2022년 우루무치 아파트 화재 참사의 추모제에서 누군가 “공산당 물러가라”라는 구호를...

    2025.11.2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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