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아이히만에 속은 아렌트···‘평범한 악’은 없다](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5/02/28/news-p.v1.20250227.4fb2aeb5c3e24b1fbe4a889208525674_P1.jpg)
<예루살렘 이전의 아이히만>은 독일 철학자 베티나 슈탕네트가 2011년 출간한 책의 한국어 번역판이다. 해나 아렌트의 저 유명한 ‘악의 평범성’ 개념이 왜 잘못된 것인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아렌트는 1963년 출간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에서 나치의 유대인 정책을 관할했던 아돌프 아이히만에 대해 다음과 같이 썼다. “그의 경우에는 유대인에 대한 광적인 증오심을 갖거나 광신적인 반유대주의 혹은 그와 같은 종류의 것을 주입받지 않았다. (중략) 이 문제를 흔한 말로 표현하자면, 그는 그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결코 깨닫지 못했을 따름이었다.”(<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한길사) 아이히만이 반유대주의에 물든 악마가 아니라 ‘아무런 생각 없이’ 상부의 명령을 수동적으로 집행한 소심한 관료였다고 본 것이다.저자는 아이히만이 1950년대 아르헨티나에서 망명 중일 때 남긴 기록과 대화록과 ...
2025.02.28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