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 심사평] ‘상실’에서 ‘윤리’로…천선란 SF의 ‘다종적’ 얽힘 유려하게 짚어내](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4/01/01/l_2024010201000001700003111.jpg)
좋은 비평이 갖추어야 할 덕목은 사유, 정동, 대화술이라 생각한다. 비평이 동시대의 문제를 사유할 수 있는 개념을 제공할 수 있는가? 시대-작가-텍스트를 순환하는 정동을 되살려낼 수 있는가? 그리고 때로는 작품과, 때로는 작가와, 때로는 독자와 대화적 관계에 들어갈 수 있는가? 이 세 가지 질문을 옆에 두고 16편의 응모작을 읽었다.“폐기되는 젊음과 인간-물질의 사유법―서이제론”이 주목하는 청년 세대의 정동, “점, 선, 그리고 면으로 그려낸 ‘1947년 9월 16일의 부산’―김숨의 잃어버린 사람을 중심으로”가 보여준 시공간적 건축술, “공거하는 세계와 유동하는 ‘우리’―이소연론”이 소개하는 정치적 기호학, “되도록이면 나무 곁에 내려앉자―최진영론”에서 포착한 공유지의 감각, “차라리 세계는 기억―이소호의 캣콜링과 김혜순의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를 중심으로”가 제시하는 모계 시론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다만 소화되지 않은 개념들, 열려 있지 않은 해석들, 텍스...
2024.01.01 2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