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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옆 식물원
  • [미술관 옆 식물원]뿌리를 끊고 이동하는 회전초···넘어지는 존재들의 ‘슬픔의 공동체’
    뿌리를 끊고 이동하는 회전초···넘어지는 존재들의 ‘슬픔의 공동체’

    미술관에는 수많은 식물들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미술관에서 만난 식물들에게 한 발짝 다가가 자세히 들여다보는 ‘미술관 옆 식물원’ 코너입니다. 그림 속 식물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는 것도 미술을 즐기는 또다른 기쁨이 될 것입니다. 인간보다 훨씬 오래 전 지구에서 살기 시작한 식물에겐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있으니까요.바람이 불면 거칠고 둥근 몸을 굴려 이동하는 회전초.발이 없는 식물이라지만, 회전초는 가지를 바싹 말려 뿌리로부터 몸을 끊어내 바람을 타고 이동한다. 생명의 기운이라곤 없어 보이는 마른 가지에 씨앗을 가득 품고, 굴러가며 씨앗을 퍼뜨린다. 미국 서부영화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회전초는 미국과 호주의 사막 같은 건조한 지역에서 사는 한해살이 식물이다.최찬숙 작가는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에서 처음 회전초를 보았다.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이자, 세계 구리의 3분의 1이 매장된 이곳에서 광산 개발을 둘러싼 갈등을 통해 토...

    2024.11.03 14:39

  • [미술관 옆 식물원] ‘여성 조경기술사 1호’에서 ‘조경계 노벨상’까지···정영선 반세기 작업 한눈에
    ‘여성 조경기술사 1호’에서 ‘조경계 노벨상’까지···정영선 반세기 작업 한눈에

    미술관에는 수많은 식물들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미술관에서 만난 식물들에게 한 발짝 다가가 자세히 들여다보는 ‘미술관 옆 식물원’ 코너입니다. 그림 속 식물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는 것도 미술을 즐기는 또다른 기쁨이 될 것입니다. 인간보다 훨씬 오래 전 지구에서 살기 시작한 식물에겐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있으니까요.지난 4월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전시마당엔 갓 심어진 나무와 풀들이 아직 어색한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낮은 키의 바람꽃이 하얀 꽃을 피워내고 있었고, 미선나무 꽃은 질 때를 맞아 시들어가고 있었다. 정원 곳곳에 자리잡은 고사리들은 새순을 둥글게 말고 줄기를 뻗어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오늘은 아주 기초 단계에요. 갈수록 좋아질 겁니다. 계속해서 풍경이 바뀔 거예요.”조경가 정영선(83)의 말처럼, 두달 반이 지난 후 정원의 풍경은 달라져 있었다. 고사리는 풍성하게 몸집을 키워 바람결에 연두빛 잎들을 흔들어댔다. 때이른...

    2024.06.20 17:38

  • [미술관 옆 식물원] 근육과 숨결, 향···나무와 내가 하나되는 순간 톱을 들었다
    근육과 숨결, 향···나무와 내가 하나되는 순간 톱을 들었다

    미술관에는 수많은 식물들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미술관에서 만난 식물들에게 한 발짝 다가가 자세히 들여다보는 ‘미술관 옆 식물원’ 코너입니다. 그림 속 식물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는 것도 미술을 즐기는 또다른 기쁨이 될 것입니다. 인간보다 훨씬 오래 전 지구에서 살기 시작한 식물에겐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있으니까요.거친 통나무가 쌓여있는 작업실, 작업복 차림에 선글라스를 낀 백발의 노인이 굉음이 진동하는 전기톱을 들고 익숙한 솜씨로 나무를 가르기 시작한다. 굵고 단단한 나무가 톱밥을 토해내면서 뽀얗고 부드러운 속살이 드러난다. ‘톱질’은 조각가 김윤신(89)이 40년 동안 쉼 없이 해 온 작업이다.김윤신은 ‘나무의 조각가’다. 상명여대 미대 교수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포기하고 낯선 땅 아르헨티나에 40년 동안 ‘멈춘’ 것도 나무 때문이었다. 조카가 있던 아르헨티나에 방문했다 드넓은 자연, 굵고 큰 나무에 매료됐다.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 하늘을 향해...

    2024.04.01 14:56

  • [미술관 옆 식물원] 스마트팜 속 키워지는 죽은 나무···주류·정상 지향하는 기술 꼬집다
    스마트팜 속 키워지는 죽은 나무···주류·정상 지향하는 기술 꼬집다

    미술관에는 수많은 식물들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미술관에서 만난 식물들에게 한 발짝 다가가 자세히 들여다보는 ‘미술관 옆 식물원’ 코너입니다. 그림 속 식물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는 것도 미술을 즐기는 또다른 기쁨이 될 것입니다. 인간보다 훨씬 오래 전 지구에서 살기 시작한 식물에겐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있으니까요.키가 15층 아파트 높이에 달하던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갑자기 사라졌다. 사방이 아파트로 둘러싸인 우리집 창문의 눈높이에서 보이던 유일한 ‘자연’의 풍광이었던 나무였다. 여름이면 초록빛으로, 가을이면 주황빛으로 물든 잎이 계절의 변화를 일깨워줬다. 나무는 ‘적합한’ 절차를 거쳐 잘려나갔다. 뿌리가 땅 속 깊이 뻗어 배수관을 건드릴 수 있다는 이유로 관리사무소에서 주민투표를 거쳐 베어내기로 한 것이다. 겨울휴가를 다녀오자 나무가 있던 자리엔 커다란 나무둥치와 톱밥만이 남았다.서울 강남에 위치한 미술관 송은에서 열리고 있는 ‘제23회 송은미술대상전...

    2024.01.31 15:29

  • [미술관 옆 식물원] ‘퀴어 문화유산’된 게발선인장···척박한 한국에서 꽃 피울까
    ‘퀴어 문화유산’된 게발선인장···척박한 한국에서 꽃 피울까

    화가들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아왔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풍경을 화폭에 담으려 했던 인상주의 화가들은 어떤가요. 모네의 수련, 고흐의 해바라기, 아몬드 나무…. 현대미술도 예외는 아닙니다. 정연두 작가는 백년초 선인장에서 100년전 멕시코로 이주한 한인들의 역사를 떠올려 멕시코의 에네켄 농장 등을 방문해 ‘백년 여행기’를 만들었고, 여든이 훌쩍 넘은 데이비드 호크니는 봄이 되어 솟아오르는 자연 풍경을 아이패드로 생동감 있게 담아냅니다.미술관에는 작가의 수만큼 많은 식물들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미술관에서 만난 식물들에게 한 발짝 다가가 자세히 들여다보는 ‘미술관 옆 식물원’ 연재를 시작합니다. 그림 속 식물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는 것도 미술을 즐기는 또다른 기쁨이 될 것입니다. 인간보다 훨씬 오래 전 지구에서 살기 시작한 식물에겐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있으니까요.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3전시실 입구에서 ...

    2024.01.2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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